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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망한 개그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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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망한 개그물

다몬드 2017. 3. 12. 14:15

개그물 못쓰는데 개그물 우쿱 보고싶다. 훈이 사는 아파트가 상가쪽 거리랑 마주보는데다 층수가 낮아서 매일 술 취한 사람들 주정이 창문너머 들려옴. 자면 업어가도 모를 만큼 자는데 자기까지 워낙 예민해서 스트레스 엄청 받음. 이사 가야지 이사 가야지하지만 세상일이 내 맘대로 되나. 힘찬 발걸음으로 부동산 들어갔다가 어깨 축 늘어뜨리며 나온다. 쨌든 그렇게 매일 소음에 시달리는 훈이. 겨울은 추우니까 문 닫고 커텐 치면 잘 안 들리고 밤도 빨라서 다들 일찍 취하고 집에 가기 때문에 괜찮음. 그런데 문제는 여름. 에어컨 있지만 누진세폭탄 맞을까봐 사람이 살 수없을 정도로 더울 때만 키고 대부분 창문 활짝 열고 선풍기 틈. 탈탈탈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도 뜨겁지만 끌 수 없어. 그나마 아파트 바람 길이 있어서 문 열면 조큼 시원함. 근데 열면 너무 시끄러워. 더위피해 나온 사람들이 밖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마시고 취하고. 가끔 삐용삐용 경찰차도 왔다가. 그때면 한 시간이상 파도떼마냥 웅성대기 때문에 밤잠 설침. 그리고 그날도 퇴근하고 집 도착하자마자 창문이란 창문 다 염. 샤워를 하고 선풍기 엄지발가락으로 눌러 쐬면서 패드로 때 지난 예능보고 있었음. 어제보단 조금 덜 덥고 취향 아니지만 산 맥주가 맛있어서 한입씩 마시며 재밌게 시청중이었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바깥이 굉장히 시끌시끌함. 훈은 짜증스레 밖을 흘겨보곤 이어폰을 꽂음. 저들에게 조용히 해달라해봤자 그때뿐이니까 그냥 내가 피하는 게 낫지 하며 소리 키움. 하지만 그것도 잠깐. 점점 밖은 소란하고 훈은 집중할 수가 없음. 결국 짜증을 내며 이어폰을 뺌. 시끄럽게 우는 이어폰 빼자마자 들어오는 음악소리. 베란다 쪽으로 가니 파라솔에 앉은 사람들이 폰으로 음악 틀고 춤추고 있음. 치킨과 식은 맥주잔 몇 개 늘어 더러운 파라솔에 빙 둘러 흐느적흐느적 상체를 흔들며 파하하 웃음. 목청이 얼마나 큰지 웃음소리가 이쪽까지 넘실넘실 넘어와 방안을 흔듬. 훈은 짜증남. 클럽에서나 나오는 음악을 크게 틀고 주변 생각 않고 민폐끼치는 그들 때문에 제 시간이 방해를 받았기 때문. 더욱이 더운 여름에 창 타고 들어오는 뜨거운 공기 때문에 씻은 몸은 다시 땀이 흘러 안 씻으니 못했다. 구레나룻을 타고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대충 닦고 훈은 눈을 위로 치켜뜨며 패드를 끄고 컴을 킴. 컴 열기에 여름엔 잘 안 키지만 눈에 불을 키고 잘 쓰는 음악사이트 연결함. 그리고 음악장르에서 클럽, 힙합 이런 거 눌러 전체 선택한다음에 스피커 2개 손에 든 다음에 베란다 갔음. 다른 음악으로 바뀐 여전히 요란한 파라솔 노려보고 스피커 맥시멈까지 키웠다. 파라솔 사람들 깜짝 놀라지. 갑자기 크게 들린 음악소리에 왁 놀라 뭐야뭐야 주변 둘러봄. 그러다 아파트 저층에서 스피커 2개 들고 위아래로 팔 흔드는 사람 봤고. 아주 빵빵하게 클럽마냥 터진 음악소리에 뭐야뭐야ㅋㅋㅋㅋㅋㅋㅋ 저 사람 뭐해?ㅋㅋ 왜 베란다 나와서 저래? 아파트에서 저래도 돼? 막 웃어. 그러다 신난 음악 리듬에 하나둘 몸을 흔들다 일어남. 어깨 으쓱이기, 스텝밟기 등등 각자 흥 따라 춤. 훈은 베란다에서 그거 보며 오호라? 이러다 나도 좀 신나네? 갑자기 흥 올라와 음악에 몸을 맡기기 시작함. 바로 1곡 끝나서 아쉬움에 투덜하다 바로 나오는 두번째 곡에 파라솔 사람과 훈 환호하며 빠른 박자에 상체 힙하게 흔들며 리듬 탄다. 유명한 곡이라 가사도 아는데 이게 관객들과 호응하는 구절이 있음. 거기서 훈이 스피커를 마이크처럼 입 가까이 대고 랩 한뒤에 베란다 쪽으로 넘겼음. 그걸 캐치하고 파라솔에 있던, 스텝을 밟던, 하얗고 까만 남자 철이 그 뒷구절을 큰 소리로 따라 부름. 훈은 오! 놀람. 이 부분 랩이고 박자가 엇박자가 사람들 잘 놓치는 구절인데 다른 사람들 뒤늦게 옹알대며 따라한 거 철이가 먼저 박자 맞추며 랩한거지. 훈은 님 좀 짱인듯? 엄지 위로 올리곤 다음 랩을 읊겠지. 그리고 넘긴 마이크에 자신감 붙어서 홍홍, 내가 랩을 한다, 철이 랩을 받아침. 촥촥 감기는 랩핑에 파라솔 사람들 팔 높이 들어 박수치며 환호하고 어느새 그 상가 주변에 지나가거나 있던 사람들 휘파람 불고 관심 기울인다. 점점 파라솔 주변으로 사람 모이고 훈이 아파트 위 아래층도 형광등 껐다 꼈다하며 참여함. 그렇게 갑자기 무대장 됐고 훈은 dj가 되어 스피커 올렸다가 내렸다가 밀당도 했고 고등학교 때 친구 순에게 끌려 들어간 댄스동아리에서 배운 기본 춤추며 흥 돋음. 그리고 한명씩 집어서 댄스타임~ 하며 춤추게 하는데 다들 흥에 취해서 빼지 않고 막춤 춤. 유일하게 철만 댄스다운 댄스췄고 제일 잘 춘 건 철 일행이던, 소년 같던 남자였음. 뒤에서 핫핫 웃으며 박수치고 있었는데 남자랑 눈 마주치던 철에게 끌려와 무대 가운데 나왔고 사람들 환호에 쭈뼛대다 표정 싹 굳히더니 기깔나게 췄음. 거짓말 보태서 마잭횽 다시 돌아온 줄 알았음. 하지만 그런 즐거움도 잠시. 삐용삐용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경찰차 진입하면서 무대 끝났음. 경찰아저씨 내려와 상황 정리하고 놀라 숨은 훈이 있던 아파트 쭉 훑어보며 어느 아파틉니까? 옆에 있던 철에게 물었는데 철 양심적으로 저쪽 딱 가리키며 저기요! 해서 찾아갔는데 빈집이었음. 잘못 알려준 거지. 그 사이 철은 빠르게 사라졌고 훈은 스피커 끄고 컴 끄고 선풍기 밑에 죽은 듯이 누웠음. 난 모르는 일이다, 난 자고 있다, 쿨쿨 자고 있다, 스스로 세뇌하며 눈 꼭 감고 파들파들 떨었음. 다행히 경찰은 찾아오지 않았고 바깥도 잠잠해 훈은 안심하고 샤워하고 잠이 듬. 개운하고 가벼운 몸을 느끼며, 음악에 몸을 맡기며 춤추던 아까의 시간들을 떠올림. 거기에 랩 주고받던 검은 남자와 마잭횽 같던 남자 차례로 떠올렸고 그런데 그 사람들, 아파트 사람들인가 잠깐 궁금했다 말았다. 그렇든 아니든 다시 볼 사람들 아니잖아? 하지만 그렇지 않은가보다. 며칠 후에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할 외부업체 미팅했는데 거기서 같이 랩 주고받던 철을 만남. 훈은 철 보자마자 딱 얼었고 철은 훈 보자마자 그 때 디제이? 하며 반겼다. 훈 선배랑 같이 갔었는데 디제이? 소리에 궁금한 선배에 얼굴 붉히며 아무것도 아니라며 신나며 그 때 일을 입에 담으려는 철 말을 끊으며 급하게 화제 넘겼다. 커다란 철의 눈이 동그래졌다 초승달처럼 휘어졌고 다행히 그 때 일은 대화에 올라오지 않음. 하지만 일적인 부분에서 그런거지, 훈과 둘만 있을 때, 철은 그 때 일을 심심찮게 입에 올리며 훈에게 치근덕댔고 결국엔 둘이 친해져서 연애했다<<<<<분명 개그물을 쓰고 싶었던 건데 왜 이렇게 됐지. 망한듯. 아니 망했어, 이건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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