목록우쿱 (190)
woo, ah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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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같이 들으시면서 읽어주세요 [지훈승철/우쿱] 피아노 치는 남자 w. 안다미로 너는 피아노를 쳤다. 다 큰 성인치고 조금 작은 몸으로 팔을 뻗어 한아름 안을 수 있을까 싶은 먹색 그랜드 피아노 네모난 의자에 앉아 무겁게 피아노 건반을 눌렀다. 작은 덩치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건반을 무겁게 누르며 넓은 홀을 사로잡아 좌우로 마구 흔들었다. 잡히는 대로 흔들려 옴짝달싹 못하지만 또 너는 놀란 몸을 따사로이 안아주는 부드러운 다정함이 있다. 맛있는 음식이다. 살랑거리는 깃털이다. 따듯한 햇빛이다. 먹먹한 목탄색이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모든 감각을 앗아간다. 눈 깜빡이고 호흡을 할 시간조차 없다. 연주가 끝나야만 겨우 멈춘 숨을 뱉었고 뻑뻑한 눈을 씻었다. 너는 그렇게 너의 연주를 했다..
[지훈승철/우쿱] 무제 w.안다미로 익숙한 이름이 기구 정리하던 승철 귀에 들어왔을 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 씨는 대한민국 중에서 가장 흔한 성이고 지훈 이라는 이름도 드문 이름이 아니니까 흔한 거끼리 붙어서 내가 아는 이지훈과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겠지 했다. 최승철이란 이름도 작은 의원에 4명이나 있으니까. 그래서 젖은 손을 대충 털고 아무 생각 없이 기본기구와 차트를 챙기고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기함했다. “네가 여기 왜 있어?” 요란스럽게 구니까 환자고 직원들이고 다 저를 쳐다본다. 남들 눈에 신경 쓰는 편이지만 지금만큼은 내가 아는 이지훈이 체어에 왜 앉아있는지가 중요했다. 시끄러운 소리에 폰에서 고개를 든 지훈과 시선이 마주쳤다. 익숙한 뒤통수는 피곤에 젖은 익숙한 얼굴로 저를 반겼다.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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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승철/우쿱] 알오버스 w.안다미로 병원을 갔다. 201번 버스를 타고 익숙한 흰색 시멘트 건물 앞에 내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무르익은 과일들이 매혹한 향기를 내뿜으며 유혹하는 과일가게처럼 혹은 숨 막히는 자태로 현란한 빛깔을 빛내며 인사하는 꽃가게처럼 달큰한 향이 공기마다 달라붙어있었다.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면 향에 취해 쓰러질 것 같아서 승철은 손에 쥔 가죽가방 끈을 몇 번이나 고쳐 잡았다. “어디가 안 좋으신가요?” 십년 이상을 본 의사가 의아하다는 듯 승철을 쳐다보았다. 회색 동그란 안경테를 쓴 얼굴 위로 시린 형광등이 비추어 얼굴에 그림을 지게 했다. 눈가 아래로 진 반달 그림자 때문에 마른 의사의 얼굴은 어딘가 음습하게 보였다. 그래서 승철은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천천히 말하셔도 돼요...
[지훈승철/우쿱] 말하지 않아도 내 맘 알죠? w.안다미로 지훈인 그랬다. 보조개가 푹 파이고 볼살이 입꼬리에 밀려 올라가도록 웃으면 세상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보일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엽게 생겨서는 뱉는 말투는 칼에 베여 두 동강난 대나무처럼 단호했다. 자기 의견이 확실하고 호불호가 강하며 말랑말랑한 마시멜로우를 좋아할 것 같지만 곱창에 소주 좋아하는 취향도 확고했다.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였다. 그건 싫어. 아니야. 절대 안 돼. 징글징글하니 우글대는 남자들이 서로 아낀다며 끌어안고 하이파이브하는 사랑 넘치는 그룹에서 한 번 씩 멤버들이 형 좋다며 들이대도 싫으면 손도 안 대고 아니다 싶으면 주장은 절대 굽히지 않았다. 겉모습 완전 배신하는 제일 무뚝뚝하고 표현에 인색한 부산남자. 멤버들이 형이 얼굴만..
w. 안다미로 ………예로부터 바다에 사는, 머리는 사람이요 다리는 지느러미인 인어의 피를 마시면 불로불생한다는 전설이 있었다. 주름진 피부가 탱탱해지고 썩은내 나는 늙은 몸은 향기로운 젊은 몸으로 바뀌며 더러운 피는 깨끗해져 오랫동안 젊은 몸으로 살수 있다한다. 또한 인어의 꼬리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거부들이 수 조의 돈을 주어도 못 먹는다는 최상급의 요리재료로 세계 3대 요리를 가쭌히 뛰어넘는 미각을 선물한다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인어의 눈은 보석으로의 가치가 높다. 눈을 파내어 만든 장식품은……………… 「인어」 저서중. 오랜 세월동안 사냥당했던 인어. 백년전만 해도 온 바다에 인어가 가득하고 바닷가에 살면 매일 보는 게 바위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노래를 부르는 인어들이었는데 지금은 인어가 멸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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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승철/우쿱] 꽃(우쿱전력) 부제 : 나를 당신의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어요. w. agapi 꽃이 있었다. 몇 장 되지 않는 붉은 잎들이 노란 술을 보호하듯 중심으로 동그랗게 말려있어, 쨍한 아침햇살처럼 빨간 꽃은 어긋나게 놓인 책들로 어수선한 책상 위 한가운데 어울리지 않게 놓여있었다. 이 책상이 내 책상이 맞는 거지? 순간 확신이 들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오지 않은 선선한 아침 교실, 왼쪽 창가 6번째 맨 끝에 책들로 견고한 벽을 만들어 쌓아 올리고 읽지도 않은 책이 주둥이를 활짝 벌린 채 정신 사납게 있는 건 제 책상이 맞는데. 그럼 이 세계에서 온 외계 물건이 길을 잃고 내 책상 위에 불시착 한 게 아닐까? 18년 인생 꽃 한 번 받아 볼 일 없었던 평범하고 심심한 인생에 꽃이라는..
[우쿱/지훈승철] 센티넬버스 w. 안다미로 센터에서 상대를 만나고 상담도 받고 매일 만나며 서로를 알아가던 때에 물은 적이 있었다. 폭주하면 어떻게 변해?센티널에 대한 상식, 지식 같은 게 없었고 센터에서 준 책으로는 한계가 있어 궁금해 한 것이었다. 회색 후드티로 여름 에어컨의 찬바람을 막던 지훈이 컵 속에 꽂힌 파란 빨대를 휘저으며 철을 바라보았다. 왜 그런 걸 묻는지 의도를 찾는 눈빛이었다. 그냥 궁금해서 그래. 호기심 같은 거. 쉽게 대답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입을 열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가만히 기다리던 승철은 민망해 말을 덧붙였다. 싫으면 말고. 지훈은 빨대를 입에 물고 쭉 빨았다. 아메리카노 잘 마실 것 같이 생겨서 먹는 내용물은 보기만 해도 혀가 아릿한 달달한 생과일 주스다. “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