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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 역키잡 본문

트윗썰모음

[우쿱] 역키잡

다몬드 2016. 11. 19. 20:52

[우쿱] 역키잡

 

훈집이 2층 단독주택인데 2층은 훈이 살고 1층은 둘로 나눠서 하나는 철이, 다른하나는 훈 삼촌이 사는 그런거. 훈이 5살때 17살이던 철이가 훈네 월세로 집 들어옴. 좀 가난했던 철이네였는데 철 학교땜에 조금 무리해서 들어간거지. 마당에 나무도 있고 인공연못도 있고 바닥에 모래가 하도 쓸어서 반질반질한 딱 그림같은 집임. 사실 무리한다 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집인데 1층을 식당같은 거로 쓰려다 그냥 벽 세워서 집2개로 만든 거라 싸게 내놓은거고.

쨌든 철은 평생 꿈같았던 그림 같은 집에 들어가서(비록월세지만) 매우 만족한 상태. 싸리눈 날리는 2월달에 아빠가 회사에서 빌린 5톤트럭에 실음 짐을 나르던때에 (돈 아낀다고 가족들이 나르는중)어린 훈이 시끄러운 바깥에 나와서 구경하는 거지. 자기 몸만한 옷장 짊어지던 철은 꼬꼬마애가 춥지도 않은지 내복차림으로 쪼그려 앉아서 구경하니까 자꾸 시선 힐끔힐끔 던지는 거. 그러다 2층 올라가는 계단문에서 한 여자분이 나오더니 어머 훈아 추운데 이러고 나오면 어떡해! 하고 일으키는거 보고 아 주인집 애구나 함. 훈이는 안 추운데 하면서 콧물흘리니까 엄마 픽 웃으며 콧물이나 닦고 말하세요, 왕자님. 꼭 끌어안으면서 안으로 들어가고.

나중에 이삿짐 다 나르고 나서 인사드릴겸 엄마가 챙긴 팥떡 들고 2층으로 올라간 철.

띵동

누구세요?

저 오늘이사온 아랫집 아들 최승철이라 합니다.

문 열려서 들어가니까 양옆에 흰색 대리석 신발장있고 목재계단이(그양옆엔 손수만든것 같은 인형들)눈앞에 쭉 펼쳐진거지. 예쁘다 감탄 하면서도 쭈뻣쭈뻣 계단올라옴. 거기엔 또 문이있는데 주인집아주머니가 문 열면서 어서와요 반기는거지. 이 떡 저희어머니가 전해드리라해서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떡드리고 어머 내가 좋아하는 떡이네잠만 기다려봐요. 하면서 떡 들고 부엌에 들어가고 철은 어 아니.저 하다 뻘쭘히 서는거지. 그리고 주위를 보이는 거실과 부엌 둘러보는데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라 좋다. 그러다 눈앞에 저를 빤히 쳐다보는 훈땜에(철 들어올 때부터 엄마 다리 뒤에서 철만 보던 훈)어 안녕. 철이형이야. 넌 이름이 뭐니 인사함. 훈은 그런 철을 계속 빤히 보는거지. 말없이. 철은 더욱 뻘쭘.

그때 주인집 아주머니가 떡 담은 그릇에 사과를 담고 와서 줄게 이것밖에없다. 미안해요~하면서 전해줌. 철은 아니요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허리숙이고. 아주머니도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자 훈아 훈도 형한테 인사해야지~ 그럼 훈은 고개만 까딱하고 다다닥 방으로 달려가서 숨는거. 철은 어 안녕. 아주머니는 얘가 부끄럼이 많아서 그래요. 호호호 웃고.

며칠 지나서 봄방학을 제대로 즐기던 철이가 딩동 소리에 비몽사몽으로 일어남. 누구세요. 말이없음. 누구신데요. 짜증을 섞어 외쳐도 답이 없음. 뭐야 하면서 문 열고보니 윗집아들 훈이가 서있는거지. 집에있다나온건지 저번과 색만 다른 내복차림으로 있길래 어어 무슨일이야. 얘 추울까봐 안으로 들여보내면서 물으니까 말이없어. 얘는 지난번부터 왜 말이없을까. 힘들어하던 중 훈이가 형아... 형아 그러는 훈. 철이가 어 왜? 물으면 다시 입을 다물다가 작은 목소리로 레고...... 이럼. 잘 안들려서 어? 어떤거? 하면 한참을 또 뜸들이다 레고 아까보다는 큰소리로(그래도 여전히 작은)말함. 레고?하면 고개 끄덕끄덕. 레고를 갖고 놀자는건가? 그런데 왜 나한테?? 궁금증이 일어날 때 밖에서 후니야! 부르는 소리가 들림. 철이 듣고 문 열고 후니여기써여. 그럼 훈엄마가 마당에서 후니부르다 와가지고 아고 훈아. 말없이 나가면 어떡해. 엄마한테 말하고 가야지 왜 여깄어. 하면 레고. 그런다. 레고라고 이야기 하는데 놀자는 것 같다. 그럼 훈엄마가 ? 하다가 갑자기 웃는 거지. 철 학생 집에 레고조립한거 있어요? 아네. 취미로 레고하는 고딩 철. 좀 난이도있는거 사서 맞추고 전시하는거지. 옛날에 엄빠가 클쑤마쑤 선물로 사준걸 계기로 오랫동안 가진 취미. 훈엄마가 이삿날 훈이 어떻게 봤는지 1층형아 레고있는거 봤다고 구경하고싶다 그랬거든요. 훈이도 레고 엄청 좋아해서. 그때 형아 바쁘니까 나중에 가라했는데 이렇게 혼자갈 줄 몰랐어요 내가 미안해요. 아 아니예요. 괜찮아요. 훈아 형 레고 보여줄까? 그럼 계속 가만있던 훈이 고개 크게 끄덕끄덕거리며 눈을 반짝거림. 철이 파스스 웃으며 훈이 머리 쓰다듬으면서 그럼 보자. 훈어머니는 고맙다고 그리고 내가 일하다 내려온거라 다시 올라가야할것 같다고 하니까 철이 제가 다 놀면 올려보낼게요. 그렇게 엄마는 올라가고 철은 훈 안아 올려가지고 방으로 들어가는거지.

본인방으로 들어가 문을 여니 후니 와아 감탄함. 문열면 바로 보이는 책장엔 수많은 만화책과 조립된 레고가 있었음. 레고에서 눈을 못 떼는 후니보고 키득웃으며 가까이 다가가 보게함. 원래 자기레고 쟐 안보여주고 못 만지게 하는데(특히조카들) 후니는 만지게해줌. 대신 살살해줘야 돼 그럼 후니 고개 끄덕이며 조심히 만지고. 그러다 이건 뭐예요. 물으면 어 이건 하면서 알려주고. 그러다 레고 작업중인 책상에 앉아서 이건 요즘 형이 하는 거야. 그러고 하나씩 붙이는 거 보여주면 눈 따라감. 그렇게 하나하나 알려주다 보니 저녁시간 다됐음.

이사와서 동네근처 편의점에 알바를 구한 철. 알바할 시간이 다되서 훈아. 이제 집에 가야할 시간이야. 하지만 훈이 철이 셔츠 꼭 쥐면서 철이 쳐다보는 거지. 안가면 안 돼요? 눈빛에 맘이 잠시 흔들리지만.. 형도 알바하러 가야 돼. 훈이 눈이 그렁그렁 철이 맘 약해져서 내일 또 보러 와도 돼. 내일와. 티셔츠잡던 손힘이 약해지긴 했는데 안 놔줌. 철이 곤란해하다 시간 진짜 얼마 안남아서 훈이 안고 2층올라감. 훈이 잘 놀다왔어? 엄마가 철이한테서 훈 받으려고 손 뻗는데 철한테 완전히 붙어 안 떨어지는 훈. 철이 당황해서 어 훈아. 등을 두들기고 엄마도 훈아 이제 그만 놀고 형 보내야지. 잡던 손 떼게 하면 훈이 좀 칭얼거림. 겨우 다떼서 엄마가 안으니까 울음. 엄마 당황해서 훈이 원래 안 그러는데 철학생이랑 노는게 엄청 좋았나봐. 철이 별로 놀아준거 없는데 그런 얘기 들으니 좀 민망하고 기분도 좋고. 그래서 훈이 등 두들기면서 내일 또 놀러와. 형이랑 놀자. 훈은 엄마어깨 얼굴 묻으며 울면서 고개만 끄덕임.

그이후로 철이집에 매일 놀러감. 첨엔 레고로 시작했는데 나중엔 그냥 형아가 틀어주는 만화영화도 보고 엄마가 고맙다며 보내주는 간식 같이 먹고 같이 침대에서 자고. 철은 아이 같은 거 좀 어려웠는데 훈이 아기치고 조용하고 얌전하니까 편해진거지. 자기 잘 따르니까 막내 생긴것 같고. 다만 유일하게 힘든건 헤어질때. 이제 그만 가서 맘마먹고 자야지. 하면 안떨어지려함. 자지러지게 울거나 떼쓰진 않은데 히끅거리고 눈물 뚝뚝 떨구며 승철이 옷 잡고 안떨어지려함. 강제로 떨어지게하면 (훈엄마말로는) 밥도 잘 안먹고 잠도 설치고 그런다함. 그러다 아침되면 엄빠보다 일찍 일어나서 밑에 내려갈 준비한다함. 새벽 여섯시엨ㅋㅋㅋ 엄마가 아직 형 더 잘 시간이라 말리면 언제가? 몇 시야? 이제가도 돼? 계속 묻는다함. 그러다 아침이 되면 말도 없이 내려가고.

또 어느 날은 편의점알바중인데 문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어서오세요 고개를 들었는데 사람이 없음. 어 뭐지? 이상하다. 싶을 때 밑에서 형아 부르는 소리가 들림. 아래로 내리니 어떻게 왓는지 훈이가 혼자 서있음. 철이 놀래서 너 여기 어떻게 왔어. 형아 보러. 엄마는?? 집에. 너혼자 온 거야? (끄덕) 여길 혼자 오면 어떻게 해. 놀라서 소리가 커지니까 훈이 눈에 눈물이 맺힘. 그거보고 철이 훈이 안으면서 형이 놀라서 그래. 미안해. 그러면서 다독이고. 훈은 철 목에 팔 두르면서 눈물 뚝뚝 흘리고. 훈이 좀 진정시키고나서 훈엄마한테 전화함. 마침 훈 없어진걸 알았는지 놀란 목소리에 훈이 여기있다 했더니 다행이다 하며 목소리가 약해지심. 내가 그리로 갈게요. 하는걸 저 마침 알바 끝나서 훈이 데리고 제가 갈게요 다음알바랑 바통터치하고 훈이 안고 집 가는거지. 집 다와 가니 대문앞에서 서성이는 아줌마 보임. 아줌마도 마침 봤는지 후다닥 오시는거지. 그때 훈이 철 품에 안겨 자있을 때라 이놈자식. 엄마 속 썩여놓고 뭘 잘했다고 자. 그리고 이마콩.

근데 그게 첨이자 마지막인 아닌 상습이 되버리는. 나중엔 엄마도 철이도 두 손 두 발 들어서 제발 갈 때 말이라도 해주고 가렴. 그리고 어린이용 폰 만들고 목걸이 줄 해서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시키겠지.

그러다 고1생활이 시작되는 철. 개학하니까 생활시간표가 달라져서 훈이랑 잘 못 놀아주는 철. 야자는 없는데 학원 다니고 끝나면 알바 하느냐 늦게오는거지. 그래서 아예 알바 시작할때쯤 편의점에 오는 훈. 이제 아줌마도 같이 와서 저녁을 파라솔에서 먹고(철 것도 챙겨줌) 갈 시간되면 30분정도 철한테 안 떨어지려고 발버둥 치다 결국 잠에 못 이겨서 엄마한테 업혀서 가고. 그게 미안해서 주말엔 훈이랑 노느냐 친구랑 못 노는거지. 17살에 새로 사귄 친구들하고 한참 놀고싶은데 놀자는 친구들 전화에 우울해하는 훈 두고 도저히 놀 수가 없어 그렇게 훈한테 모든 시간을 쏟게 되는거지.

근데 이게 철이 군대갈때까지이어짐ㅋㅋㅋ철이 고1 여름 방학되서 친구들과 바닷가 23일 갈 때 계속 전화해서 형 언제와 몇시에 올거야 계속 물어서 맘 편하게 못놀게 하고. 2 수학여행땐 지훈이 3일 동안 몸살이 났는데 형갔다오니까 벌떡 일어나 형한테 안기고. 3 공부로 힘들어하는 철을 아주머니가 훈이랑 놀아줘서 고맙다고 특별히 수학. 영어과외를 해주는데(학원강사였다가 출산하면서 쉰 거지) 그 옆에서 같이 책 펴들고 공부하고 다행히 지역 중상위급 대학에 붙어 통학하게 돼서 계속해서 같이있는.

그러다 대학교 2학년 때 철이 빨리 군대 왔다가야겠다싶어 군대간 철. 군대 간다니까 첨으로 훈이 대성통곡하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가지말라 하고. 초딩이 되면서 더 늠름해졌다싶더니 엄청 울어서 철이 가는 날까지 훈이 달래면서 가는거라. 편지 쓸 때 훈한테 써주고 전화할때도 훈한테 하는. 동기들이 너 애아빠냐고 놀려도 전화 받으면 형형 그러면서 좋아하는게 보이니까 그러는거지. 1달 훈련 끝나고 대대로 가기 전 부모님 만나서 식사하는 그 때에 훈이도 와서 철한테 엉겨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하고.

그렇게 철한테 집착하던 훈이. 점점 머리가 굵어지고 키가 커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철과 내외하는거. 기나긴 취준생 후 회사에 취직하고나서도 돈이 없어 여전히 부모님과 사는 철. 독립을 몹시 원하지만 요즘 집값은 참.. 그래서 열심히 저축하며 언젠가 독립하겠다 외치며 집에 들어감. 철은 여전히 1층집에 삼. 월세애서 전세로 바뀌었고 충분히 다른 데로 이사갈 형편이 되지만 집주인하고 아직 사이좋고 워낙 집이 튼튼하고 깨끗하고 좋아서 다른 게 눈에 안들어 오는거지. 그래서 만족해하며 삼.

"그렇게 술 마시다 골로 가요"

이놈 빼고. 철이 퇴근길에 산 소주병 보고는 악담하는 저 집주인아들래미 후니빼고. 옛날에는 형밖에 없다고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더니 이젠 형이 뭐 하자해도 흥. 주말에 잠자던 그모습 그대로 마당에 빨래 널려고 나오면 혀를 차고. 술 먹고 꽐라되서 훈아 형이~ 안으려하면 저 멀리 도망가서 바람처럼 사라지고. 형은 너 이렇게 안 키웠다 흑흑. 우는척 하지마요. 하나도 안귀여우니까. 눈하나 깜빡도 안함. .

또 혼자 마실거예요? 검은 비닐봉투안네서 달그락 소리내는 소주에 눈길 주면서 묻는 말에

학생은 안돼

어제 저랑 마신 건 기억에 없나봐요

안 돼. 이이상 죄를 지고 싶지않아

그럼 술먹기전에 폰을 꺼요. 술취해서 심심하다고 나 부르지 말고

안그럴거야.

하지만 술2병 비울 때 훈이불러서 내이럴줄 알았다는 훈이 말을 안주삼아 같이 술 마시는거지. 그래도 부모님한테 애 술 먹는거 보여주면 안되니까 마당에 7평짜리 방하나 만든 곳애서 먹는거. 이곳은 지훈이 사춘기 생기면서 만든건데 훈이가 사춘기를 심하게 앓아 방황하고 하니까 훈아빠가(건축가) 너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겠으니 여기서 편하게 지내라고 한 거지. 그래서 여긴 훈 엄빠가 절대 터치안하는 곳. 오로지 지훈이가 가꾸고 지훈만이 쓰는. 구석진 곳에 있어서 주변시선도 신경안써도 되고. 거길 유일하게 출입가능한건 철임. 그래서 술먹을 땐 여기서 마시는거지. 훈은 방 빌려준 값이라며 같이 술 마시고. 취해서 매트리스에서 자고. 지훈은 술이 약하고 철은 좀 세서 훈먼저 취 해서 쓰러지면 철이 훈얼굴 붙잡고 우리 아기. 옛날에는 형이 좋다좋다 하더니~ 너 옛날에 형한테 어떻게 했는줄 알아? 235257번째 하는 과거이야기 계속함. 훈은 이제 해탈해서 네 네그래요 기계처럼 답해주는거지. 그러다 졸려서 자면 철 주섬주섬 뒷정리하고는 불 끄고 나가려는거 훈이 가요? 잠결에 부르는 소리에 아아니. 하고 그옆에 나란히 누워 훈이 안고자는거지. 답답해요 벗어나려는 훈이 더 꽉 안으며 훈이 아직 아기 냄새나네 코를 킁킁거리고. 훈은 그소리좀 하지말라며 하다 한숨 쉼. 철은 네가 좋아서 그래. 그러고 계속 안고 잠. 이런 생활이 늘 반복되던 어느때에...

잠결에 눈을 뜬 철. 자기가 깼다는 걸 인지못하고 흐리멍텅한 눈으로 깜빡거림. 훈얼굴이 보임. 분명 술 먹고 먼저 뻗은 걸로 아는데 또렷한 눈으로 자신을 마주보고 있음. 다른 손으로 철의 뺨을 감싸잡고 있음. 뜨끈한 체온이 좋아서 가만히 있었음. , 뭐 볼게 있다고 빤히 쳐다보는지 궁금해서 입술을 오물거렸음. 훈이 그 입술을 가만히 보다 얼굴이 훅 가까워지더니 단단한 것이 입술에 느껴짐. 부드럽고 푹신한, 좋은 촉감에 철이 눈이 감기고 자요. 훈의 목소리가 들림. . 철은 다시 잠을 쫓아 잠들고.

담날에 그걸로 철이 맘이 싱숭생숭해라 꿈같은데 꿈같지 않은 것 같았음. 입술에 닿았던 감촉이 숨결이 다 리얼했음. 그 때 그순 간이 너무 현실같아서 믿을수가 없음. 그냥 꿈이겠지 넘기고 싶다가도 아끼는 동생이랑 뽀뽀하는 꿈을 꿨다는 것도 시원치 않아서 괴로운거지. 그래서 힘들고. 그날 퇴근길에 버릇처럼 술 사려다 머뭇한 철. 그러다 잘 안 마시는 맥주로 고르고. 사갖고 나오는 길에 학원 끝나고 집오는 훈이 만나는거지. 또 술이예요. 인사없이 하는 말에 이번엔 맥주야. 그러니 훈이 웬일로? 하는 얼굴로 쳐다봄. 철은 괜히 찔려서 오늘은 맥주가 땡기네. 하하 어색하게 웃음. 훈은 그런가보다 고개 끄덕이고. 그리고 말없이 걸음. 집 가는 길이 멀지않은데 오늘따라 길이 멀게 느껴짐. 별 거 아닐 수 있는데 어제 꿈이 리얼해서 훈보기 미안해서 말을 못꺼내고 훈도 별말이 없음. 그러다 집 도착해서 각자 들어가려다 철이 맥주 마실래? 제안에 훈이 옷만 갈아입고 갈게요 받아들임.

철도 편하게 옷 갈아입고 맥주 들고가 먼저 준비하는 거지. 잠시후 훈도 편하게 갈아입고와서 둘이 맥주마심. 평소와다른 분위기에 쉽게 말을 못 꺼내서 차라리 취해서 묻게 소주나 살걸 후회하는 철. 그래도 답답한 것보다 낫지 않을까싶어 결국 용기내서 말함

너 어제 술 먹고 나보다 먼저 잤지?

.

그럼 어제 자다가 깬 적 있어?

.

그때부터 철이심장이 엄청뜀.

오랫동안 깼어?

좀요.

그럼 어제 나 자다가 깬 적 있어?

...

정적이 흐름. 철은 점점 팔에 소름이 돋음. 아닐거야. 아니겠지. 부정해도 점점 상황이 그게 꿈이 아니었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지막 질문을 못하겠음 하씨 어쩌지. 그때 훈이가 뽀뽀한거 맞아요. 하는거임. 철이 놀라서 훈 쳐다보니까 얼굴이 좀 붉은 훈이 입을 다물다가 말함. 내가 어제 형한테 뽀뽀했어요. 너무 좋아서.

....

형 좋아해요.

그 좋아가 어떤 좋아인지 알아서 굳는 철

그 이후로 철이 훈을 좀 피함. 동생이라고 생각한 애가 형이 좋다고 하니까 충격이라 얼굴을 볼수가 없는거임. 언제부터 날 좋아했는지 그런 눈으로 본건지 혼란오고. 얘전에 훈이 저에게 하던 행동들이 다 그런거였는지 믿을수도 없음. 기분나쁘기보다 못 믿겠는거지. 쟤가 나를 왜, 이런거. 그런데 철이 피하니까 훈이 본격적으로 들이대는거임. 더 앞에 나타나고. 철이 문자하면 이응하나 보내는 애였는데 밥 먹었냐고 묻기도 하고 형 생각나서 문자한다고 그러고. 철을 가만히두지않음 그럴수록 철은 더욱 멀어지고 훈은 더 가까이 가려하고.

그러다 철이 생일이 되었음. 예전 같았으면 축하한다는 형식적인 축하와 선물 같은거 줬을텐데 올해는 주는 걸 받기도 민망하고 안해도 이상한. 뭐 그런거지. 그래서 생일인데도 긴장하는 그런 이상한 하루를 보냄. 근데 훈한텐 연락이 없음. 밥먹었냐는 말도 없음. 말을 안 하니까 기분이 이상함. 왜 연락이 없지. 내생일인거 잊었나. 매년 챙겼는데 모를 순 없는데. 이제 날 안 좋아하기로 한건가. 자꾸 연락 씹고 피하니까 이제 포기한건가. 난 이제 아무것도 아닌게 된 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좀 우울해짐 집에 와서도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훈에 그냥 방에 들어감. 씻고 밥먹고 겜을 좀하다 맘이 편치 않아서 끄고 자려는데 전화가 옴. 훈임. 긴장되서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전화를 받음. 여보세요. 말이없음. i. 이름을 말해도 조용함. 전화기가 꺼졌나싶어 귀에서 떼고 봤는데 연결중임. 이상해서 다시 귀에 대는데 뭐라뭐라 말소리가 들림.

형이 우리집에 이사온 날부터였어요. 날씨는 따뜻한데 눈이 내리던 이상한 날에 형은 마치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까먹고 있다 뒤늦게 짠하고 보내준 선물 같았어요. 형은 몰랐겠지만... 나 귀가 안 들렸었거든요. 태어나자마자 크게 아팠는데 그 후유증으로 못듣게 됐어요. 큰 소리만 좀 들리고 그 외엔 아무것도 못 들었어요. 그래서 외로웠어요. 밖에 나가 놀고 싶은데 다른사람들이 말하는 소리 지나가는 차 바퀴소리 구두소리...안 들리니까.. 그래서 늘 집안에만 있고 혼자 놀고. 그런데 형이 나타나고부터 늘 즐거웠어요. 하루가 너무 쉽게 흘러갔고 다음날을 애달프게 기다렸어요. 형이 없으면 외로워 죽을 것 같았고 형이 옆에 있으면 그 존재만으로도 행복했죠..

그러니까...형 그래서요.. 내가 형을 좋아하게 된 건 어쩔수가 없었어요. 형하고 이야기하고싶어서 들리지 않는 귀로 형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말하나 놓치지 않으려 움직이는 형 입술만 바라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눈동자를 마주 보고 웃고 우는 표정을 매일 보다보면...물들어버리죠.

애절하고 축축한 고백에 철은 말을 할수가 없었음. 오랫동안 봤는데 훈이 들리지 않았다는 걸 몰랐다는 게 충격이고.. 이렇게까지 깊은 감정을 가졌을거라 생각을 못함. 맘이 먹먹해져 목이 메여서 말을 못하는 와중에 훈이 한숨을 쉼. 그 때 일은 미안해요. 감정이 넘쳐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어요. 다음부턴 그러지 않을게요. 앞으로는....숨길게요. 그러니까 다시 날 봐줘요.

철은 훈이 어렸을 때 철에게 떨어지기 싫다고 옷 부여잡고 매달리던 후니가 생각남. 어디가지 말라고 내 옆에 있어달라고 크게 울지 않고 눈물만 떨구던 그모습이 보이면서 훈의 목소리가 겹치는 거임. 철은 가슴이 미어짐. 외로운 애한테 내가 뭔 짓을 한 건가. 어른이 되서 피하기만 하고 훈을 상처입혔구나. 그래서 전화기 붙들고 훈방으로 감. 그 혼자 쓰는. 당연하게도 거긴 훈이 있는데 어디서 구했는지 소주병이 있음. 벌컥 열린 문에 놀라 전화기 떨군 훈을 보고 철이 한숨을 푹 쉬명서 전화기를 끊고 앞에 앉음. 놀라서 굳은 훈한테 나 오늘 생일이야. 할말없어? 훈 머뭇거리면

생일인거 몰랐어?

알았어요

그런데 왜 안했어?

...미안해요. 생일축하해요

그게 다야? 선물은?

저기..

손가락 가리킨 곳에는 예전에 철이 지나간 말로 갖고싶다했던 신발. 이름 좀 있는거라 학생이 사기엔 비쌌을텐데 어떻게 저걸 구했을지 생각하면 맘이 아픔

신발 비쌌을텐데..

괜찮아요

..그래도..

내가 사주고 싶어서 산거니까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는 훈이 담담해서 더 괴로운 철이. 그래서 훈이 얼굴 붙잡고 입술을 부딪침. 꾹 붙혔다 떼니 훈 눈이 커질대로 커지고 얼굴도 빨개짐. 그런 훈 반응에 괜히 자기가 민망해서 딴소리하는 철.

그런데 너 요즘 존댓말 쓰냐. 원래 반말했잖아. 그럼 훈이 더듬더듬 말하겠지. 좋아한다는 말할까봐, 불편하게 존댓말쓰면 안할테니까. 그럼 철이 훈 얼굴 붙잡고 또 쪽.

앞으론 반말해. 나 사실 너가 존댓말하는 거 속상했는데 앞으론 하지 말고 반말해. 그리고 저거 잘 쓸게.

본인 선물 챙기고 후다닥 나가는 철. 방에 들어와 쿵쾅뛰는 심장에 후하후하 호흡을 가다듬음 내가 뭐한거지. 왜 뽀뽀를. 아씨. 자기 자신이 이해가 안되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 하는중에 울리는 전화. 깜짝놀라서 퍼뜩 뛰다가 이름 뜬 거보고 딸꾹질함. 받지 못하고 보기만 하는데 전화가 끊기더니 다시 옴. 안받음. 끊김. 카톡. 확인할 용기가 안남. 괜찮아 별거아닐거아. 달래며 폰을 켜서 본 화면에는 생일축하해. 최승쳘. 8글자가 띡. 뭐야 별거아니잖아. 틱틱거리는데 그냥 실실 웃음이 나라. 몰라 그냥 이 상황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 순간 훈에게 뽀뽀 하고싶어서 한거야. 예전에 나한테 한 뽀뽀 보복 한거라 해.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그런데 그이후로 적극적으로 철에게 다가가는 훈과 흔들리는 철이 되는거지.

몇달 뒤 훈이 생일 때 선물을 달라며 키스를 하던 훈이나(그게 훈의 첫키스였다.) 크리스마스에 데이트하자며 부르던 훈을 남자둘이 뭐하냐면서 같이 다녔다던가 그낭 사귀자는 말에 은팔찌는 싫어. 한거랑. 나중에 신분증 가져와서 나 이제 신분증 있어. 사귀자 하니까 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이 아니잖아 싫어 한거랑 결국 20살 되자마자 졸업장 받자마자 철한테 가서 그거 품에 안겨주면서 졸업장 안 뗀 20살하고 안 사귄다는 말 할까봐 기다렸으니까 이제 나랑 사겨. 싫다고 해도 사귈거야. 형 의견 따위 필요 없으니까 그냥 1일하자 하고 사귀는 우쿱. 사귀다 세수하려하면 아직 넌 남자가 아니야 군대를 갔다 와. 해서 열받아서 군대간 어린 연하애인때문에 철이 외로워서 휴가 나온 훈이 덮치는 걸로 그렇게 예쁘게 사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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