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 ah하네요.
[우쿱] 달고나 본문
그냥 갑자기 어린애들 코 묻은 돈 가져가는 철이 보고싶다. 양아치짓 한 건 아니고 우리지역에선 뽑기라했던 달고나 파는 장사하는데 초등학교 하굣길에 선생들 눈피해 상권좋은 골목에서 애들 상대로 장사함. 처음 시작할 땐 혼자 만들고 바늘로 떼서 맛있게 먹으며 달고나로 배채워 담날 아침까지 속이 니글거려 밥도 못 먹었는데 하나둘 손님이 늘고 입소문 타면서 지금은 바글바글 거림. 친구들끼리 혹은 형제자매남매끼리 와서 만드는 과정 구경하거나 바늘로 열심히 떼거나(둘이서 하면 반칙이다!) 함. 제일 인기는 인터넷에서 한번 보고 만든 달고나빵인데 그냥 빵처럼 덩어리로 만들어 먹는것. 쉽게 말해 모양 안 찍으면 되는거랑 같다.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게 철의 특별팁 추가해서 만든데다 만드는 과정도 까다로와 하루에 판매하는 갯수 제한함. 바로바로 만드긴 한데 일일이 만드는 거 귀찮다는 게 철의 솔직한 맘임. 영업시간은 한시간. 그 이상하면 주변경비하는 쌤들에게 걸려 예전에 한번 걸릴뻔해서 골목 옮김. 그 때 막 자리잡을 때라 손님들 잃을거라 생각하고 아쉬웠는데 어린 단골손님들 한명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엄청난 행동력 보임. 덕분에 심심치않게 돈버는 철이. 사실 달고나로 돈 얼마나 벌까싶어 솜사탕 장사 생각했고 병아리장사도 생각했는데 솜사탕은 기계 뽕값 생각하다 접었고 병아리는 괜히 팔다 죽으면... 그 불쌍한 어린 생명이 가림막 없이 외부에 노출돼 우악한 어린애들 손길에 짓눌려 얼마못가 죽는꼴 눈뜨고 볼수없어 접었음. 그나마 달고나가 유지비 적고 적당한 노동에 편의점에서 술하나 사먹을 정동 될 것 같아서 시작했고 소주에 오징어다리 뜯어먹는 정도의 돈벌이 됐음. 그래서 할수만 있다면, 요즘 애들 유행이 워낙 빠르고 짧아 달고나 인기가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수명 다할때까지 혹은 제가 직장에 취직할 때까지 해야겠다 생각했고 애정하며 달고나 만드는 철에게 요즘 골칫거리 꼬맹이 하나 있음. 걔가 후니. 요즘 애들 사이에 유행하는 사기컷으로 무릎에 흙묻어서 철이 옆에 쪼그려앉아 영업 끝날때까지 만드는 과정 눈깜빡 하나 안하고 눈에 담음. 구경하는 애들 많으니까 그런 애중에 하나인가보다 하고 냅두던 철이 애들이 빠져도 계속 남은 후니에 의아해서 이름이랑 반번호 물었고 후니에 삼학년 이반이라며 자기소개 끝내고 이거 어떻게 하는거에요? 바로 물어서 좀 귀여웠음. 뽀얀 얼굴로 눈 반짝이며 물으니까. 어린애들 대상으로 장사한 거 지갑여는 게 쉬워서 라는 것도 있지만 어린애 좋아하고 잘 놀아주는 성격이어서 철 어느새 훈의 고나리 손 잡고 하나하나 알려줌. 꼬맹이 볼우물 푹 패이도록 웃으며 좋아하길래 서비스로 철이가 돕고 본인이 만든 달고나 그냥 줬고 볼 붉히며 맛있게 먹는 모습에 머리 쓰다듬. 그렇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던 훈이었는데 그다음날부터 출근도장 찍듯 매일 와서 달고나 만드는 거 보고 철에게 말도 걸고 그럼. 철이 말걸기 전까진 입벙긋도 안한 애가 그 일 이후로 편안한지 아저씨 탄다! 놀라 빠르고 높은 목소리로 재촉하기도 하고 가끔 실수해서 달고나 실패하면 자기가 다 아쉬워서 한숨 쉼. 철은 걱정되고 고민임. 고작 한시간 영업이라 하지만 학원이나 집 안가고 저 갈때까지 가방메고 신발주머니 앞으로 꾹 쥐며 무릎발바닥 아프게 쪼그려앉아있으니까. 전애 물었을 때 태권도학원 다닌다 했던 것 같은데 종종 도복차림으로 오기도 했는데 간 걸 본 적은 없음. 여전히 노랑띠인 훈 도복보며 학원늦겠다며 가라해도 알겠다 고개만 끄덕이곤 맘. 한번은 비와서 장사안하던 철이 날 개어서 간 날 감기걸려서 콜록이며 아저씨 기다렸다고 해서 뒷목이... 얘도 쨌든 하루 한개씩 달고나 사먹는 손님이라 화낸 적 없던 철이 처음으로 훈을 혼냈고 그날 훈이 눈물콧물 쏟으며 집감. 혼낸 철이 골목 끝으로 사라지는 어린 훈이 등 보며 쟤가 다 맘이 쓰렸지만 그래도 쟤를 위해 옳은 일 했다 생각하며 애써 쓰린 맘 지우개로 슥슥 지움. 앞으론 오지 않겠지. 하지만 그 생각은 큰 오산이었고. 담날 쭈볏대며 골목 끝에서부터 한발자국씩 오던 훈이. 오늘은 애들이 별로 없어 널널하게 장사하던 철 눈에 걸렸고 애써 모르는 척 무시함. 그게 무서운 아직 삼학년인 훈이. 그래도 태권도인답게 물러나지 않았고 철 옆에 조용히 앉아 소중히 가져온 신발주머니에서 비닐에 싼 달고나 꺼내서 철에게 내밈. 철 갑자기 시야에 찬 달고나에 ??했고 눈 못 마주쳐선 민망한 얼굴로 내, 내가 만들었어요 하며 코앞까지 내밀어서 얼떨결에 받음. 너가 만들었다고? 집에서 못 만드는 건 아니지만 나름 기술이 필요한건데 어떻게 만들었나싶은 궁금증에 비닐 열어서 식은 달고나 뚝 부러뜨려서 한 입 먹음. 오. 맛있다. 제법 괜찮은 맛에 절로 고개 끄덕이며 얌얌하니까 그제야 안심해서 웃는 후니. 아저씨가 만드는 거 보고 따라했대. 그렇게 옆에서 보더니 방법을 터득했나보군. 기특해서 훈이 코 쥐고 좌우로 흔듬. 아아아 아저띠!! 다시는 아저씨 기다리지 말고 학원 잘가 알았어? 아아 알았어요 안할개요 아아파요 야무지게 마지막까지 흔들고 놓은 코는 부어 잔뜩 빨갛고 훈이는 코 두손으로 가려선 철이 째려봄. 눈 내려라 어린애라 까르라는 말 순화해서 말해. 훈은 심통나서 눈 내리며 코잡힌 바람에 그대로 엉덩방아 찐 자세 그대로 발버둥댔고. 그런 훈이가 귀여운 철은 아이고 귀여운 짜식 하며 훈이 볼 잡고 손으로 가린 코아래 입술에 뽀뽀해줌. 훈이 놀라 얼굴 시빨갛고 철은 세상만사 가장 개구진 미소짓고. 순하게 내려가 반달로 접힌 눈과 보조개 패인 볼과 삼각적으로 길게 벌어진 빨간입술에 아저씨가 너무 예뻐 그렇게 어린나이에 일찍 첫사랑을 배운 훈이 되겠다. 그리고 내안의 우쿱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므로 알고보니 시끄럽게 뛰어놀던 윗집 초딩악마 훈이였던 윗집아랫집 이웃사촌 우쿠비 훈이 대학갈때까지 이사안가고 서로 왕래하며(어디까지나 아저씨가 좋은 훈이의 일방적이고 희생적인 사랑덕분) 지냈고 훈이 첫몽정(중딩 때) 첫키스(고딩때) 다 철이었으며 20살 때 졸업증명서 건네며정식으로 못한 고백해서 사귀는 서사가 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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