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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 ah하네요.

[우쿱] 인어썰-승철이 인어라면 ver. 본문

트윗썰모음

[우쿱] 인어썰-승철이 인어라면 ver.

다몬드 2016. 8. 23. 22:58




w. 안다미로




………예로부터 바다에 사는, 머리는 사람이요 다리는 지느러미인 인어의 피를 마시면 불로불생한다는 전설이 있었다. 주름진 피부가 탱탱해지고 썩은내 나는 늙은 몸은 향기로운 젊은 몸으로 바뀌며 더러운 피는 깨끗해져 오랫동안 젊은 몸으로 살수 있다한다. 또한 인어의 꼬리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거부들이 수 조의 돈을 주어도 못 먹는다는 최상급의 요리재료로 세계 3대 요리를 가쭌히 뛰어넘는 미각을 선물한다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인어의 눈은 보석으로의 가치가 높다. 눈을 파내어 만든 장식품은………………

「인어」 저서중.

오랜 세월동안 사냥당했던 인어. 백년전만 해도 온 바다에 인어가 가득하고 바닷가에 살면 매일 보는 게 바위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노래를 부르는 인어들이었는데 지금은 인어가 멸종위기 1급임. 거의 드문,무조건 보호되어야 하는 존재. 몇십년전부터 인어가 식용으로, 장식품으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무분별하게 사냥당하고 죽임당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듬.
지금은 전 세계의 합의로 법으로서 사냥은 금지됨. 무조건 보호해야함. 보호구역도 있음. 하지만 아직도 음지에선 사냥당하는 인어

지훈은 인어사냥배에 팔려온 소년임. 알콜중독자 아버지의 거대한 빚으로 사채업자에게 끌려와 섬에 팔렸음. 도망가려했지만 섬이기때문에 도망갈수 없고 어차피 도망이 성공해도 어린 제가 혼자 살수없는 인생임. ..그래서 그섬에 그냥 거주하는데... 그 섬은  인어를 사냥하는 섬.

단순히 어부일을 할거라 생각했던 지훈은 배에 타고 첫 사냥에 성공한 밤 그물에 걸려 발버둥치는 인어의 목을 다른 선원이 자르는 광경을 보게됨. 뿜는 피를 아깝다며 대야에 담고 몸부림치는 인어를 누르는 끔찍한 장면에 움직이지 못하고 서있는 지훈에게 선장이 다가와 많이 놀랬나봐 우리 신참~앞으로 너도 해야할 일인데~겁먹지 말고 가서 인어피라도 마셔볼련? 굉장히 귀한거긴한데 앞으로 잘 지내보내자는 인사같은거야. 하며 억지로 피를 마시게 함.
사람의 피처럼 끈적거리고 비린 맛에 화장실로 달려가 토함. 선장은 귀한거 줬더니 토하기만 한다고 핀잔주고. 다른 선원들은 처음엔 다 그렇죠 나중엔 없다고 불평불만 토할걸요 비릿하게 웃고.
토하고 나서 입가를 대충 손으로 닦고 밖으로 비틀비틀 나오던 지훈. 아직 이 배가 익숙치 않아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잠시 생각하는동안 한구석에서 파란 빛이 아른거림. 달빛이 비춘 파란물결같은.
지훈은 홀린것처럼 그곳으로 걸어감. 가까이 갈수록 투명한 물결무늬도 보이고 물소리도 들리고.

아.

인어다.

성인남성 정도의 큰 인어가 불편하게 몸 돌릴 수 있는 정도의 커다란 수조 위에 팔을 얹고 노래를 부름. 새카맣게 검은 머리카락과 속이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 탁한 눈동자. 허밍처럼 들려오는 단조로우면서도 깊은 심연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노래에 지훈은 인어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다가감. 그때까지 노래를 부르던 인어의 눈동자가 또렷해지고 어느새 지훈과 시선이 부딪힘. 인어는 팔 위에 얼굴을 기대며 나른하게 웃음
좀 더 가까이 올래?
지훈은 홀린듯 다가감. 인어는 옳지 잘한다~ 팔 하나를 내밈. 지훈도 팔 하나를 내밀고 둘의 손가락 끝이 닿은 순간 지훈은 수조안으로 빠짐. 강한 힘으로 눌려 폐 가득히 들어오는 바닷물에 몸부림 침. 목덜미로 섬뜩한 무언가가 닿고 죽는구나 싶을 때 뒷덜미가 잡혀 내동댕이 쳐짐. 쿨럭쿨럭.
약이나 처먹고 있으랬더니 인간을 꼬셔?!!
물을 토하고 고개를 저으며 보니 지훈은 수조앞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였늠.  고개를 들어보면 몸부림 치는 성인인어를 힘으로 눌러 무언갈 억지로 먹이는 선장이 있음. 인어가 움직일 때마다 요동치는 수조와 흔들리는 배에 물먹은 지훈은 정신을 잃음.
다음날 선원실에서 깨어난 지훈에게 선장은 그 인어의 존재를 알려줌. 이름은 이 배이름섞어 에스쿱스라 불림. 인어잡는 배엔 미신이 하나있는데 건강한 인어를 잡아 데리고 다니면 각종 재해나 인어의 저주에서 자유롭다는 것임. 인어는 아름답지만 흉폭한 종족임. 사람을 유혹해 바닥에 익사시켜 잡아먹고 최면을 걸어 물에 빠져죽게 만드는 등 무서운 존재임. 그런데 살아있는 인어를 데리고 다니면 동족이 있어 인어들이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함. 그리고 이성인어가(남자인어가 들고다니면 여자인어가) 더 잘꼬인다함. 그래서 선장은 저 남자인어를 데리고다닌다함. 여자인어가 인기가 많거든. 웃는 선장의 이가 누랬음.
그전 인어가 약에 중독돼 죽으면서 새로잡은 인어라고.. 그러면서 덧붙히길 인어근처에 가지말라. 약에 중독된만큼 포악한 성향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으려한다. 너 전에 선원이 목덜미가 뜯겨 과다출혈로 죽었다 함.

인어에게 죽을뻔한 공포로 그근처를 갈때면 쳐다보려하지 않고 다니는 지훈. 인어수가 많이 준만큼 더많은 인어를 잡을때까지 바다위를 돌아다니는 배위에서 또다른 인어의 죽음을 목격하고... 가난했지만 평범하게 살았던 지훈에게 인어가 비명을 지르며 죽는걸 보는건 큰 충격을 줌.  그래서 잠을 자지못하고 울렁거리는 천장을 보다 일어나 수조안의 임어에게 감.
인어는 잠들어있었음. 수조벽에 쪼그려 앉아 불편하게 눈을 감고 있음. 가까이 가기 무섭지만 잠들어있으니까 괜찮다싶어 가까이감. 그리고 그앞에 앉아 자는 인어를 관찰함. 목을 덮는 제법 긴 머리카락과 유난히 긴 속눈썹. 사람의 다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곳엔 물고기 몸통이 있고 파란 비늘이 달빛을 받아 반짝거림. 일부는 비늘이 뜯겨져 깨끗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신비로운 인어의 자태에 눈을 뺏기는 지훈. 그래서 인어가 눈을 뜨고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걸 몰랐음.
그러다 꼬리 지느러미가 움직이고 인어가 지훈을 부름
아가야 이름이 뭐니?
..이지훈이요.
멋진 이름이네.
당신은요?
여기선 에스쿱스라 불리지.
진짜 이름은 어떻게 돼요?
인어의 진짜 이름은 쉽게 얻는 게 아니란다.
생긋 접히는 눈과 올라간 입꼬리가 예쁘다. 지훈은 그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데요?
너의 팔 한쪽을 주면 한글자는 알려줄게.
그럼 전 죽잖아요.
때론 남자는 아름다운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할 때도 있는거란다. 뭐 너는.... 힘들겠구나 .
그러고 푸스스 웃으며 수조바닥에 앉는 쿱스. 지훈은 놀림받았다 생각하고 욱하지만 그냥 참는다.

그이후로도 쿱스를 보러 가는 지훈. 그냥 구경만 할뿐이고 간혹 쿱스가 말을 걸지만 그정도일뿐.
인어사냥은 여전히 힘듬. 불규칙하게 일주일에 한번 때로는 이주에 한 번 인어가 잡혀옴. 지훈은 막내라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지만 잡힐때마다 죽는 인어를 보기가 괴로움. 정신이 이상해질것 같고 실제로 미친것 같기도 함. 아젠 인어의 죽음에 무덤덤해지는 자신을 느낌. 그런 자신이 견디기 힘들어지면 밤새도록 쿱스앞에 앉아 자거나 말을 걸거나 약을 하는 쿱스를 지켜봄.
그러던 어느날에 인어한마리가 잡힘. 보니 딱봐도 10세 여아정도의 어린인어임. 어린인어는 인기가 많음. 특히 살아있을 때 가져가면 돈은 10배 가까이 불어남. 대부분  부호들이나 인어콜렉터들이 많은 값을 지불하여 가져감. 가져가서 뭘하는지는 모르지만 선장은 횡재했다 싶어 어린인어를 인어보관하는 수조통에 넣음. 그런데 인어의 반항이 심함. 고작 어린여자인어인데도 성인 4명이 감당을 못함. 물리고 긁히고. 이지훈! 너도 잡아!
선장의 고함에 뒤에있던 지훈이 인어의 몸통을 잡음. 미끄러워 벗어나려는 걸 온힘을 다해 잡고 힘겹게 통에 넣음. 온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짐 그런데 갑자기 배에 큰 충격이 가해짐. 다들 넘어지고 무슨일이야하는데 선장이 인어다!!함.
저쪽 방금까지 어린인어를 잡은 곳에서 큰 여자인어가 소릴 지르며 배에 충격을 주고있음. 어미인어다. 선원 목소리와 함께 얼른 잡으라는 선장명령이 내려지고 선원들은 어린여자인어와 다르게 힘이 굉장히 센 인어를 잡음. 그과정에서 선원들이 다치고 배 일부에 물이차고...
인어는 손이 묶이고 입에 미역줄기로 막힌 채 다른 통에 들어가게되고 그날 선원과 선장은 지쳐 일찍 자게 됨.
지훈은 유일하게 피를 안본 날이었고 몸을 많이 써서 푹자게 됨.
새벽녘 화장실이 급해 눈을 떠진 지훈. 졸린 눈을 비비며 화장실에 가 볼일을 보고 나오는 길. 어디선가 억눌린 소리가 들림. 쿱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소리는 배 갑판, 밖에서 나는 거임. 뭐지?싶어 나가니 거기는 언제 깼는지 선원과 선장이 있었음. 뭐하세요. 이상해서 다가가려했던 발걸음은 멈춤.

거기는.......

놀라 뒷걸음질하다 안으로 도망치다보니 온 곳은 쿱스가 있는 수조관. 숨이 차고 머리가 어지러움. 숨을 고르려해도 아까본 광경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음. 낭자한 피와 벌어진 ....그리고 짐승처럼......
인어가 오늘도 죽었니?
담배를 피던 쿱이 물어봄. 지훈은 고개를 젖다가 놀라 고개를 듬.
어떻게 알았어요?
너는 인어가 죽는 날이면 나한테 오잖아.
담배를 뿜으며 바깥쪽으로 시선을 던진다.
피냄새가 오늘따라 진하다.
...여자였어요.
그래?
어린 여자아이를 잡았는데...그 엄마가 왔고.....둘다 잡았어요...통에 넣고..잠들었는데....지금 밖에... 피가.... 온통 피였어요. 위에는 뿜어대는 피를 마시고...아래는 지느러미를 ...그리곤....어떻게.....어떻게 살아있는 인어를.... 그렇게...............인어랑 하등 다를게 없어.
100미터 달리기를 한것처럼 숨이 가빠짐. 지훈의 눈에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고 온 몸이 떨려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음. 쿱스는 피던 담배를 쥐는 손으로 지훈에게 손짓함
지훈아. 이리와봐.
..가면 잡아먹을거잖아요.
인어를 그렇게 취급하는 그들에게 화가 나는 와중에도 너가 죽을 건 무섭니.
지훈의 얼굴이 확 빨개짐. 여전히 눈물은 멈추지 않고 속은 시끄럽지만 젖은 얼굴로 저를 부르는 쿱스는 무서움. 하지만 상냥한 얼굴로 부르는 손짓이 잡아먹을 것같진 않아 용기내 다가감. 잘했어요. 어린아이 칭찬하듯 머리를 헝크리곤 쿱스의 손이 지훈의 턱을 잡음. 그리고 얼굴이 끌려가고 축축한 입술이 닿음.
물에 사는 인어라 그런지 닿는 입술은 손대면 부셔질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했음. 사람보다 낮은 미지근한 온도가, 입술새를 갈라 얽히는 혀에 의해 점차 더워짐. 아까와 다른 의미로 손이 떨리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몸은 울렁거렸음. 숨을 쉴수가 없어 참다 결국 쿱스를 밀고 기침을 함. 귀엽네. 킬킬 거리는 웃음소리.
뭐한거예요.
기침을 토하며 물음. 쿱스는 짧아진 담배을 깊게 들이마쉬고 뱉으며 답했음.
어린 소년에게 내려주는 인어의 축복이랄까....
..갈게요.
뒤돌아 나가는 지훈. 입구에 다다를때쯤 쿱스가 부름. 왜요.
너는 미치지마. 미치려면 사람답게 미쳐.

다음날 아침이 되어 일어난 지훈. 주저하며 나간 밖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깨끗함. 인어를 담은 통을 염. 꼬마아이는 안애서 자신을 노려보며 앉아있었고 엄마인어는...... 비어있음. 어디갔어요?지나가는 선원에게 물었음. 선원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죽었어. 하고 지나감. 지훈은 토할 것 겉이 꽉 조이는 속에 통을 덮은 상판때끼를 손에 꾹 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오랫동안.

그리고 그날 지훈은 항구에 도착함. 더이상 인어도 안 잡히고 이미 비싼 어린인어를 잡았기 때문에 팔러 간거지. 섬이 아닌 항구 늦은 밤에 기분나쁜 빨간조명아래 어린인어가 실려가고 그 외 인어의 피 지느러미 등 조각난 신체들이 차례로 실려감. 선장은 두둑한 돈을 받고 한 잔 하자는 거래상인의 제안에 술 한잔하러 가고. 나머지 선원도 같이 가겠지. 지훈도 얼떨결에 딸려가고. 주고받는 술잔 사이에 지훈도 소주잔을 받아들이고 취하게 된 지훈. 네잔 마셨을 뿐인데 얼굴이 새빨개져서 몸을 못가누니까 선장이 얘 위 방에 재우라고 시켜서 선원 한명이 끌어 방으로 쓰는 위층에 던져놓고 가고.
뜨거운 숨과 땅이 반갑다며 인사하는 어지러움에 기어 이불위에 올라가 기절.
물..
목이 타들어가들이 말라서 깸. 그런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것임.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물을 찾는데 언제왔는지 코골고 자는 선원들만 널부러지고 물이없음. 그래서 다리에 힘을 줘서 문 밖을 나갔음. 조용한 복도를 지나 계단아래로 내려가 어느새 불이 꺼진 식당으로 내려갓음. 구석에 정수기가 있어 달려갔는데 컵이 없어 그냥 손에 물담아 마셨음. 손사이로 흐르고 마실라고 팔을 기울때마다 손목을 적시는 번거로움에도 상체 일부가 젖고 나서야 멈춘 지훈. 입을 닦고 보니 아무도 없는 식당이 을씨년스럽고. 근데 배가 좀 고픔. 어쩌지 하다 먹을 게 없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는데 저쪽 부엌이 보임. 눈치를 보다 부엌으로 걸어감. 마침 거기만 주황불이 들어왔음. 거의 가까워지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림. 놀라 발걸음을 멈춘 지훈. 고개를 빼 안쪽을 보니 윗방에 없던 선장이 낯선 인물이랑 술을 마시고 있었음.
선장은 등을 보이고 있었음. 사람이 있으니 먹을 건 포기해야겠다싶어(선장은 지훈에게 음식을 주는건 싫어하니까) 뒤돌아가는데 쿱스-라는 단어가 들림. 멈칫.
아- 네 배에 있는 그 인어? 가만보자. 이제 5개월 됐나.
6개월.
오래 있었네.
다른 남자 인어도 있었지만 다들 3개월을 못 버텼는데 얜 오래 버텼지. 그래도 걔도 다 됐어.
어쩌려고? 그 전 인어처럼 암시장에 팔려고?
그러기엔 너무 약에 찌들었어. 담배도 얼마나 피는지 골초야. 그 새끼. 그냥 죽여야지.
그래도 챙길 건 챙겨야지. 다 바다에 버리게?
이사람아. 내가 바본줄 아나. 건질건 건질거야. 특히 눈. 그놈새낔ㅋ눈이 얼마나 예쁜줄 아냨ㅋㅋ내가 그새끼 처음 잡았을 때 죽이려다 눈때문에 살렸어ㅋㅋㅋ너무 이뻐섴ㅋ 아씨 죽기전에 씹을 쳐야하는뎈ㅋㅋ
미친놈ㅋㅋㅋㅋ
낄낄 거리는 웃음소리. 질긴 가죽끼리 부딪친 마찰음처럼 끔찍하고 소름이 끼침. 지훈은 입술을 물며 주먹을 쥠. 항구 어딘가 묶여있는 배 안 수조에 누워있을 인어가, 저질의 것들을 섞어 만든 약을 강제로 주입해 중독시키고 수조안에 갇혀 서서히 말라가는 그곳에서 결국 죽음으로 끝난다함. 힘들때마다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던 인어였는데... 계속 그렇게 있을줄 알았음. 자신이 언젠가 물에 빠져죽거나 미치거나 늙어죽거나 할 때까지 있을 줄 알았음.
하지만 결국 인어의 죽음은 다 똑같음. 인간의 손에 의해 조각조각 분리되어 끔찍하고 고통스럽게 죽는거지.
지훈은 인간에 대한 혐오로 머리끝까지 분노가 올라옴. 특히 선장. 아니 자신. 인어가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못하는 제자신에 대한 혐오. 구하지 못한 전 인어들과 끔찍하게 죽임당한 어미인어. 살리지 못할망정 죽음에 관망함. 오히려 죽음에 이르도록 사냥도 했지. 자신은 어미인어를 산채로 잡아먹던 인간들과 뭐가 다른가...
하지만 당신은..쿱스 당신만은 내가 살릴거야.
지훈은 밖으로 나옴. 밖은 어느새 비가오는지 굵은 장대비가 바닥에 부딪혀 부서지고 있었음. 지훈은 그 비를 뚫고 배로 향함. 거센 비와 깜깜한 밤에 배를 찾기란 어려웠음. 눈을 몇번이고 닦으며 배를 찾던 지훈은 맨 마지막에 묶인 배를 발견함. 그 위로 올라가 안으로 들어가니 수조에 누워 퀭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는 쿱스. 비에 파도가 심하게 와 흔들리는 배에서 움직임없이 흔들리는 대로 흔들림. 한번도 본 적 없는 쿱스의 모습에 덜컥 겁이 남. 벌써 죽었나 싶어 놀라 훌쩍 수조안으로 들어감. 이미 비에 젖은 몸에 미지근한 더러운 물이 다시 묻어나고 쿱스의 얼굴이 조금 움직임.
왜 왔어.
목소리가 갈라져 잠겨있었음. 기분탓인지 피폐한 얼굴빛과 생기잃은 입술에 무서운 기분이 듬.
죽지마요.
그거 참 어려운 말이네.
지훈의 손에 힘없이 매달려 픽 웃는 쿱스.
이미 난 끝났어.
손을 들어 보임. 쿱스의 손가락 끝이 까맣게 썩어 진물이 흘러나오고 있었음.
손가락 뿐만 아니야. 비늘은 이미 다벗겨져서 닿는 곳마다 살이 쓸려 피가 나와. 등의 뼈는 굽어진채로 굳었고 담배를 하뎌 펴서 숨쉬기도 어려워. 또 머리는 약에 완전히 젖어 생각하기를 멈췄지. 난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니야.
안돼요. 죽지마요.
지훈아.
썩은 손가락으로 지훈의 눈물을 닦음.
울지마.
살짝 지은 미소가 슬퍼서 지훈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음. 입에선 흐느낌이 새어나오고 있었음.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에 눈물이 멈추지 않음. 쿱스만이 다정하게 자기를 바라보고 있음.
너가 여기 왔다는 건...곧 내가 죽겠구나.
그말에 이를 악물며 눈물을 참는 지훈. 울면 여기서 울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쿱스는 산채로 잘려나가 죽임을 당함. 적어도 죽는다면... 저 바다안에서 죽어야함.
나가요.
지훈아.
끌어당기려는 지훈을 막는 쿱스. 지훈은 그런 쿱스의 손위로 자신 손을 겹쳐잡음.
죽어도..바다 안에서 죽어요. 당신은 인어잖아요.
그 말에 처음으로 보게 된 쿱스의 약한 얼굴.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러 일그러지고 넋을 놓은 듯 멍한 얼굴엔 바다에 대한 그리움과 수조에 갇혀 지내야했던 고통이 서려있는거지ㅡ 그 얼굴에 지훈은 쿱스의 팔을 제 목에 걸어 안고 수조밖으로 나감. 물에 젖어 미끌거리는 발로, 비바람에 흔들리는 배에서 겨우 중심을 잡으며 밖으로 나감. 밖은 여전히 장대비가 내려 배에 물이 차고 있었음. 겨우겨우 나아가다 비에 미끄러져 넘어짐. 쿱스가 바닥에 떨어져 미끄러지더니 저쪽 끝에 부딪힘. 놀란 지훈이 일어서다 또 넘어졌지만 얼른 일어나 쿱스에게 달려감.
아파..
몸을 끌어안고 아파서 눈을 찡그리는 쿱스. 지훈은 미안하다며 쿱스를 끌어안고 배 난간을 잡음. 그래도 다행히 미끄러져 난간까지 한번에 왔기에 바다에 쿱스를 놓기만 하면 됨.
자 날 잡아요.
심하게 요동치는 배안에서 쿱스의 등과 지느러미 아래로 팔을 넣어 힘을 주어 일으킴. 그리고 그대로 바다안으로 던짐.
하아하아..
배 난간을 잡고 바다에 시선을 던짐.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는 검은 바다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 어디있는지 여기저기 쳐다보지만 올라오는 건 아무것도 없고 거친 파도만이 지훈의 얼굴을 적셨음. 설마 죽진 않았겠지. 불안한 마음에 초조함이 몰려와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어갈까할때쯤 힘껏 올라와 머리를 터는 쿱스가 배앞에 나타남.
다행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즐거운 얼굴로 바다위를 헤엄치는 쿱스. 빗물이 바다를 노하게 해 날뛰고 있는데도 좋다며 뛰어오르기도 하고 지느러미를 흔들며 아래로 들어가기도 함. 그 기쁜 몸짓에 지훈의 얼굴이 풀림.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역시 바다야.
얼마후에 쿱스가 지훈 앞으로 다가옴. 아무말없이 아무표정없이 바다안 배위에서 마주보는 지훈과 쿱스. 그러다 쿱스가 한 팔을 내밈. 손가락 끝이 까맣게 썩었지만 하얗게 빛나는 팔이 이리오라며 저를 유혹함.
불현듯 지훈은 처음 쿱스를 만난 날이 생각남. 인어의 피를 처음 마시고 토하다 만난 아름다운 인어. 팔을 내밀고 가까이 오라는 한마디에 홀린듯 다가가 잡혀먹을 뻔 했지.
지룬은 바다위 쿱스를 가만히 봄. 쿱스는 손을 내민 그대로 지훈에게 손짓함.
지훈은 팔을 내밀어 쿱스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얹음. 그대로 지훈은 잡아당겨져 바다에 빠지게 됨. 빗물과 다른 차가운 바다온도에 몸이 움츠러드는 와중에 저를 잡고 웃는 쿱스의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놓게 됨.
이젠 죽음이 무섭지 않아?
..어차피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니까.
아등바등 살 바에 인어의 밥이 되는 게 더 나아. 쿱스와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어 꽉쥠. 쿱스는 쿡 웃으며 같은 힘으로 지훈의 손을 잡아줌.
그럼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줄게.
쿱스의 머리가 가까워짐. 지훈의 눈도 감기고 입술이 닿는 순간 강한 힘과 함께 바다아래로 들어가는 지훈. 짠물이 두 입술 사이로 들어와 폐에 찬 산소를 밀어내 자리를 차지함. 점점 차가워지고 무거워지는 몸에 머리는 잠이 들것처럼 멍해지고 귀에는 무거운 이명이 들려오는 가운데 살며시 들려오는 목소리.
놀라 뜬 눈엔 바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바다아래와 입을 벌려 말하는 쿱스의 입술. 바다 위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다른 아름다운 노랫소리 같은 속삭임으로 들려오는 쿱스의 진짜이름.
---...
쿨럭.
지훈이 마지막 공기를 뱉는다. 핏줄이 터진 붉은 눈이 빠질것처럼 아픈데도 마지막까지 쿱스를 마주본다. 무거운 손을 내밀어 쿱스의 얼굴을 잡아당겨 입을 맞추고..
아래로...
저 깊은 심연의 바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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