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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 ah하네요.

[우쿱] 하얀호랑이후니x검은곰처리 8편(18.5.20 최종수정) 본문

트윗썰모음/읒랑곰철

[우쿱] 하얀호랑이후니x검은곰처리 8편(18.5.20 최종수정)

다몬드 2018. 2. 10. 14:10

졸업 후 짧은 취준생을 보내고 취업 성공한 승철이.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서 바쁘게 보냄. 첫 취직하면서 곰돌이라 불같을 성질을 걱정했지. 회사와 학교는 달라서 적응못하고 해고당할까 고민했었음. 하지만 선임들한테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열심열심! 오오라 풍기며 일하니 금세 회사 사람들과 친해졌음. 아직까지 몇은 어렵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잔업이 많다는 단점 제외하면 월급도 나쁘지 않고 회사 분위기가 좋아서 괜찮음. 물론 아무리 좋아도 한 번씩 퇴사가 말리긴 해. 그건 직장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거지, . 인생은 그런 거야.

그런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해도 힘들어서 야근하고 지친 몸으로 조용한 집에 들어갈 때 잘 자고 있는 지훈을 꼭 끌어안으며 세상회환을 푼다. 옆으로 아무렇게 누워 자는 지훈을 이불채로 꼭 끌어안으면 이보다 더 좋은 천국이 없어. 잠결에 갑자기 덮치는 괴한에 지훈이 호랑이 기운으로 밀쳐냈음. 하지만 위에서 내리누르는 피곤에 젖은 곰 세 마리 매단 진짜 곰 인간의 무게는 호랑이 기운으로 이겨낼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 결국 지훈은 고통에 젖으며 안겼음. 악몽을 꾸듯 윽 괴로워하면서 절대 안 깨네, 새삼 감탄하며 말랑한 뺨에 뺨 비비고 충전 20% 하고 거실로 나옴. 그리고 냉장고로 바로 직행해 안을 한번 훑어봄.

승철이 취직하면서 자연히 지훈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음. 학교 다니며 아르바이트하던 시절과 달리 지훈을 데리고 직장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지훈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음. 때문에 승철에게 지훈이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특히 건강. 자라나는 소년에게 건강은 앞으로 인생을 좌우하지. 그래서 승철은 건강 중 제일 중요한 식()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했음. 오늘은 뭘 먹었고 얼마나 먹었는지 매일 체크했음.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미안한 마음에 그래.

어제 해놓은 반찬통 꺼내서 양을 확인하고 또 다른 반찬통 꺼내서 확인함. 내일까지 먹을 수 있을까 가늠한 뒤 필요하면 요리하여 채우거나 다음날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에 있는 반찬가게에서 반찬 사갖고 들어옴. 반찬 사면서 승철이 마음이 착잡했음. 직장인이 매일 요리를 하기 쉽지 않아. 혼자 먹는다면 바깥에서 대충 때우면 되지만 가족한테 그럴 수 없잖아. 나름 까다롭게 선정한 반찬가게라 믿어도 되지만 직접 해준 밥과 밖에서 하는 밥은 다르지 않은가. 정작 먹는 지훈은 맛있으면 장땡이라 여기지만 승철만 아니었음.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 그래서 피곤해도 되도록 제 마음 팍팍 담아 싱크대에서 손 닦으며 달군 팬에 기름 두르고 지훈을 통해 충전한 20% 모두 요리에 쏟아냄.

지훈과 살면서 자연스레 늘어난 요리솜씨로 뚝딱 반찬하나 만들고 뒷정리까지 마친 뒤 시계를 확인하니 헉 그새 날이 달라졌음. 피곤하다. 승철이 뻑뻑한 눈동자 느리게 깜박이며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림. 부모는 대단한 직업이야. 애 키우며 일하는 부모는 히어로보다 더 멋져. 왜 옛날에 엄마가 일끝나면 세상 다 지친 얼굴로 집안일을 하셨는지 이제야 알겠어. 엄마의 고생을 어린 내가 알았다면 엄마를 꼭 안아줬을 텐데. 다 큰 아들은 멀리 떨어진 엄마를 그리며 이를 닦으면서 앞으로 더 효도하겠다고, 내일은 꼭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머릿속에 저장하며 다짐한다.

하지만 따뜻한 물로 씻고 나오면 몸은 노곤노곤 풀어지고 정신은 깜빡깜빡해. 술에 취한 듯 헤롱헤롱 어지럽고. 집에 도착하고 이제야 눕는 침대에 다이빙하면 효도를 하겠다는 착한 마음 사라지고 잠의 노예가 된다. 내일 뭐 하기로 했더라? 가만가만 머릿속을 헤집다가 아이 몰라! 발로 이불 끌어서 목 위까지 덮음. 편한 자세 찾아 옆으로 누우니 승철이 밖에서 요리하고 씻고 해도 깨지 않던 지훈이 잠결에 승철 쪽으로 몸 돌려 팔다리 올려 끌어안음. 그럼 승철도 버릇처럼 지훈을 잡아 안고 아침 알람이 울릴 때까지 안 깸. 세상 가장 잘 잔다.

푹 자고 알람소리에 깼다. 시끄러운 알람에 손 뻗어 겨우 끄고 눈도 못 떠서 지훈이부터 흔들어 깨운 뒤 아침 준비함. 머리감고 세수하고 나와서 이불을 몸에 감으며 굼실거리는 지훈이 엉덩이 때리고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고 국 데우며 침대에 앉아 조는 지훈이 팔 잡고 일으켜서 화장실 보냄. 국이 데워지고 지훈이가 씻으면 승철은 옷을 갈아입음. 복장이 자유로운 회사라 답답한 양복 말고 편안하고 깔끔한 옷으로 입을 수 있어, 무난히 차려 입고 나오면 지훈이 욕실에서 나옴. 찬물에 씻고 덜 깬 얼굴 콕 찔러서 밥 먹게 교복입고 나오라한 뒤 딱 맞춰 데운 국 덜어서 식탁에 올림. 아침에 먹는 음식이 하루를 좌지우지하니까 밥을 넉넉히 푸고 의자에 앉으면 교복을 입은 건지 걸친 건지 모르겠는 지훈이 앉아서 잘 먹겠습니다 하고 숟가락으로 밥 푼다. 정신머리 봐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것 같은데 흘리지 않고 잘 먹음. 아슬아슬하게 고기장조림 집어서 입에 쏙 넣으며 씹는 지훈이 보며 승철은 들썩이던 입안에 밥을 집어넣음. 오늘도 못할 삘0이네. 아쉽고 허전한 마음을 끌어안으며 조용히 아침식사를 하겠지.

식사가 끝나면 자연히 설거지는 지훈이가 함. 지훈이보다 출근시간이 빠른 승철이라 이 닦고 나가야 지각을 면할 수 있기 때문임. 처음에는 승철 본인이 다하려 했음. 하지만 도저히 시간이 안 돼. 입사 한 달 만에 지각생 타이틀을 달 뻔한 승철에게 밥 다 먹고 잠에서 깬 지훈이 제가 하겠다며 승철이 밀쳐내고 고무장갑 껴서 아침 설거지는 지훈 몫이 됨. 고맙고 미안해. 땡큐. 감동 먹고 엉덩이 두들겼음.

아침식사가 끝마치고 지훈이가 설거지하면 승철은 이 닦고 출근할 준비한다. 오늘도 무거운 가방 들고 시계확인하고 나와서 설거지 끝마치고 칫솔질하러 들어간 지훈에게 형 간다! 인사하고 신발에 발 꿰어 신음. 그리고 지훈이 채 인사하기도 전에 후다닥 뛰쳐나간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지.

쳇바퀴 돌듯 똑같은 하루하루와 서서히 바뀌는 환경. 나는 어제 3월을 맞이했는데 달력을 보니 6월이 적혀있어. 때때로 놀라. 나는 여기 그대로 멈췄는데 시간은 나를 홀로 두고 저 멀리 떠나가는구나.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서 승철은 지훈에게 소홀해지는 자신을 느껴. 적응을 잘했다 해도 아직 신입이고 야근도 자주 있어 회사에 오래 있다 보니 지훈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점점 마음을 쓰는 게 줄어듦.

물론 두 사람 사이가 멀어지진 않았어. 일주일 피곤을 몰아쉬는 주말이 되면 둘 다 집에서 꼼짝 않고 푹 쉬면서 정말 많은 대화와 감정교류를 함. 하지만 평일이 되면 아침엔 직장 갈 준비를 하느냐 바쁘고 저녁엔 무거운 몸 이끌며 야밤에 퇴근하니 깨어있는 지훈을 볼 일이 많이 없음.

대화는 그래. 당일에 바로바로 주고받아야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지. 하루가 지나고 기억을 잊으면 생명을 다하고 소멸하지. 그 때 느꼈던 감정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가 없음. 대화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때를 놓치면 물어볼 수 없고 얘기해줄 수 없음. 억지로 해보려 해도 자고 있거나 졸고 있는 지훈을 볼 때가 많았고 그런 애 붙잡고 어제 뭐 했니, 어땠어? 묻기도 그랬음. 물어도 지훈은 그냥 뭐, 그러고 끝. 그런 애 붙잡고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고 그럴 시간도 없어.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 붙잡고 대화하면 되지 않냐하는데 그 땐 완전히 까먹음. 매일 새롭고 짜릿한 회사일 백업하기 바빠서 소소하다고 분류되는 지훈이의 오늘은 어땠어? 는 잊게 됨. 그러니 자연스레 승철은 지훈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미안하고 걱정되지만 살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어른들의 변명을 따라하게 됨.

그래서 그런지 지훈이 승철을 대하는 태도가 미묘해짐. 뭐라 콕 찍어 말할 수 없는데. 대화하면서 응? 의아한 부분이 자꾸 생겨. 그런데 되묻기엔 되게 쪼잔하고 넘기기엔 어딘가 걸리는, 사람이 이렇게 소심해질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아주 작은 것들의 낯섦. 뭔지 알겠으면 좋겠는데 어디가 걸리는지 모르겠음. 미묘하다는 뜻이 저 말임. 80%의 정답 같아. 어떤 게 정답일까? 사춘기는 아니겠지? 아니 사춘기는 맞는데 승철이 미묘하다고 한 부분이 사춘기에서 기인하지 않음. 확실하게 아니야. 왜냐고 물어보면 답하기 어렵습니다만 지훈은 승철에게 약하잖아.

어 안 잤어?

야근 없이 일찍 끝난 승철이 집에 돌아왔을 때 헤드폰 끼고 게임하던 지훈이 모니터 앞으로 그림자져서 고개 올리다 놀람.

언제 왔어?

방금

빨리 끝났네.

승철이 고개 끄덕이면서 저기 나타났다 모니터 어딘가를 콕 가리킴. 지훈이 앗!! 시선 내리곤 급하게 모니터랑 키보드를 움직임. 화려한 그래픽에 피곤한 눈이 뻐근히 아파 승철은 눈을 감음. 아주 잠깐이었는데 다시 떴을 땐 게임 끝나있었고 지훈이 손이 승철 바로 눈앞에 있었음. 반사적으로 움찔 놀라며 뒤로 물러난 승철에 피곤해보여서라며 손을 거둠.

눈이 좀 아파서 그래. 그래서 새 나라 어린이는 왜 아직도 안자고 계신가요?

원래 이 시간엔 안 자.

9신데?

.

승철은 손목시계 보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지훈의 등 한번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림.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해만 지면 자던 꼬맹이가 안 잔다니. 누구보다 잠이 많고 잠자기 좋아하는 애라서 안 깨우면 하루꼬박 자는 야옹이님은 눈앞에 있는 야옹이님과 동일인물인데. 요지부동인 승철을 보며 의아해하며 눈짓하는 지훈을 빤히 바라보다 승철이 입술을 뗌.

치킨 먹을래?

그리고 펼쳐진 치킨파티. 매운 음식 못 먹으면서 양념은 좋아해 반반무마니로 시키고 그 사이 씻고 나온 승철은 나오자마자 배를 울리는 맛있는 냄새에 침을 꿀꺽 삼킴. 어서 와서 먹어. 이미 다리 하나 들어서 뜯는 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승철도 치킨 다리하나 집어올림. 첫 입은 후라이드지 하고 한입 크게 베어 문 닭다리 고소한 기름 냄새와 바삭한 튀김에 자동으로 울 뻔함. 퇴근 후 집에서 먹는 치킨이 너무 감동이야. 집에서 먹던 마지막 치킨이 언제였던가. 슬퍼하며 대충 목에 수건 두르고 치킨에 집중하기 시작함. 한참을 말없이 치킨을 뜯고 예쁘게 발린 뼈에 뿌듯해하며 뼈를 한 곳에 차곡차곡 모음. 모으다 이거 한 마리 맞을까? 해서 뼈 맞추며 닭 한 마리 만들었음. 해부학자처럼 진지한 자세로 승철이 헤매면 거기 말고 여기하며 지훈이 알려줌. 발린 뼈는 금세 닭 한마리가 되었다.

오늘도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느님. 밤이라 늦어서 조금 시킨 바람에 금세 사라진 치킨에 아쉬워하며 양념 묻은 손가락 쭉쭉 빨던 승철이 갑자기 음흉하게 웃음.

지훈아

?

안내면 치우기 가위,

잠깐만!

바위 보!

....왜 난 자꾸 지지?

젖은 행주로 식탁을 닦으며 궁시렁 불평을 쏟음. 의기양양하게 미소 지으며 콜라마시고 이 닦으러 홀랑 들어간 지훈을 올망졸망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찬바람만 불었다. 저 미운 시키. 내가 먹이고 재우고 키웠는데! 형이 행주를 들었으면 눈치껏 해야지 응?! 짜증 섞이며 행주 팽하고 던졌다가 퍽 소리 내며 덜 짠 물이 여기저기 튀어서 군말 없이 행주 집어서 다시 식탁 닦음. . 피곤해. 내가 너무 불쌍해서 이 닦고 나와 침대에 자리 잡고 누운 지훈에게 먹고 바로 누우면 소화 안 된다고 억지로 일으켰음.

졸려.

너 이 시간에 안 잔다며.

그건 아까고. 지금은 잘 시간이거든?

, 저놈 한마디도 안지지. 바람 덜 빠진 풍선처럼 구겨지는 지훈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안 돼. 눕지 마. 누우면 배 아파. 일어나. 너만 자지 말라고 이 시퀴야! 승철 힘에 못 이겨 둘은 나란히 침대에 기대앉음. 앉아있으니 음, 이 어색한 침묵은 뭐지. 한 번도 지훈과 있으면서 어색하다 느낀 적 없었는데. 반쯤 감겨서 맞은편 벽을 멍하니 쳐다보는 지훈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음.

학교생활 어때?

...괜찮아

애들하곤?

자하아암 지내

공부는?

그냥 그렇지

그리고 끊긴 대화.

승철은 이게 아닌데 하며 속으로 머릴 쥐어뜯음. 지금 대화 꼭 일만 하느냐 가정에 소홀해진 가장 같잖아. 훌쩍 큰 자식이 어려운 이방인이 돼버렸어. 아니야. 나는 아직 그 정돈 아니야. 기운 내. 최승철! 다시 도전해보는 거야!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지? 무슨 대화를 나누어야 더 즐거울까. 내가 지훈에게 어떻게 대해야 얘하고 즐겁게 이야기할지 머리가 바쁘게 돌아감.

그러다 툭, 어깨가 무거움. 지훈이 머리가 승철 어깨로 쓰러짐. 그 잠깐 조용한 사이 잠에 못 이겨 지훈이 잠들었어. 고롱고롱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드는 얼굴에 승철은 깨우지 못하고 입술을 삐죽임. 예전에 나는 어땠지? 대화가 없이 둘만 있는 공간에서 자연스레 녹아들며 편안히 보냈는데. 잘해야겠다할수록 안되고 뛰어 거리를 좁히려 노력해도 멀어지고. 요즘 가정에 대화가 없어 불행해진다는 뉴스가 남 얘기 같지 않다. 우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는데 어딘가 어긋나 있어. 비틀려있는 지점이 눈에 보인다면 뚝딱뚝딱 제 뛰어난 실력으로 해결할 텐데 그게 안보여서 불안해. 왜 안보일까. 나는 왜 자꾸 불안해질까.

쥐나겠다. 불편하게 어깨에 기대자는 지훈이를 제대로 누워 자라며 다리아래 팔 넣고 허리 잡아서 눕혀줌. 편히 베개에 머리까지 대주고 팔 빼니까 팔 따라서 몸을 돌리곤 승철을 안는다. 승철이 지훈이 몸 위로 어정쩡하게 올라감. 불편한 자세에 지훈이 어깨 밀어도 팔로 당기는 힘이 더 세서 안 떨어짐. 고양이가 새끼호랑이가 되더니 힘이 더 세졌어. 이젠 밀려도 안 밀리고. 그래도 퍼즐처럼 품에 딱 떨어지는 지훈이는 여전해서 승철은 괜히 웃음이 났음.

아직도 형 품에 안겨서 자야하는 꼬맹이가 언제 교복을 입고 이렇게 컸나. 몸도 제법 딴딴해졌고. 털은 났나? 언제부터인가 따로 씻어서 털이 났는지 안 났는지 모르겠네. 나중에 한 번 목욕탕 같이 가야겠어. 그런데 털났다 생각하니 고놈 참 귀여워. 네가 어른이 된다니. 아직까지 삐약 삐약 우는 병아리인데. 언제 이렇게 컸지? 하지만 네가 늠름한 수탉이 되었어도, 민증이 나오고 결혼을 해도 너는 나에게 영원히 병아리일거야.

띠링-

오늘따라 안 되는 일 붙잡고 반쯤 미쳐가는 중 폰이 울렸음. 전화가 아니고 문자였는지 짧게 울리고 만 폰에 눈으로 보지 않고 손으로 더듬어 잡고 화면을 킴. 켜서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다 폰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져 꺼져갈 때 핸드폰 옆 버튼 눌러서 밝기 높이고 확인함.

엄마 서울 왔다

간결한 문자에 승철이 이해 못하고 갸우뚱함. 엄마가, 서울을? 서울이 어디지? 내가 아는 서울인가? 대한민국 서울? ??????

이해가 안돼서 혼란에 빠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답장할 생각 못하고 당황하다 상사가 부르는 소리에 폰 내려놓고 달려갔고. 한참 상사한테 깨지고 돌아와서 완전히 까먹음. 저 더운 남부에 계시는 엄마가 서울 올라올 일이 없는데 서울 왔다하니까 머릿속에서 스팸문자로 착각함. 시시한 농담이네 픽 웃으며 완전히 삭제. 그렇게 몇 시간 보내고 일 마무리되어 의자에서 일어나며 습관처럼 폰 확인하던 승철은 뒤늦게 벌떡 일어남. 헐 엄마가 진짜 서울 왔어!!

그렇게 해서 도착한 장소는 찜질방이었음. 오랜만에 찜질복장으로 갈아입고 아담한 찜질방 돌아다니며 호랑이랑 곰 찾으러 다님. 그리고 황토찜질방에서 계란 까먹는 두 사람을 발견함.

엄마. 훈아.

부르며 다가간 승철을 엄마 힐끔 보곤 왔니 심드렁하게 답하심. 지훈은 계란껍질 떼기 바쁨. 어쩐지 쌩한 두 사람. 너무 늦게 연락 확인해서 심통나신건가 싶어 개죽이처럼 웃으며 두 사람 옆으로 엉덩이 붙여 앉음.

웬 찜질방이야.

원래는 바로 집에 가려했다. 지훈이가 당일로 올라왔다 내려가면 몸이 무리한다고 자고가라해서 여기로 온 거지.

그러면 편하게 우리 집에서 자고 내일 내려가지. 왜 찜질방에 왔어.

찜질방이 편해. 따뜻해서 좋고.

우리 집도 따뜻한데 중얼거리며 승철이 투덜거림. 네 집은 더럽잖아. 그렇게 더럽지 않아! 라고 바로 반박했지만 말하는 승철이나 말없는 지훈이나 거짓말인줄 앎. 성격도 그렇고 손재주도 없어서 치우고 치워도 집은 꼭 일주일 청소 안한 집이야. 분명 쓸고 닦았는데 뒤돌면 그대로. 승철이 노력하고 지훈이 합심해도 나아지질 않음.

지훈아. 우리는 청소에 재능이 없나보다. 날 잡아 하루를 대청소하고 마지막 서랍장문을 열었다가 쏟아지는 물건에 그대로 맞고 엉덩방아 찧은 승철은 쏟아진 물건을 다시 잘 서랍장에 넣으며 그리 말했음. 그 옆에서 지훈은 하나하나 작은 물건을 바구니에 담으며 그냥 사는 대로 살아 했음. 그래서 사는 대로 살고 있음. 양심은 찔리니 먼지랑 뒤엉켜 살 수 없는 정도로 꾸준히 관리함. 그런 집안에 어떻게 깔끔한 엄마가 들어와 잠을 자겠어. 눈에 보이는 저 튀어나온 물건과 정리정돈과 거리가 먼 엉망인 집안 꼴에 한 번도 못 쉬고 밤새정리하다 집에 가겠지. 그래서 찜질방으로 피신 왔고 엄마 혼자 둘 수 없어 지훈이 따라왔음.

고생한다.

계란하나 까고 두 번째 까는 지훈의 머리를 쓰다듬었음. 지훈은 반응이 없어. 아까부터 얼굴 안 보여주고 대답 안하는 지훈에 승철은 신경 쓰임. 착각인가 싶어 지훈아 불렀음. 지훈은 엄마에게 할머니, 계란하고 깐 계란을 건넴. 그리고 승철은 쳐다보지 않고 세 번째 계란을 집었음. 일부로야. 쟤 지금 일부러 이래. 승철 말을 냠냠 맛있게 먹지. 승철이 확 짜증난다. 삐져서 등 돌리며 무시하던 적 많지만 아주 어렸을 때고 교복 입으면서 사라졌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당황스러워. 엄마랑 단 둘이 있기 힘들어서 그랬나. 연락 씹고 뒤늦게 나타난 자신에게 짜증이 나서 그런가. 나는 잘못 없는데 개 무시하니 좀 올라온다. 곰 성질 더러워. 그래서 야 이지훈 불렀음. 분명히 불렀다. 지훈아 계란 더 사오렴 심부름 시키는 엄마 때문에 또 싹둑 잘려서 묻혔지. 지훈은 계란 사러 총총 사라짐. 아이씨. 짜증나. 짜증나서 엄마! 성질내며 불렀는데 엄마 손에 있던 계란에 이마 맞음. 아악!! 알찬 돌덩어리에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음. 승철은 찡 울리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다리를 버둥댐.

엄만 진짜 귀한 막내 죽이려고 작저ㅇ..! 아파! 엄마 아파!

반항하다 등짝 맞지. 엉덩이걸음으로 도망가며 피하는 승철에게 엄마 한심하단 얼굴로 입 연다.

나 오늘 너 대신 지훈이 담임 만나고 왔다 이놈자식아!

그러니까 저 멀리 아래 지방에 사는 엄마가 갑자기 서울에 올라온 이유는 그거였음. 학부모면담. 의무적으로 하는 면담을 바쁜 승철 대신 승철 엄마가 대신했지. 이유는 간단함. 지훈이 승철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가 꼭 오셔야한다는 담임에 지훈은 승철 말고 승철 엄마를 불렀고 엄마가 대신 옴. 등본으로 따지면 할머니니까 틀리지 않았음. 굳이 승철 엄마가 오시지 않아도 되지만. 오신 이유가 부탁 잘 안하는 지훈이가 직접 청했기 때문에 올라옴.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씻는 지훈을 보며 승철은 기이한 마음이 들어. 아까 엄마랑 나누던 대화가 자꾸 생각나.

너 지훈이 몇 학년 몇 반인지 아냐?

이학년 삼반이잖아

지훈이 중간고사 성적은 알고?

중간에서 약간 뒤잖아. 121

...지훈이 담임 성함은?

...서 지영 쌤 아니야?

아네.

엄마는 민망한 표정으로 호호호 웃음. 아직도 화끈한 등에 승철은 내가 지훈이 모르는 줄 알아! 하며 억울해하지. 요새 바빠서 조금 소홀해졌을 뿐이지 내가 모르는 지훈이는 없어! 씩씩댐.

그럼 지훈이가 매일 나한테 전화하는 것도 알겠네?

당연히 알...! 엄마한테 매일 전화한다고?

털 났네.

??

아니야.

물소리에 못 들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는 지훈에게 고개 저었음. 생각 없이 지훈을 보다가 발견한 뽀송하다고 말하기엔 진한 털 몇 가닥 보고 착잡한 맘 감추지 못하고 한숨이 흘러나옴. 언제 우리 애가 이렇게 컸지?

네 형 이사 가서 엄마 적적할까 걱정돼서 매일 전화해. 그 말없는 놈이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밥은 먹었는지 아픈 덴 없는지 묻는데 한 달에 한 번 전화하는 너보다 더 낫더라. 너는 일 다니고 나서부터 바쁘다고 연락도 없고. 연락 열 번하면 한번 겨우 할까지.

미안해요 엄마. 매번 한다하면서 자꾸 까먹어. 알잖아. 적응하느냐 바빠서 그래. 일부러는 아니야. 알지? 앞으론 자주할게

말만 하지 말고 지훈이처럼 행동으로 보여 봐

응응, 알았어. 그럴게요.

그리고 지훈이 빨리 달래 줘. 쟤 많이 삐졌어.

엄마한테 매일 전화했다며-

? 할머니가 말했어?

...할머니?

형 엄마니까 나한텐 할머니지

탕에 오래 앉아 있어서 빨갛게 익은 볼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시선피하는 지훈에 승철은 계속 다문 입을 열었음.

고마워. 내 몫 대신 해줘서. 늘 엄마한테 신경 못 써서 미안했는데 너 덕분에 맘이 편해.

형 때문만은 아니야

그럼?

말이 없음. 승철은 기다렸음. 모르는 사람이 왔다갔다 소란한 탕을 한번 둘러보며 지훈이 입이 열길 기다렸음. 지훈은 생각하고 생각해서 신중하게 답하는 성격이거든.

그냥.

그리고 어린 애기도 하지. 승철은 음흉하게 웃으며 고개 숙인 지훈이 머리위로 손 올려서 꾹 누름. 무방비하게 있던 지훈은 승철의 힘에 눌려 탕에 얼굴 들어갈 뻔함. 출렁이는 수면 가까이에서 급하게 허리랑 목으로 버텨 살아남. 놔 이 사람아! 무지하게 누르는 승철의 손목을 잡고 떼며 버둥거렸음. 하지만 승철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지훈이 머리통을 헤드락 걸어 옆구리에 붙여서 탄탄한 팔로 머리를 꾹꾹 누름. 두피 벗기듯 무지막지한 힘에 지훈이 악악악 난리남. 악악! 사람 살려! 소리 질러도 재미난 장난감 발견한 곰돌이 밀어낼 힘이 성체가 되지 못한 호랑이에겐 없음.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어도 어제 손톱깎이로 손톱을 바싹 깎아버렸네. 젠장! 기어코 제가 만족할 때까지 지훈의 머리를 엉망으로 헝클고 뜨끈뜨끈한 열이 나는 지훈이 정수리에 쪽쪽 뽀뽀로 마무리함.

오늘 학부모 면담이었다며? 왜 형에겐 말 안했어?

...형 바쁘잖아

바빠도 네 일이면 갈 수 있어. 무조건 가

형이 무리하는 모습 보기 싫어

무리 아니야

주말에 힘들어서 침대에서 못 벗어나면서.

그렇긴 한데! 형 그 정도로 저질체력 아니야. 주말 내내 너랑 놀러 다녀도 일하는데 끄떡없어. 형 체력 모르냐?

됐어. 고생하는 형 보고 싶지 않아

. 거기서 알았다. 지훈의 미묘한 태도를. 뭐라고 콕 찝어 말할 수 없었던 쪼잔한 뭔가를. 지훈이 승철에게 삐져있었다. 엄마가 지훈이 삐졌다고 달래라던 말을 이제야 이해했음. 의외로 잘 삐지는 애니까 이번엔 무엇으로 삐졌지? 가볍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지훈은 아주 오래 깊이 승철에게 삐졌음. 승철이가 자기한테 관심 안줘서 삐진 호랑이야.

쪽팔려서 말 안했는데 말이야. 지훈은 일 다니면서 예전만큼 자기에게 관심을 못 쏟는 승철에게 서운했음. 식물 키우듯 물주면 알아서 무럭무럭 자라겠지 무심한 관심에 외로웠어. 하지만 말하지 않았음. 말 못한 이유는 사소해. 중학생 자존심도 있었지만 바쁜 형을 이해하는 어른이고 싶어 쿨한 태도 보이느냐 그랬음. 교복이 낯설지 않은 지금에 고작 형이 예전만큼 안 좋아해준다고 삐지면 너무 유치하잖아. 자긴 다 컸는데 그치. 더 이상 혼현 갈무리 못하고 귀랑 꼬리 내놓고 다니는 코흘리개가 아니잖아. 더 이상 아이가 아니야. 그런데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유일한 사람의 적은 관심은 지훈을 다시 어린아이로 만들어. 속상하고. 억울하고. 애달프고. 그립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곰돌이. 피곤에 지친 미련곰탱이. 미워서 승철에게 삐졌다.

털도 이렇게 났는데!

??!! 어딜 봐! 변태야!

승철이 시선을 따라가다 제 아래....... 털을 보고 지훈이 얼굴 새빨개져서 승철을 힘껏 밀었음. 승철이 풀썩 소리와 함께 탕에 빠지고 지훈은 급히 탕 빠져나감. 어푸어푸 놀라 일어난 승철은 삼킨 물을 기침으로 뱉으며 저 멀리 도망가는 호랑이새끼에 눈 빛내며 쫓아감. 잡히면 죽는다 야옹아. 네 가죽을 좍좍 벗겨 이번 겨울 털옷으로 입어주겠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짐. 목욕탕에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 (맞아) 그러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께 한번 혼나고 얌전히 머리 말리는 두 짐승. 윙윙 시끄러운 드라이기 소리로 불편한 침묵이 흐름. 아니 불편하지 않아. 어제까지 침묵이 싫어 이것저것 물었을 승철은 기분 좋아. 잠깐 잊었는데 때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있거든. 지훈이랑 승철이 두 사람처럼. 저 털이 나기 시작한 호랑이가 얼마나 자신을 신경 쓰고 생각하는지. 주말마다 집에 붙어서 뒹굴 거린 승철 옆에 있느냐 나오라는 친구들 부름을 매번 거절했었지. 중학교까지 같이 간 세 명의 호랑이친구들이 얼마나 자주 뭉치고 쏘다니는지. 말로는 안 친하다면서 친한 친구 칸엔 세 명의 이름만 적는 지훈이었고. 날뛰는 혈기 따라 바깥을 쏘다녀야 하는 중학생 지훈이가 왜 주말마다 쏘다니는 그 무리에 끼어들지 않았는지 깊게 생각 못한 제 자신이 바보같았음.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임. 평일에 십분도 못 보는 형이랑 오래 볼 수 있는 날이 주말밖에 없어. 잠자기 좋아하는 애가 늦게까지 게임하고 티비보며 소파에 앉아있는 모습이 형 퇴근을 기다리느냐 그랬음. 꽉꽉 채운 반찬을 성실히 비우고 승철이 주말에 몰아서 청소한 것치고 깨끗한 집도. 엄마한테 전화하는 모두가 다 형이 그립다는 지훈의 외침임을 승철은 이제 알았네.

그날 밤 집 마당에 심은 꽃이 걱정돼서 안 되겠다며 꾸역꾸역 내려간 엄마 마중하고 집에 온 승철은 지훈을 끌어안고 침대 위를 굴러다님. 신난 목소리로 흥분한 미친 형에 기겁한 얼굴로 밀어내는 호랑이를 아이고 내 새끼하며 엉덩이 팡팡 두들기고 안고 밥도 떠먹임. 됐다고. 안 필요하다고! 지훈이 강한 반발을 보였지만 내가 해주고 싶은 대로 하는 승철을 지훈이 이길 수 있나. 일찍 포기하는 게 맘 편하지. 고작 이걸로 퉁치지 말고 출근할 때 제대로 얼굴보고 인사나 해! 슬쩍 흘린 지훈이 속마음에 승철이 눈 반짝 빛났음.

오랜만에 지훈이랑 주말에 놀러나간 다음날. 그래서 더욱 싫은 월요일 아침. 어느 때처럼 지훈이는 설거지하고 승철이는 이를 닦았음. 물로 헹구고 나온 승철 옆으로 번갈아 들어간 지훈이가 칫솔질하는 동안 옷을 챙겨 입었음. 한참 거울을 보며 기계처럼 이를 닦으며 조용한 집 안에 갔겠지 생각하고 나온 지훈은 현관에 서 있는 승철을 보고 놀람.

안 갔어?

인사해야지!

두 팔 벌리며 웃는 얼굴 이해 안가서 선뜻 못 다가가니 팔 흔들며 형 늦는다. 얼른! 재촉하는 승철에 홀린 듯 스르르 다가가 안음.

그냥 나는 얼굴만 보자는 소리였는데.

얼굴도 보고 충전도 하고.

90년대 작업멘트야 뭐야. 잔뜩 얼굴 구기며 승철 허리에 두른 긴 손가락이 구운 오징어처럼 구부러짐. 그래도 승철은 풀 충전해야 오늘 하루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며 지훈을 더 끌어안음. 강한 힘에 승철 가슴에 뺨 눌러서 붕어입술 된 지훈은 눈 찍찍이 .돼서 얌전히 안겨줌. 에휴. 어쩌겠어. 제 정인인데 제가 받아줘야지. 안 그래? 만약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이랬다간 가만 안 둬. 정말이야.

...행복하다.

안은 두 팔이 느슨해진다. 낮은 음성에 지훈의 찍찍이 눈도 더 가느다래진다. 고작 이걸로?

잘 갔다 와. 기다릴게.

하루 종일 승철은 제 손목을 훑었네. 취업기념으로 형이 사준 시계밖에 안찼는데 양 손목이 무겁고 신경 쓰여서 자꾸 보게 돼. 키보드에 두 손 올렸다 몇 번 멈추고 손목을 털며 승철은 초조한 마음으로 혀로 입술을 핥았음. 왜지? 뭐 때문이지? 점심 먹으러 나가서 지나가는 경찰차에 깜짝깜짝 놀라는 제가 왜 이러는지 알겠는데 알고 싶지 않아. 나는 몰라. 모를 거야. 나 팔찌 안 좋아해. 은 말고 금 좋아해. 금팔찌 찰 거야. 은팔찌 싫어!

4차선대로 꽉꽉 찬 속과 달리 일은 술술 잘 풀려서 기적의 칼 퇴근하고 집에 일찍 온 승철은 의아함과 반가움에 활짝 웃는 지훈을 보고 제 손으로 112 누를 뻔 했다는 이야기는 우리만 아는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