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 ah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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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지훈승철] 복숭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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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훈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상대방을 눈앞에 두고 실례인건 알지만 가만히 있기엔 멀쩡한 정신으로 저 꼴을 마주볼 수가 없다.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표정으로 말할 때마다 울컥울컥 치밀어오는 화를 최대한 둥글게 풀려면 뭐라도 해야지. 평소의 이지훈이었다면 한파에 부는 칼바람보다 무서운 냉한 표정으로 쏘아보았을거다. 그럼에도 그나마 지금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하려 하는 건 상대방이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 당신. 너,
“승철이 형.”
“응, 아니 난 승미인데.”
“...형, 왜 이래요. 나한테.”
“알잖아.”
몰라요, 형.
골이 땡겼다. 드라마에 충격받고 뒷머리를 잡으며 쓰러지는 회장님들의 기분을 알 것 같다. 뻐근한 뒷목에 고개를 돌려 스트레칭을 하며 침착하게 지훈이 물었다.
“옷.. 누구거예요?”
이 질문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데 제 정신으로 마주할 수 없는 얼굴에서 아래로 시선을 내리다 반듯하게 펴진 치마주름이 눈에 들어와 도저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차림, 도대체, 뭐죠?
이거? 예쁘지?
거기엔 대답할 수가 없었다. 파란색 체크무늬 치마가 승ㅁ,아니 승철이 형이 몸을 빙그르르 한 바퀴 돌 때마다 물면 과즙이 터져 입안에 흐를 것 같은 진한 복숭아 향과 함께 활짝 바깥으로 펴져 하얀 허벅지가 슬쩍슬쩍 드러났다. 그것이 뽀얀 허벅지면 이해하는데 튼실하고 단단한 허벅지인 게 흠이지. 지훈이 시선을 급히 위로 올렸다. 그런데 거기도 총체적 난국이다.
하늘색 컬러셔츠와 치마와 같은 컬러의 리본이 셔츠 윗부분에 단정히 묶여있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는 분홍색 솜사탕이 녹아 촘촘히 물든 분홍색 머리카락. 가슴까지 오는 이질적인 것이 자꾸만 눈을 아프게 찔렀다. 지훈은 눈 둘 데가 없어 저 멀리 학교 운동장으로 시선을 던졌다. 운동장 한 가운데 학교만큼의 역사를 간직한 버드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봄을 지나고 여름이 되어 더운 바람이 건들 때마다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초록잎들이 흔들렸다. 그 설렘이 승철이 형을 이상하게 만든걸까.
“좋아해, 지훈아.”
현실을 도피하던 지훈을 승철이 형이 깨운다. 끙, 앓는 소리를 내며 지훈은 승철이 형을 올려다보았다. 긴 속눈썹이 차양처럼 눈동자에 그늘을 져 어떤 의미를 띄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뽀얀 얼굴에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
“형 그래도 이건 아니예요.”
“누나라니까.”
“누...하..”
“왜. 안 예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럼 뭔데.”
빨갛게 칠한 입술을 삐죽 내밀고 불만을 쏟으며 툴툴댄다. 승철은 큰 손으로 치마 주름 끝부분을 매만지며 지훈을 한번 쳐다봤다가 흥, 콧바람도 불었다.
“왜 이 꼴로 나타나서 고백하는 건데요?”
“너 첫사랑 이루어주려고.”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비스듬하게 기울이며 오른쪽 눈도 귀엽게 감았다 떴다. 어디선가 우어어어어억 괴상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급하게 뒤로 돌았을 때 익숙한 얼굴들이 벽에 다다닥 붙어서 엄지를 뻗어 사겨라!! 사겨라!! 이상한 응원을 했다.
“긍슨응즌는느즈근믄그그브를르(권순영전원우김민규죽어버릴라)”
입을 악 다물고 눈빛만으로 꺼져라 죽여버리기 전에, 살기를 담아 노려보았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주제에 쉽게 흥분하는 남고생들에게 이지훈의 매서운 눈빛이 통하랴. 오히려 두 손 모두 뻗어 이상한 도돌이표 노래를 하며 괴물처럼 고함을 질렀다. 거기엔 지훈 뒤에서 손키스를 날리며 제 팬들에게 팬서비스를 하던 승철의 발랄함도 한몫했다.
결국 지훈이 참지 못하고 한 발짝 내딛는 순간 36계 줄행랑을 치며 도망가서 상황은 종료됐지만 지훈의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여자교복 입은 승철이를 다시 마주보자마자 맛있는 점심 잘 먹고 열심히 소화중인 위장이 꽈배기처럼 꼬일 것 같이 답답해 머리를 흔들며 지훈은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최대한 평온히 호흡을 다스렸다.
“우리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너가 내 고백에 응이라고 했어.”
“거짓말 치지 마요.”
“쳇, 안 속네.”
침착해, 이 지훈. 동요하지 마. 동요하면 진다.
“형이,”
“누나.”
“형.이. 이런다고 제 첫사랑이 이루어지는 거 아니예요.”
한 마디씩 힘을 주며 말했다. 그 단단한 말에 승철이 얼굴을 숙였다. 내리깐 속눈썹이 눈동자를 가렸다. 그러니 그만해요. 마지막 말을 끝마치자 조용한 침묵이 그 공간을 채웠다. 왁자지껄한 사내놈 소리가 한순간 커졌다 조용해졌다.
“....아.”
“네?”
작은 중얼거림에 지훈이 되묻자 승철이 고개를 들었다. 아랫입술을 물며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 교복 구하려고 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아? 이 가발 구하려고 며칠이고 온라인오프라인 뛰며 발품 팔았다고.”
“..네.”
“거기다 내 발에 맞는 단화가 없어서 큰발녀 모임을 가입까지 해서 구했어, 내가!”
“..예.”
“너가 좋아하는 복숭아 향, 인공은 또 싫다 해서 비싸고 좋은 거 살려고 2달 동안 밥도 안먹고 돈 모았다구!!”
“2달전부터 이 계획을 짠 거군요."
"그래! 그리고 어, 사내놈만 가득한 징글징글한 남고에 여자교복 입는 내 심정을 너가 알?!”
“...알고 싶진 않은데요.”
“무엇보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러는 게 쉬운 줄 아냐고...”
갈수록 목소리에 물기가 묻었다. 처진 눈꼬리엔 눈물이 한 웅큼 맺혀있다. 주먹을 말아 쥐며 팔도 바들바들 떨렸다. 지훈이 양심에 찔렸다. 위화감 오는 여장인데도 정말 여자를 상처 입힌 것 같았다.
“..미안해요.”
“그러니 사귀자.”
“싫어요.”
안 넘어오네. 승철의 태도가 불량하게 변한다. 허리를 반듯하게 피고 두 손을 허리에 댄다. 짝 다리까지 짚고 야 이지훈 목소리를 깔았다. 순식간에 변한 태도전환에 지훈이 예, 허리를 곧추 세우고 긴장했다. 활발하고 유쾌한 선배지만 무서울 땐 무서운 방송부 선배 최승철은 선생님도 함부로 못한다는 이지훈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것이었다.
“내 말이 우습냐?”
“아니요.”
“그럼 내가 우스워?”
“아니요.”
립스틱 바른 쨍한 핑크빛 입술에 붙은 머리카락을 입바람으로 불어 떼며 승철이 지훈을 위아래로 훑었다. 긴장으로 얼어 굳은 지훈이 귀여워 피식 웃으며 승철이 천천히 지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팔을 들었다. 지훈은 맞을 것 같아 눈을 꾹 감았다.
쪽.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이야~ 자기~”
하지만 날라 온 건 주먹이 아닌 복숭아향 입맞춤이었다.
“하.”
음악실에 앉아 그 좋아하는 피아노도 마다하고 책상에 누운 지훈의 시름이 깊어진다. 지훈 대신 뚱땅거리며 피아노를 치던 순영이 그러다 땅 꺼지겠다며 한마디 툭 던졌다.
“너가 내속을 아냐.”
“애인 생겨서 모솔 탈출한 속?”
지훈이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들었다. 순영이도 후딱 일어나 피아노 뒤로 몸을 숨겼다. 지훈의 살벌한 눈빛에 살살 눈치를 보면서도 축하해, 모솔탈출. 지훈의 속을 박박 긁는 소리를 해댄다.
“반에 소문낸 거 너지?”
볼에 남은 립스틱 자국에 볼이 붉어지도록 박박 닦으며 방에 들어온 지훈을 기다렸다는 듯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축하함성과 놀림반진담반으로 모솔 탈출 축하한다며 등을 두들기던 환호소리가 귀에 아직도 남는 것 같아 몸을 부르르 떨며 물었다.
“이지훈이가 18년 인생에 드디어 모솔을 탈출했다는데 그 기쁨을 모두에게 알려줘야지!”
“죽을라고.”
“예쁜 애인 생겨서 죽겠..으엇!!”
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도망가던 순영이 결국 지훈에게 잡혔다. 뒷덜미를 잡혀 옆구리에 지독한 고문을 당했다. 숨을 쉴 수 없는 지훈의 현란한 간지럽힘에 저세상에 계시는 할아버지와 들꽃을 달리다 아직 여긴 너가 올데가 아니라며 밀어 현실에 돌아온 순영이 악마같은 놈 중얼거리며 튀어나온 셔츠를 정리했다.
“그래도 그 정성이 갸륵하지 않냐.”
다시 책상에 누우며 시름시름 앓아눕는 지훈의 옆으로 의자를 끌고 오며 순영이 말을 이었다.
“네가 18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 이기겠다고 가발도 구하고 교복도 구하고, 너라면 남고에 여장하고 고백할 수 있겠냐?어? 다 너가 너무 좋아서 그런거잖아.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
“너라면 여자 교복 입고 고백할 수 있어?”
“아니.”
“그럼 고백 받아줄 수 있어?”
“아니.”
“엄청 무서운 선배인데도?”
“선배가 무섭지만 나도 살아야지.”
“그럼 입 다물어.”
옙. 순영이 엄지와 검지로 제 입술을 꾹 물었다. 오리입처럼 볼록 나와서 눈동자만 굴려 지훈의 눈치를 살핀다. 굴러가는 눈동자에 아직 할 말이 많다고 말 좀 걸어 달라 무언으로 외친다.
“손 치워라, 권순영. 죽기 전에.”
지훈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손가락에 성질을 내자 조용해진다. 그러다 다시 손가락을 든다. 지훈은 순영을 한번 노려보고 옆으로 누웠다.
아까 선생님한테 귀를 잡히며 끌려가던 승철이 모습이 떠올랐다. 아직도 갈아입지 않은 여자교복으로 농구공을 튕기며 놀 때 드디어 미친건가 싶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도 고무줄로 머리를 하나로 묶고 치마가 뒤집히도록 뛰고 셔츠는 다 풀어헤쳐서 신나게 공을 쫓던 모습이 너가 좋아, 수줍은 여고생 흉내를 내며 고백하던 그 사람과 맞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지훈은 머리가 아팠다. 그냥 개소리다, 하고 무시하면 좋은데 당장 눈앞에 들이밀어진 비주얼이 충격적이라 쉽게 잊혀지지도 않는다. 누구보다 몸이 단단하고 좋은 승철이 청순가련한(척)여자교복이라니. 그건 어느 누구라도 쉽게 용서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결과로 저기 보이지 않은가. 학주에게 귀가 잡혀 교무실로 끌려가는 뒷모습. 선생님! 귀귀!!! 누가 여자 귀를 험악하게 잡고 가요!! 아악!! 잘못했어요!! 선생님!!!! 승철이 지나가는 길로 분홍 꽃이 퐁퐁 피어올랐다.
“...”
야자까지 마치고 버스 타러 정류장에 도착한 지훈은 정차한 버스 안에 있는 인물에 걸음을 멈췄다. 승철이 제법 긴 검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헤집으며 뒷문 쪽 창문가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분홍색 가발은 벗었지만 가슴까지 보이는 창문에는 여전히 여자교복이라 지훈은 버스 쪽으로 발을 옮길 수 없었다. 그냥 보내고 다음 차를 탈까 머뭇거린 사이 바깥으로 시선을 던진 승철과 눈이 마주쳤다. 승철이 눈을 동그랗게 뜨다 예쁘게 접으며 들어오라 손짓을 했다. 결국 지훈은 버스에 올라타 카드를 찍고 승철의 옆으로 앉았다. 치마를 입었는데도 시선 둘 데 없이 활짝 벌려진 승철의 다리를 의자에 앉으며 제 다리로 밀어 오므리게 하면서 지훈이 입을 열었다.
“교복 안 갖고 왔어요?”
“가방에 있어.”
“안 갈아입어요?”
“이거입고 갈 건데.”
“.......부모님한테 그 꼴을 보이겠다고요?”
“우리 부모님 일찍 주무셔. 그리고 이거 입고 너랑 손잡을 거란 말이야.”
그러면서 은근슬쩍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깍지를 끼어 손을 잡는다. 훅 끼치는 달콤한 복숭아 향에 입안에 침이 고였다. 고인 침을 들키지 않게 삼키며 자세를 고쳤다. 으흥, 콧소리를 내며 승철이 지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새우마냥 승철이 옆으로 구부러졌다. 덩치도 키도 지훈이보다 작아서 허리를 옆으로 완전히 굽혀야 하는 불편한 자세에도 좋다고 그 자세를 고수했다. 승철은 아무렇지 않은데 지훈만 곳곳에 앉은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여 귀가 빨갛다. 형 좀... 밀어내보지만 팔을 잡은 손힘이 꽤 쎄다. 몇 번 힘을 주다 결국 벗어나지 못해 포기하고 지훈은 몸에서 힘을 뺐다. 그사이를 놓치지 않고 승철이 좀 편한 자세로 고치며 눈을 감았다.
“형, 이제 이만하면 되지 않았어요?”
한참을 조용히 있던 둘 사이에서 버스 앞 창문으로 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던 지훈이 정적을 깼다. 그 조용한 물음에 승철이 지훈의 어깨에서 살짝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첫사랑 그거 언제까지 우려먹을예요.”
“평생 우려먹을건데.”
“아 형.”
킬킬 승철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아직 좋아서 못 잊겠다며.”
“....”
“지금도 못 잊어서 나랑 사귀고 있잖아요, 이지훈씨.”
지훈의 얼굴이 펑 터졌다. 목덜미며 귀며 머리카락이 덮인 두피까지 빨개서 과장 보태서 펄펄 열까지 나는 것 같다. 반박도 못하고 굳어버린 지훈을 승철은 손가락질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
교복 입고 나타났을 때 아주 동공지진이 일어났던데~~~ 넌 몰랐지? 좋아가지고 입꼬리가 씰룩씰룩 떨고 자꾸 시선 딴 데 두고. 나 너 그런 취향이지 처음 알았다ㅋㅋ그래도 나름 숨긴다고 표정 싹 굳히고 대하는데 너 귀가 빨개서 다 무용지물이었거든? 그런데도 아닌 척 하는 게 귀여워서 막 눈물까지 매달고 우는 척 연기좀 했더니 어쩔 줄 몰라가지고 눈치보고. 그런 네가 너무 귀여워서 못 참고 뽀뽀했더니 머리에서 용암 폭발했더라? 아주 귀여워~ 이지훈~!!!
두 손을 뻗어 지훈의 볼을 잡고 양옆으로 부빈다. 부빌 때마다 붕어 입처럼 찌그러졌다 펴지는 입술에 주변 눈치를 슬쩍 보고 쪽 뽀뽀를 했다. 지훈의 눈이 커다래진다. 승철은 한 번 더 입술에 짧은 키스를 던지고 버스 벨을 눌렀다. 당황해서 굳은 지훈 손을 잡고 자자 가자, 다독여 버스에서 내렸다.
늦여름이 되어 밤이 되면서 쌀쌀해진 공기에 팔에 닭살이 돋는다. 승철이 그 팔을 쓸면서 땅바닥만 보고 걷는 지훈을 힐끔 보았다. 쌀쌀한 바람을 맞고 침착해진 지훈의 표정이 단단하게 굳었다. 승철이 피식피식 웃음이 자꾸 터져 나와 입술을 물었다. 지훈이 그만 웃으라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승철은 아픈 척 아아, 신음을 토하면서 지훈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힘을 빼고 기대는 몸이 무거울 법한데 지훈은 그저 묵묵히 승철을 받으며 걸었다.
“향 좋네요.”
“앞으로도 뿌릴까?”
“네.”
“그럼 여자교복도 입어도 돼?”
“입지 마요.”
“예쁘잖아. 나 잘 어울리지 않았어?”
“아니요. 절대 아니예요.”
“정한이가 예쁘다고 내일도 입고 오랬는데.”
“...”
“귀여워, 이지훈. 아닌 척 하면서 질투하는 게 얼마나 귀여운지 너는 모르지?”
“알고 싶지도 않고 앞으로도 알고 싶지 않으니까 제발 그 교복 좀 가서 버려요.”
“응, 그래. 사랑해.”
“네.”
“사랑해.”
“알겠어요.”
“사랑한다고, 이지훈.”
“....”
“사랑해.”
귓가에 속삭이는 낮은 목소리에 지훈이 두손을 들어 백기를 들었다. 승철이 눈동자를 빛내며 지훈을 마주보았다.지훈은 눈동자를 굴리고 목덜미를 긁으며 버티다 결국 여전히 반짝이는 눈동자로 쳐다보는 승철의 시선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5살 처음 만났을 때 분홍색 리본을 꽂고 분홍색 원피스를 입으며 복숭아 물어 젖은 입술로 달콤하게 웃으며 지훈의 심장을 차지하던 이는 여전히 오늘도 지훈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늦여름 더운 몸을 식히는 찬바람이 복숭아 향과 함께 두둥실 떠오른다.
오늘도 아름다운 복숭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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