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 ah하네요.
[우쿱]머리채 잡힌 본문
언젠가 쓸 머리채잡힌 훈이. 결혼하고 이년동안 꽁냥꽁냥 깨볶던 우쿱이들. 슬슬 아기를 가져야겠단 생각 들었고 낳기만 하고 되는대로 키우는 부모 되고싶지 않아서 서로 머리맞대고 계획짜며 뜨거운 밤 여럿 보냄. 다행이 둘다 건강해서 한번에 아기 생겼고 아직 점밖에 되지않은 초음파 사진에 훈이 우는 거 처음 봄. 철은 기쁜 일인데 왜 우냐며 타박했지만 고맙다며 꼭 안아주는 훈 품에서 퐁퐁 훈보다 더 울었음. 열달이 언제 지나갈까 언젠가 볼 아기 기다리며 임신출산육아 관련서적 모아 읽고 훈은 엄마들 모임 카페도 가입함. 아무래도 책은 정보를 알려주는데 한계가 있고 또 카페는 다양한 산모들이 가입해서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고 들어본 적 없는 꿀팁이나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임. 워낙 바빠 자주 들어오진 못해도 열심회원까지 올라가며 산모들과 정보를 주고받던 훈은 출산 때 산모들이 남편 머리채 잡으며 쌓였던 불만불평을 쏟는다는 글을 읽음. 임신하면 산전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있고 아니어도 급격한 몸의 변화로 심신이 약해지는데 이 때 남편이 실망시키거나 소홀히 하면 출산 때 진통에 죽어가면서 다 쏟아낸다고 함. 이게 남편이 개새끼일수록 강도가 심해져 자신이 있던 한 산부인과에서는 산모가 아주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울면서 남편머리를 죄 뜯어놔서 보통 진통이 있을 때 여러 산모가 한 곳에 모여 기다리는데 그들 입을 통해 소문 다 퍼져 남편이랑 산모 고개도 못 들고 도망가듯 다른 조리원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덧붙임. 그거 보면서 훈은 마음이 착잡함. 자신감이 없달까. 훈이 유명한 작곡가고 요즘 맡은 걸그룹 프로듀싱하느냐 집에 잘 못오면서 형에게 많은 관심을 못 줬음. 틈틈이 전화하고 집에 와서 밀린 집안일 하고 형이 먹고싶다던 음식 퀵이나 택배로 보내고 양가 부모님들 도움받으며 섭섭지 않게 노력하지만 쨌든 형 옆에 제가 늘 있지 않은 것관 천치차이니까. 형은 늘 괜찮다, 너가 힘들어 하지 않으면 좋겠다 하며 사람좋은 미소 지으니 막 안심할 수도 없음.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숨김없는 편인 형이지만 진짜 말해줬으면 하는 건 말 안하는 경향이 있음. 그거때문에 연애시절이나 결혼후에도 종종 다퉜고 많이 고쳐졌지만 그래도 완전히 나은 건 아니라서... 그래서 훈은 더욱 잘해야겠다, 형이 후회하지않게 자신을 만나고 결혼한 게 후회하지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결심함. 머리가 쥐어뜯기는 건 참을 수 있지만 너랑 결혼한 걸 후회했다는 소리 직접 들으면 회복 못할 것 같거든. 그래서 훈은 잠 줄여가며 철에게 집중하며 열달을 보냄.
그리고 걸그룹 타이틀곡 녹음 날. 몇 번이나 엎고 수정해 겨우 완성된 타이틀곡 마지막 녹음이라 더욱 예민하고 날선 훈. 데뷔후 3년동안 듣보잡이었던 걸그룹이 훈이 만나서 빵 떴고 이번 앨범이 반짝 인기인지 아니면 롱런할건지 결정짓는 앨범이라 더욱 신경썼기 때문에 하나하나 음 뜯어고치며 작업함. 3일을 집에 못들어가고 걸그룹 아이돌들도 소리 없이 눈물 흘리며 악착같이 버티는 고된 작업중에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작업실 들어올 땐 다 진동으로 들어와야했기 때문에 벨소리 너무 낯설고 범인찾는중에 벌떡 일어나 전화받는 훈이.
바로 가겠습니다.
여보세요도 없고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바로가겠다며 심각한 목소리로 말하곤 핸드폰과 의자에 건 자켓을 챙김. 어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엔지니어분이 붙잡지만 훈은 아기가..!! 그 한마디만 하곤 총알처럼 뛰쳐나감
막달 되면서 앨범준비로 더욱 바빠진 훈대신 양가 부모님들이 번갈아가며 철을 돌봄. 집에 들어오라하기엔 애가 자기집이 편하다했고 와서 눈치보게 하는 게 더 힘들것 같아 직접 본인들이 와서 집안일해주고 먹이고 그럼. 오늘도 시댁 부모님들이 아침일찍 와서 철을 찾았는데 안방침대에 바르작대며 우는 철을 보고 놀라 급히 119를 부름. 금세 온 응급차에 실려 가는동안 철 손잡아주며 괜찮아,여기 엄마아빠있어요 하며 안심시키고 훈에게 전화한 거. 훈도 한달전 간 산부인과에서 이때쯤 예정일이라고 말해준 기간 달력이랑 폰에 저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늘 준비상태였고 덕분에 전화에 아버님 뜨자마자 알았음. 달려나가 회사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차에 올라타 시동 검. 핸들잡는데 손이 너무 부들부들 떨어서 양손 꽉 쥐고 심호흡함. 떨지마. 가다가 사고나면 그게 더 죄짓는거야. 이지훈. 떨지마. 긴장하지마. 스스로 주문한 뒤 핸들 잡음. 그리고 엑셀을 밟고 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빠르게 달려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함. 안내 따라 올라온 훈은 이미 양가 부모님 도착해서 문 밖에서 서성이는 거 봤고 얼른 들어가라며 재촉받아 초록색 수술복 모자랑 옷 입고 들어감. 그렇게 들어간 안은 아비규환이 따로없었음. 의사랑 간호사랑 힘주세요!! 소리지르고 기계랑 눈이 시린 수술조명에 중심에서 울며 소리지르는 철이가 있었음. 놀라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던 훈을 간호사가 이쪽으로 오시라며 안내해 철 옆에 겨우 섰고 기대 눈물 흘리던 철이 훈을 보며 자기야, 여보야 그럼. 훈 3일만에 본 형 몰골이 너무 초췌해서 마음이 아파. 축 늘어진 손을 잡아 깍지낌. 늦어서 미안해요. 그말에 평소라면 괜찮아 웃을 철은 눈물만 쏟음.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무서울까 힘들까 글로만 읽고 상상하던 출산이 생각 외로 어마어마해서 직접 겪는 철이 걱정돼 훈 심장도 주름짐.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깍지 낀 손가락에 키스하며 꾹꾹 참음. 그러다 갑자기 철이 아으윽! 비명을 지르고 소란하고 억! 그만 훈이 머리채가 잡힘. 어, 형. 다른 의미로 눈물이 날 정도로 강하게 쥔 머리카락에 어쩔줄 몰라하며 철 손목하고 손가락 잡으며 왔다갔다하던 훈이 이럴줄 알았으면 결혼 안했어!! 라며 소리지르는 철에 헉, 굳어버림. 형 우리 결혼 후회해? 훈이 마음에 삼천원 적립됨. 속상하고 억울하고 미안한데 입을 열지 않음. 어쨌든 형 열 달동안 일하느냐 옆에 많이 있어주지 못했고 도와주지 못했으니까. 한 몸에 다른 생명이 태어나 자기 몸 돌보기도 힘들 형을 외롭게 한 죄라 생각하고 묵묵이 머리채 잡혀 흔드는 채로 흔들림. 차라리 이렇게 형한테서 듣는 게 감사한거라 생각하며.
아아아악 엄마!!!!!(산모님 힘주세요!! 힘!!) 엄마!! 나 결혼한다했을 때 말리지그랬어!!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던 둘째아들이 사위 델꼬올 때 쫓아내지 그랬어!!(산모님!! 더!! 남편분 머리를 더 뽑아도 좋으니까 힘!!)) 아악!! 엄마도 똑같아!! 바로 사위사위하며 결혼 승낙했지!!! 잘생긴건 알아서!!! (자 후,후,후 숨고르세요) 후,후,흑 훈이 넌 잘생겨서.. 왜 그날 나왔어..! 왜 걔랑 같이 나왔어.. 봄날에..청남방 입었어..(자 힘!!) 잘쌩겨서 반해버렸자나 나쁜노마!!!!!!!! 으아앙 아빠..엄마...흑..진짜 나쁜놈이야 너는. 급식이었으면서! 학생이었으면서! 왜 청남방을 입고나와서 두근거리게 해! 왜 내 손목에 은팔찌 채웠어어어어- 나 감옥 시른데 경찰무서워 으아앙 선생님 무서워요오 (괜찮아요 산모님 나만 믿어요) 으앙 지훈 진짜 ! 진짜!! 외모가 잘생겼으면 성격이라도 (자 힘!! 힘줘요!!!) 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더!!) 아아으으으으으!! 윽..하아.. 너 아니면...진짜...너 아니었으면... 표현 잘 못한다면서 온 몸으로 사랑한다 말하지.. 피아노치는 사람 멋있다 말한거 흘려듣더니 그걸로 프로포즈하고...하하하 이슬아..니네 아빠가 나한테 피아노치고 고백해써.. 멋있지않냐? 검은 양복 입고 치는데..너무 멋있어서 그만 승낙해버렸네.. 그리고 이제 너만 남았네..흑..아가..언제 나올거야.. 흑 안나오면 안돼..?아빠 힘드러..두달만 더 있자..아냐..미아내..아빠보자. 훈이 너도 빨리말해. 이슬이 나오라고.. 너도 책임 반 이써!! 왜 그렇게 다정해서 날 울렷..! 다정도 깊으면 병이라는데..!넌 너무 다정하게 (산모님 다시 힘!!!)주겨어어어어어어어어엇!!!(정수리!!정수리가 보여요!! 자 좀만 더!!)!!!!!!!!!!!!!!(남편분 머리 더 잡아요!! 힘껏 잡앗!!미안해하지마!!)안미안하다!!!!!!!!!! ....하아하아하아 .. (산모님? 산모님?) 김치볶음밥 맛있었어.. 나만큼이나 요리 못하면서 날 위해 손 다 데도록 해준 보끔밥 맛있었어... 만약 내가 없으면 울 이슬이에게 마니 먹여줘..(산모님 안죽어요. 자 후,후,후)후,엄,마..후,아,빠..나쁜 어머니...왜 훈이 어린시절 사진을 보여서...왜 ..왜..훈이 닮은 아가를 보고싶게..외...술취한 훈을 덮치게 만들고..왜... 너는 아가 사진 보고 울어서..날 행복하게 만들어... 왜..(산모님 힘!!! 자 힘!!!)왜!!!!!!!!!!!!!!!!!! 이지훈!!!!!!!!!!!!(마지막힘!!) 더 빨리!!!!!!결혼할걸!! 나쁜노마!!!!!!!!!!!!!!!!!!!!!!!!!!!!!!!!!!!!!!!!!!!!!!!!!!!!!!!!!!!!!!!!!!
자 보호자분? 탯줄 자르실게요- 여기 가위 쥐시고 네- 거기요 잘 잡으셨어요 그대로 자를게요. 네에 잘하셨어요. 자 아기 보시고. 예쁜 딸이에요. 여기 손가락발가락 5개 확인하셨구요 몸무게 3.25 정상체중이에요- 울음소리가 아주 우렁차네요. 하하. 다 확인하셨고 네. 아가랑 산모는 저희가 마무리를 해야해서 밖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네. 저쪽문이에요 보호자분. 거기아니고. 아직도 정신이 없으신가봐요. 여기 들어오면 다들 그러시더라구요. 네. 저 머리.. 정리를..아 괜찮으시다구요? 안 괜찮...아 죄송합니다. 그대로 나가시면 됩니다. 예. 예. 산모랑 아가 걱정마세요.
두피는 하도 당겨 감각이 없고 따끔따끔한데 자꾸만 실실 터지는 미소에 감추지 못하는 후니. 초록 위생복 차림으로 터덜터덜 걸어나오면서 하핫, 핫, 행복,하대, 더 빨리 할 걸 그런대 핫핫. 얼굴을 쓸다 제 두손 보고 이걸로 탯줄을 잘랐지 감격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배 깊은곳에서 올라오는 감격기쁨에 목이 매여 눈꾹 감고 참아. 겨우 다리에 힘주고 일어서 걸어 나온 훈을 밖에서 기다리던 훈 아빠가 혀차며 사진 찍음. 얼굴은 눈물로 다 젖고 머리는 번개 맞은것처럼 죄 뻗어 엉망이면서 그렇게 좋다고 실실 웃는 아들놈 미친놈같고 대견해서 찍음. 그리고 그 사진은 훈이 몰래 철한테 쏴보냈고 그거보고 철은 좋아서 조리원에서 몸 베베꼬며 좋아하다 조리원에서 친해진 산모들한테 자랑했다. 울 이슬이 아빠 이슬이 나왔을 때 모습이래- 넘 귀엽지 않아? 진짜 저 머리 내가 이슬이 낳을 때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잡고 뜯은거 거든? 그런데 저것 갖고 아무 말도 없고 오히려 고생했다며 뽀뽀해줬다니까. 히히. 미안하다 햇는데 괜찮대. 이슬이 낳아줘서 고맙대. 진짜- 울 여보 넘 멋있어!좋아!
그렇게 훈이가 얼마나 다정하고 멋있는 여보얀지 100가지 읊는 동안 그 밖에서 귀 빨개진채로 못 들어가고 벽에 등기대서 얼굴 손으로 가리는 훈이 있다. 형 진짜... 올라가는 입꼬리 단속 못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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