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 ah하네요.
[우쿱]여보야 본문
1.
흑흑 우쿱 부부이고 철이 훈한테 여보라고 불러서 아무말하는 재미들린 어린 쌍둥이 아들 승민 승훈이가 훈이한테 여보라 한다. 그런데 그냥 여보 아니고 철 말투 따라해서 여보야-라 부른다. 여보야-밥 먹었어요? 여보야- 언제 들어와? 여보야-사랑해♥ 훈이 퇴근할 때쯤 전화 와서 받으면 99프로 승민 승훈이가 전화해서 저런말한다. 그럼 훈이 당일 받았던 스트레스 피로 싹 풀리고 입술꼬리 귀에 걸려서 좋아죽지. 여보야 소리 아직까지 적응 안돼서 솔직히 듣기 창피한데 아들들이 너무 귀여워, 퇴근길에 길가다 멈춰서 손으로 얼굴가려서 >~< 요렇게 표정 짓고 끙끙 앓음. 그동안의 저너머에서 여보야 머해? 여보야 목소리 안 들려 소리없는 전화에 자기들끼리 숙덕거리는 아들들 목소리 넘어옴. 아직 정확하게 발음할 단계아니라서 발음 줄줄 다 새서 거의 반 이상 못 알아듣는 외계어인데 이상하게 다 알아듣겠음. 이것이 부모의 파원가? 그러다 너희들 아빠폰갖고 뭐햇! 전화기 타고 넘어오고 흐라다두가아닥 같은 소리 연신 나. 분명 놀란 쌍둥이가 철아빠한테 혼날까 도망가려고 폰 떨어뜨려서 나는 소리임. 안 봐도 다 알지. 요즘 애들 전자기기 만지는 속도가 무지하게 빨라서 제대로 된 문장도 못 만드는 쌍둥이 폰 만지는 건 철보다 나음. 단점으론 너무 잘 만져서 철이 모르는 게 깔려있기도 해서 요즘 폰 못만지게 하려고 숨기고 비번걸었는데 어떻게 알고 풀었나봄.
퇴근때마다 전화해서 아빨 행복하게 해주는 쌍둥이 기특하지만 집에가면 아빠폰 허락없이 만지지말라 교육해야겠다 생각하고 아무소리 들리지않고 시간만 흐르는 통화에 끊으려 함. 폰 귀에서 내리고 통화종료 누르려했는데 훈이야-여보야- 소리 들린다. 철이야. 훈 급하게 폰 귀에다 대고 네, 형 대답함. 철이 애들이 또 제 허락없이 폰 만졌다고 툴툴대다가 그래서 여보는 언제와? 쌍둥이가 묻던 거 다시 묻고. 오는 길에 깜빡하고 못산 거 사달라고 부탁도 해. 훈이 철이랑 통화할 때부터 이동해 통화 끝날 때 쯤엔 마트 안이다. 앗! 승민승훈!! 아빠가 그거 만지지 말랬지!! 또 그새 사고치는 아들 단속하느냐 갑자기 끊긴 전화에 아쉬워하며 화면 보니 통화시간만 12분..ㄷㄷㄷ 언제 이만큼 했어? 스스로 놀라서 눈 끔벅이다 시간보곤 걸음 빨리해 카트 뽑음.
신속정확하게 장보고 회사가방이랑 마트 봉지 한 손에 쥐고 도어락 누르는 훈이아빠. 문 열면 따뜻한 온기와 맛있는 된장냄새에 사르르르 몸이 풀리겠지. 동시에 아빠-하고 우다닥 달려와 훈이 다리 한쪽씩 매달린 쌍둥이랑 여보야 어서와요-하며 뽀뽀로 인사하는 여보에 다녀왔어요, 여보 하는 훈이다.
2.
그것도 좋다. 연애할 때 듣고 싶거나 부르고 싶은 호칭 여보라 해서 정색하는 훈이. 둘이 안 지 오래됐는데 연애한 지 1달도 안된 풋풋한 커플임. 철은 훈이 성격 아니까 안해줄 거 알고 그래도 조금 개미 코딱지만큼의 기대있어서 해줄거야? 했지만 훈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하겠다는 단호한 포지션 취함. 철 씁쓸하지만 넌 그럴 것 같았어 단념했고 그 이후로 여보에 여자도 못 들었어. 그러다 나중에 어쩌다 폰 훈이 통화목록에 「여보」라 적힌 이름 봤다. 당연히 여보 밑에 11개의 숫자는 철이 전화번호다. 철 놀라서 훈이 폰 떨굼. 그 때 자리에 돌아온 훈이. 저 가기전만 해도 제 앞에 얌전히 있던 폰이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놓아졌고 뺨 붉어 넋이 나간 철 보고 설마, 불안함이 밀려와 화면 켰다. 그리고 .... 훈 그대로 폰 든 채로 얼었어. 동시에 넋 나간 철이 얼음땡에 땡된 사람처럼 파르르르 몸 떨며 일어나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자리에 주저앉아서 두 손으로 얼굴 가림. 훈 그런 철이 망연자실한 채 보고. 하필 봐도 이걸.... 사실 지훈이 형이 원하는 호칭이라 해주고 싶은데 제 성격으론 임에 차마 담을 수가 없어 제 자신과 최대한으로 합의한 게 저장한 이름 여보라 이름 수정한거고. 본인이 해놓고 못 견뎌 베갯잇 쥐어뜯었지. 절대 이건 형에게 들키지 말자하고 폰 제 옆에 착 붙여놓던 거 오늘 하루 그 잠깐 떨어진 새에 일 끝남. 할수있다면 이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다.
훈아 어떡하지.
그런데 철은 아닌가봐. 얼굴 가린 손가락 눈만 보이게 빼꼼 열어. 수줍어 분홍분홍해서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그런다. 나 너무 좋아서 심장 폭발할 것 같아. 그리고 손가락 닫아서 다시 얼굴가림. 듣던 훈 귀에서 뜨거운 김 훅 나오겠지. 연인이전부터 오래본 형인데 이런 반응 처 음봤고. 저런 표정에 저런 목소리 낯설어>>낯선데 기분은 좋다. 발바닥이 간지럽고 심장이 콩닥콩닥하다. 깃털먹은 것처럼 간질간질해서 재채기하고싶다. 형, 여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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