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트윗썰모음/읒랑곰철 (11)
woo, ah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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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 승철이는 요새 매우 피곤함. 계절이 고개를 넘느냐 힘들어서 피곤한가? 하면 일찍 꺼낸 전기장판에 몸 지져도 피곤이 가시지 않음. 이제는 야식만큼 익숙해진 야간근무라서 피곤한 이유가 되지 않는데 왜 피곤할까, 고민하지. 고민하지만 사실 알고 있음. 자신의 피로의 주원인을. 늦은 시간에 퇴근한 승철은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따뜻한 온기와 인사에 몸을 부르르 떪. 나이가 들면서 추위에 약해져 따뜻하게 옷을 입었음에도 포근하게 안아주는 집안온기를 이길 옷이 없더라. 드디어 집이다...! 라는 기쁨에 노곤한 몸을 어쩔 줄 몰라 하며 거실까지 걸어와 승철은 푸덕 소파에 다이빙하듯 엎드려 누웠음. 가격대비 최고인 소파에 한쪽 볼을 누른 채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며 있으니 천상낙원이 바..
최사원에서 최대리가 되고 중딩에서 고딩이 된 지훈이. 벌이는 조금 나아졌고 일복은 미어터져서 오늘도 못 내는 사직서를 품에 안은 채 출근하는 승철에게 지훈은 눈도 다 못 뜨고 마중함.차 조심하고 사람조심하고.야, 내가 할 소리거든? 너나 졸지 말고 사람 조심하고 차 조심하세요.상사가 괴롭히면 문자해공부하는 놈한테 무슨... 내가 알아서 해. 나, 간다. 수업 중에 졸지 말고 알았지?응응승철은 손잡이를 비틀어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지훈이한테 잔소리함. 내용이야 수업 잘 들어라 밥 꼬박꼬박 챙겨먹어라 차조심해라 같은 시답잖은 내용뿐이지만 열손가락 가까이 다 되도록 키운 아들 이지훈을 보면 걱정이 멈추지 않아 가만있을 수가 없음. 키가 커(크흠)지고 머리도 굵어지고 몸에 털도 난 성인이 됐지만 부모 눈에는 ..
졸업 후 짧은 취준생을 보내고 취업 성공한 승철이.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서 바쁘게 보냄. 첫 취직하면서 곰돌이라 불같을 성질을 걱정했지. 회사와 학교는 달라서 적응못하고 해고당할까 고민했었음. 하지만 선임들한테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열심열심! 오오라 풍기며 일하니 금세 회사 사람들과 친해졌음. 아직까지 몇은 어렵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잔업이 많다는 단점 제외하면 월급도 나쁘지 않고 회사 분위기가 좋아서 괜찮음. 물론 아무리 좋아도 한 번씩 퇴사가 말리긴 해. 그건 직장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인생은 그런 거야. 그런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해도 힘들어서 야근하고 지친 몸으로 조용한 집에 들어갈 때 잘 자고 있는 지훈을 꼭 끌어안으며 세상회환을 푼다. 옆으로 아무..
육학년이 된 지훈이는 처음으로 수학여행을 감. 그 전에 학교에서 소풍이나 견학학습 갔지만 2박3일로 떠나는 말 그대로 '여행'은 처음이라 지훈이 가슴은 두근두근 간질간질. 그런 지훈이보다 더 들뜬 승철이 때문에 집안 분위기 들썩들썩 난리야.짝꿍이 원우라고?응캐리어에 2박3일 동안 갈아입을 옷, 생필품과 슬리퍼 봉지에 담아서 넣으며 차곡차곡 쌓는 승철이 옆에서 이건 필요 없고 저건 거기서 사도 돼 하며 빼는 지훈이.너무 없잖아?지훈이가 뺀 물건보고 다 필요해서 넣었다며 다시 넣으려 해도 지훈이는 이사도 아닌데 뭘 바리바리 싸고 다니냐며 뺏어서 캐리어가 널널함. 아무리 봐도 너무 부족한데. 하지만 지훈이는 더 못 넣게 캐리어 지퍼 잠그고 자물쇠까지 채움. 승철은 닫힌 캐리어 틈사이로 스킨로션 샘플용 몰래 넣..
새 학기가 시작되고 승철은 복학과 동시에 지훈이 입학으로 반쯤 미쳐있었음. 군대 갔다 와서 까맣게 잊은 옛 전공이 생각이 날까 서적을 들춰보아도 하나도 모르겠는데 복학이라니. 아! 복학이라니! 내가 왜 복학한다고 했을까!!! 복학 전까지 하루에 몇 백번 발작을 했는데 거기에 지훈 입학까지 더해서 진짜 눈 뜨니까 하루가 시작하고 앗 하니 저녁이 오는, 시간순삭의 나날이었음. 진짜 지훈이 입학시키기 너무 힘들어! 학교보내기로 끝난 게 아니더라. 일단 지훈이가 학교 갈 때 메고 다닐 책가방을 사야했고요. 옷도 사야했고요. 가장 중요한 입학할 학교에 몇 학년으로 들어갈지가 중요했음. 정확한 지훈이 나이를 몰라서 신체검사로 10살쯤 추정하여 10살로 신고했었는데 10살이면 일학년이 아니잖아. 삼학년이다. 얘가 삼..
떠들썩했던 사건 이후로 원래 생활로 돌아온 승철이랑 지훈이. 그렇게 탈진하도록 울고 깨서 지훈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승철 뺨 때려서 깨우기. 자다가 갑자기 뺨맞아 놀라서 벌떡 일어난 승철은 정신없는 상태서 맞은 뺨 잡고 좌우로 둘러보다 지훈이보고 너야? 함네가 때렸냐?잠이 덜 떨어져서 졸려 죽겠는 상태와 갑자기 맞아서 짜증난 그대로 표정에 실어 째려는데 지훈이는 그냥 눈만 감았다 뜨며 승철을 쳐다봄. 아무 말 없고 다시 때리려는 시늉도 없고 인형처럼 멀뚱히 있는 지훈에 아직 한참 더 자야하는 승철은 더 추궁하는 대신 잠을 선택함. 그렇다고 그냥 자긴 맞은 뺨이 억울하니 지훈이 확 끌어안아서 말랑말랑한 아가 볼 살을 앙 깨뭄. 지훈은 뺨 물려서야 아프다고 바르작대며 승철 다리를 막 참. 하지만 곧 승철에..
얼굴에서 입만 가리면 쌍둥이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똑같이 생긴 승철과 형 승만. 나이 차이는 5살밖에 안 나는데 형이 결혼을 졸업과 동시에 했고 괜찮은 기업에 대리로 있어서 실제보다 더 나이차 있어 보인다.대리란 건 그 회사에 직급이란 게 있는데 말이야. 어. 서열. 그거 말하는 거야. 형수님하곤 대학cc 어 커플 응응, 커플로 만나서 같은 기업에 취직했고 건강문제로 형수님은 그만두고 휴직이셔. 쉬고 있다고.방안에 들어와서 아까 마당에서 마주친 형과 형수님에 대해 우지에게 이야기하는 승철. 승철에겐 심드렁하게 인사했으면서 낯선 우지에겐 호기심 가득한 의문을 품으며 눈을 떼지 못했던 형 부부에 승철의 등 뒤에 붙어서 몸 숨기는 우지를 질질 끌며 겨우 방안으로 들어왔음. 들어와서 저 사람이 누군지 이불 속으로..
어느 날, 수도세 폭탄을 연신 맞고 너덜너덜해진 패잔병 승철은 씻고 나와서 뽀얀 우지를 보다가 우리 온천 갈래? 제안했음. 수도세 고민 없는 고양이는 오늘도 기분좋다며 갸르릉 갸르릉. 고지서를 든 내 손은 덜덜덜. 허약한 마음을 끌어안으며 물었고 평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온천을 찬양한 승철에게 들었던 우지는 목이 부러져라 고개를 끄덕였음. 가자! 별 박은 눈동자가 반짝반짝 예뻐서 두 반류는 본가를 내려가게 됨. 사실 내려간 이유 세 가지인데1. 우지가 몸 회복이 되면서 식성이 늘어 밥 부담이 장난 아님2. 수도세 폭탄3. 우지 거취 셋 다 중요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삼번. 혹시나 우지를 찾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며 경찰서에 갔던 승철이. 이름만 아는 우지가 실종 아동 중에 있을까싶어 조회했지만 없었고 반..
우지 누가 봐도 어린아이고 실제로 어려서 제대로 뭘 배우지 못한 태가 나. 말 그대로 짐승과 다를 바 없어서 하나하나 가르쳐야하는데 제일 어려운 건 씻기였고 의외로 쉬웠던 일은 일보기. 아침에 비몽사몽 일어나서 일보던 승철은 털고 변기 물 내리다 옆에 서서 빤히 보는 우지에 기겁함.뭐해!다리 꼬고 두 손으로 하체 가리며 소리 빽 질렀는데 우지 말없이 일어나 나감. 나가서 식탁에 앉음. 밥 달란 소리야. 사람 일보는 거 몰래 봤으면서!! 왜 너는 뻔뻔하냐!! 억울하고 쪽팔리고 복잡한 감정에 우지 밥 조금 주는 복수까지 했음. 그런데 저녁에 돌아와서 웬일로 깨끗한 방안과 앉는 자리가 조금 더러운 변기보고 설마? 씻고 있는 승철 옆에 자연스레 일보는 우지에 헉. 드디어 일 가려 볼 줄 아는구나. 기뻤고 씁쓸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