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 ah하네요.
[우쿱]골목길, 짝사랑, 공포의 일주일, 꿈에서(짧음) 본문
1.
자주 다니는 길을 익숙한 사람과 손을 잡고 걸었을 뿐인데 집옆 골목길에서 키스하던 우쿱. 서로의 허리와 뒤통수를 끌어안으며 타액과 숨을 주고받다 이거 좀 위험한데, 싶은 순간에 눈뜨다 마주친 언제부터 봤는지 모를 눈동자에
자고 갈래? 아니 자고 가라.
이 집에 처음 들어왔다는 호기심같은 긴장보다 문 닫히자마자 얽혀오는 두 팔에 정신을 뺏겼어. 립밤처럼 입술 따라 쓸어오는 혀가 차가워. 벚꽃이 마중한 봄밤은 아직 쌀쌀해서 손가락이 시려. 입술이 시려. 목덜미가 시려워,
형 여기선 잘 수 없어요.
신발 한짝은 저쪽에 덩그리니 한짝은 발에 반만 걸려서 달랑달랑. 현관에서 신발도 제대로 못 벗고 서로를 갈망해. 벽에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눌려 정전기처럼 여기저기 뻗어 자꾸만 붙으려는 몸을 이기지 못해 바닥에 무너진 두 몸 아래 방바닥이 너무 차가워서 지훈은 승철의 손을 잡아끌었다.
침대...침대로 가요
자고가라면서 손님을 여기서 재우면 안 되잖아. 나 떠돌면서 잘 자는데에.
말꼬리를 길게 늘리며 눈동자가 보이지 않도록 개구지게 웃는다. 자고 가라라고 말했던 골목길 그 사람이 맞는지 싶은 천진난만함이다. 승철은 바닥에 주저앉아서 지훈에게 손이 잡혔고 지훈은 일어서서 승철의 손을 잡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 아래서 올려다보는 눈동자. 비오고 난 뒤 갠 하늘처럼 맑아서 지훈은 끔벅 속을 뻔 했다.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요
이미 네 침으로 가득 발랐는데.
밉살스럽게 웃는다.
그래도 네가 바르라면 바를게.
무릎으로 일어서 잡지 않은 다른 손을 뻗어 지훈의 옷 앞을 잡아당긴다. 숨이 턱 막혀, 옷에 죄여 셔츠에 쓸린 목이 아프다.
아파
고작 이걸로.
고작이 아닌데.
고작이지.
도둑처럼 훔쳐 훈의 침으로 젖은 입술이 길게 찢어진다. 너를 받아낼 나에 비하면 고작이야 길거리 힘없는 불빛에 얼굴이 엉망이 된다. 지훈의 머릿속은 꼬인 실타래 끝을 찾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잘 부탁해. 나의 애인님. 나를 너로 채워줘. 위도 아래도 내가 흘러나가지 않게. 될 수있다면 내가 네가 되게 그렇게 가득 안아줘. 눈으로 나를 안는 너를 보고 코로 땀에 젖은 네 체향을 맡고 입으로 너의 피부를 맛 봐. 내 이름을 부르고 나 때문에 뜨거운 네 호흡을 들으며 다리사이를 파고드는 네 것을 꽉 물거야. 그렇게 너로 나를 채울거야.
2.
연생 시절에 저만 보면 안고 치대고 물고 딱 초딩이 좋아해서 괴롭히는 꼴로 슩쳘이 그러니까 설마 하던 훈이, 그 어린 마음에 흔들리는 거 보고싶다.
형 나 좋아해요?
응 우리 지훈이 좋지!
해맑은 얼굴에 뛰는 심장이 나만의 것은 아니겠지. 다른 애들한테도 잘 치대고 부대끼는 거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저만 보면 눈 반짝거리며 가장 먼저 반응하고 부딪혀오는 슩철이니까... 에이 우리사이에 무슨. 아닐거야. 설마 했던 마음이 점점 쌓여서 나중엔 슩쳘이 정말 저를 '친'동생처럼 여긴다는 거 알았을 때 무너지는 훈이. 좋아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 것 자체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슩쳘을 사랑한다는 걸 억지로 닫아버리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 않아 때늦은 방황을 한다.
3.
분명 빼박이라 테스터기 샀고 두줄 떴는데 병원에선 음성이라고, 간혹 이런 경우도 있으니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일주일 뒤에 오라는 얘기 듣고 일주일동안 세상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슩쳘로 우쿱이 보고 싶군요.
4.
꿈에서 손을 잡고 마주 웃고. 봄에 맞춰 달콤한 음료를 시키니까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건데 같이 시키고. 쪼르르 마시며 눈이 휘도록 웃는 얼굴에 얼굴이 풀어져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훈이. 그게 꿈인 걸 알고 얼떨떨해함. 너무 생생할 정도로 선명한 기억에 사실은 이게 꿈이 아닐까 잠시 정신을 놓고.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뜨기도 했는데. 역시나 꿈이어서 아... 왜 그 사람이었을까. 왜 전-혀 접점이 없는 동아리선배 슩철이가 꿈에 나왔지?
슩쳘과 훈이 오다가다 얼굴 본 사이고 인사한 번 했던가? 이름은 너머로 들어본 적 있지만 꿈꾸고 나서 그, 하며 이름 기억하기까지 시간 걸렸음. 그러니까 그 정도의 인연이었음. 대충 알지만 자세히 모르는. 얼굴만 알아. 훈이 약간 사람 얼굴 기억 못해서 자주 보지 않는 이상 사람 잘 모르는데 슩쳘은 워낙 외모가 지나칠 수 없는 사람이라 선명하게 기억함. 오랜만에 봐도 아 그, 하는. 하지만 진짜 가슴에 손 올려 맹세하는데 두 사이 제 삼자를 통한 다리도 없는 사이고 우연히라도 둘만 있을 수 없는 사이임. 시간이 지나면 그런 사람이 있었던가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보는 정도였던 사람이 왜 내 꿈에 나타났을까. 이건 훈 자신보다 슩쳘 그 사람이 더 억울할 것 같음. 생전 모르는(그 사람이 훈을 아는지 모르니까)남의 꿈에 강제 출현해 데이트 당한 거니까 그럼. 그러니까 이건 미안한 감정.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한 색감만 남는 꿈에 등장했던 슩쳘을 봤을 때 남들보다 처진 눈꼬리 감추듯 웃고 있는 얼굴에 꿈의 조각이 콕 심장을 찌른 게. 꽃받침처럼 두 손을 펴 턱에 대고 생긋생긋 웃던 꿈의 슩철은 너무 잘 어울렸거든, 웃는 게. 아니 사람 웃는 게 안 어울릴 수 없겠냐만은 그러니까, 아 이건 말로 표현이 안 되는데, 그, 어,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런 거. 그런 거였어. 그래서 저쪽 멀리서 왼쪽으로 빠질지 오른쪽으로 꺾을지 아니면 그대로 훈 쪽으로 직행할지 잘 모르겠는 거리 끝에 훈은 발을 멈췄고. 참 예쁜데 맘껏 즐기지 못하는 시험기간에만 피는 벚꽃이 머리 위에 앉을 때 누군가 해줬던 말 혹은 인터넷에서 본 글을 떠올림. 사랑하는 꿈을 꾸면 그 다음부터 그 사람이 좋아지더라. ...그땐 이해안갔는데 말이지. 이젠 알 것 같다 하면 좀 오글거리려나. 그렇네. 오글거린다. 아. 아아아아아 미치겠다. 정말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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