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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 ah하네요.

[우쿱] 임출육 본문

트윗썰모음

[우쿱] 임출육

다몬드 2018. 11. 17. 12:35

 

임출육이 보고싶은 날.... 우쿱 두 사람 아이 갖기로 결정한 날부터 삼일동안 밤낮으로 함뜨해.. 여름 장마에.. 휴가맞춰서 집에만 있지. 어디 놀러가고 부모님 댁도 갈까 하던 계획은 집돌이와 의지약한 사람이 만나 집에서만 뒹굴뒹굴. 함뜨하다 배고프면 배달음식 시키고 간단히 시리얼해먹구 더우면 샤워하구 샤워하러들어가서 손가락 쭈글쭈글해질때 나오고 히히.. vod 영화 여러개 결제하며 보기.. 눅눅한 여름비 공기에 어두운 방안 불 킬 생각도 않고 더운 숨만 토하다 차서 흐르는 하얀 액 아깝다고 꾹꾹 눌러 막는 장면도 보고싶군 그래..

삼일지나고 비척비척 출근한 월욜에.. 평고보다 기운없고 허리 톡톡하는 슨쳘에게 팔꿈치로 쿡 찌르며 은근하게 다가온 져난이 물어보지

휴가 잘 보냈나봐?

그냥 뭐.. 집에서 놀았어

그냥 집에서 논 꼴이 아닌데?

얼굴이며 목이며 가슴과 허리를 훑는 눈빛에 볼 붉히는 쳐리..

그 눈빛 뭔데에. 아무짓도 안했어! 수상쩍다는 음흉한 저난 눈빛에 혼자 찔려서 빽 질렀다. 지르고나서 머리 감싸고 좌절...

그냐앙 이세나 가질까하구..

쭈뼛쭈뼛 작은 목소리로 고해하는 쳐리에 저난이 깔깔 웃었다

근데 삼일내내 할 필욘 없지 않아?

? ...

정자의 생명력은 이틀동안 유지되는....말 뜻을 뒤늦게 이해하고 aㅏ 멍청한 소리만 뱉다가 둘이 즐거웠으면 됐지. 뭐 안 그러니? 그 말에 얼굴 빨개져서 고개만 끄덕끄덕끄덕했다. 탕비실 너머 반대편 복도를 지나가는 여보야팀장님에 발끝이 꼼지락.

여담으로 즤흔은 이틀째 낮에 알았지만 말하진 않았다. 뭐 굳이 말해야 하나? 뜨끈하게 감아오는 형을 끌어안으며 핸드폰 톡톡 두들기는 음흉한 팀장님이었지. 희고 까맣고 빨간 형은 아직까지도 후니 가슴에 불을 지르니까요(활활) 다만 엘베타다가 에취 기침했네. 뭐야 기분이 이상한데. 그렇게 열정적인 부부에 한 번에 임신된 쳐리. 아침에 인나서 기도하는 자세로 1시간같은 십분을 보내고 심호흡하며 왼쪽 눈을 살포시 떴다. 여러개의 선이 쫘악 퍼졌다가 모아져서 뚜렷하게 두줄. 축하해요 최팀장님. 임신 4주차세요! (짝짝)

산부수첩은 오른손에 왼손은 즤흔이 오른손이랑 꼭 잡고 상기된 채로 내려와서 차안에서 넋놓았다. 두 사람 다 정면만 주시한 채 후니는 핸들잡고. 쳐리는 두 손으로 배를 감싼 채로. 아무말도 없이 침묵만 내려앉은 차 안. 부모님께 전화드려야하지 않을까. 제일 먼저 정신차린 쳐리가 말했고 후니는 부모님 친구 회사 동료까지 싹 다 전화했다. 무뚝뚝한 이팀장님에 흥분가득한,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잘 들어보면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 팔불출끼 보이는 (직장내) 무서운 이팀장님 낯선 모습에 겸사원은 번호확인했다. 이거 스팸 아니지??

아하하하 내가 아빠가 된다니. 아빠라니. 하하하하 보조개 푹 패여서 입꼬리 올린 채로 더 부드럽게 운전하는 후니의 속마음은 백두산 정상에 올라서서 두 손으로 허리를 받치며 음홧홧홧 시원하게 웃는중. 쳐리는 후니 보조개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며 이슬이아빠~ 미리 지은 태명으로 불러봤다. ^~^. 이랬던 얼굴이 >~<. 요로케 됐음

그렇게 임신하고부터 후니랑 슨쳘은 안 읽던 책을 사들며 육아공부. 클래식을 들어줘야한다며 디듀한테 클래식 씨디 빌려서 틀고 쿨쿨 우리 쳐리 잘도 잔다. 밥 먹구 바로 누우면 소화안된다고 가볍게 산책한뒤에 잠시 소파에 쉰다고 누워선 그대로 잠든 슨쳘에 후니는 뒷머리 긁다가 얇은 담요 배위까지 덮어주고 형 머리 살살 넘기며 볼에 뽀뽀했음. 도둑뽀뽀처럼 해놓고 부끄러워 도망가려는 후니 손목 잡고 여기에도 해줘야지- 눈도 못 뜨고 입술내미는 쳐리에 맑은 웃음소리 또르르 거실바닥 구르고. 쪽쪽쪽 뽑뽀 소리만 울렸다

회먹구 싶어서 미치겠는 쳐리,, 입덧은 없어서 다행인데 바다생물 특히 회에 미쳐버려. 날 것을 집어올려 초고추장에 찍어먹구 와사비 푼 간장에 찍어먹구.. 상에 생마늘 넣어서 쌈먹구..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한가득. 안 좋아하는 홍어 냄새도 향긋할 지경에 다다른 쳐리는 티비만 부여잡으며 운다. 왜냐면.. 산부는 날 것 먹으면 안돼. 기생충 감염 있을 수 있어서 피해야하는 음식이야.

훈아 요즘 광어가 제철이래

티비부여잡으며 울먹한 눈으로 쳐다보는 형 보기 힘든 후니는 겨우 고개돌려 외면하면서 앞치마 입으며 저녁차릴 준비한다. 주로 외식하던 부부였다가 임신 후 건강위해 집밥차리는 남편님은 무언으로 오이를 송송 써는중. 오징어회 먹구싶다구! 발 버둥대며 칭얼대는 형에 급하게 쭈꾸미볶음 배달로 시킨다. 형 쭈꾸미로 참아요.. 임산부라서 안맵게 해달라고 강조강조해서 순하게 온 쭈꾸미 호호 불며 눈물방울 단 채 뇸뇸 먹는 쳐리는 미워 짜증나 너 진짜 얄미워 소리하며 밥 두그릇 비우셨음. 그리고 기분 좋아지셔서 티비틀다가 맛집프로그램에 새우게장 나와서.. 새우새우 하며 앓았다. 후니는 먹금. 오늘따라 얄미운 등을 노려보다가 설거지하는 후니 눈 피해 까치발들고 문 쪽으로 살금살금. 어디가요 손잡이 잡자마자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이야! 애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놀라서 움츠러든 쳐리 옆으로 다가와서 등 쓸어주고 손잡아 이끌어서 거실소파에 앉힌다.

..뭐야

조금만 참아요. 마무리하고 새우 사줄게

사과 포크 찍어서 손에 쥐어주며 부엌으로 들어가는 후니에 쳐리는 사과를 아삭아삭 씹어. 당황해서 사과 맛있는 것도 까먹고 쟤가 왜 한숨을 안쉬지; 잔소리해야하는데; 안절부절함. 왜냐면 회 특히 날 것 먹구싶다고 말없이 뛰쳐나간 전력 여러번이구 매번 후니한테 걸려서 새벽에 고등어구이(합의봤다)집 찾아서 고등어 먹구 왔기 때문이다.

말없이 사라지지만 말아줘요

네번째 탈출시도후 엘베앞에서 걸렸을 때 위에서 깨져 아래서 문제일으켜 하루종일 부글부글 엉망이었던 후니가 머리를 헝크리며 한숨을 푸욱 쉬더니 쳐리 손 붙잡고 대게집 갔다. 아니 나는 게장이.... 먹고싶었다고 말못하고 후니기백에 눌려서 대게집에서 대게등딱지 긁어먹는 쳐리. 후니는 앞에서 게 살 발라주고 물 따라주고 시중 들어줘서 더 눈치보였음. 말없이 사라지지 말란 말만 하고 지금까지 반찬 더 줘요? 천천히 먹어요. 껍질 여기 퉤 해요. 소리만 하기 때문. 화내는 후니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화내는 후니보다 말없는 후니가 더 무서운 연애n년차 결혼n년차 예비아빠 4개월차인 슨쳘은 체할지도 몰라,, 하며 라면사리 추가 소심하게 주문하고 후니 눈치보고. 그런 쳐리에 후니는 푸스스 웃음 터져서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진짜 내가 형때문에 살아 소릴 했다. 그게 좀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구 여러감정이 뒤섞인 표정이라서 쳐리는 앞으로 몰래나가지 않을게.. 약속함.. 그리고 (밤에) 몰래 나가지 않고 낮에 후니가 있는 상태서 탈출시도했음. 후니는 그럴 줄 알았다며 매번 잡아서 같이 사러 갔네. 너는 매번 어떻게 내가 나가는 걸 알아? 정말 신기해서 물어봤다. 내가 형을 모를까봐요. 그냥 들리고 보이던데 해서 슨쳘이 가슴이 두근세근했음. 몰라 뭔지 모르겠는데 나 방금 쟤한테 다시 반했어..

둘이 같이 산부인과 가서 아기 심장소리 듣고나서부터 쳐리 배에 귀대는 후니도 보고싶다 심장뛰는 소리에 마주잡은 손에 힘 들어가서 쳐리는 후니 팔 흔들며 이슬이 아빠 울어요? 해서 꾹 참던 후니 눈물 터뜨리시고. 손등으로 눈가 꾹꾹 누르며 참는 후니에 킬킬 울보아빠야- 놀리고. 그러면서 자기도 눈가 촉촉해서 눈 깜박거리며 안 울려고 노력했지. 그렇게 심장소리듣고나서 툭하면 쳐리 배에 귀대는 후니.. 뭐가 들려? 후니 옆머리 살살 손가락으로 쓸며 물어보면 형 꼬르륵 소리,, 해서 야! 코 잡혔음. 너 무거우니 심통나서 밀면 미안해. 아무소리 안 나 달래서 겨우 배에 다시 귀기울이고.

언제 태동하지?

오개월쯤에?

아직 한참 남았네

아쉬워서 아직 마른 슨쳘이 배 손으로 쓸면서 뽑보하는 후니. 쳐리는 간지러워서 몸 움츠리며 웃고. 장난기 돋아서 여기저기 뽑호하다 쳐리한테 얼굴잡혀서 끌려올라와 혀 섞는 두 사람이다.. 참 그리고 후니 심장 박동 영상 찍어서 일하기 조온나 싫고 세상 환멸날 때 영상보며 살자 한다. 결제 받으러 왔다가 기묘한 표정으로 이팀장님과 폰 번갈아보고 나가는 부 사원은 우리 팀장님 벌써 팔불출끼가 보인다며 탕비실에서 떠들다 홋팀장 귀에 들어가서 이 팀장님은

홋 팀장님 한동안 피해다녔네.

회에 미쳐버리는 시기가 지나 빵킬러 되는 시기 온다.. 태동과 겹쳤는데 이슬이가 발을 빵빵 찰수록 왜 그렇게 빵이 먹구 싶을까. 단팥빵 소보루빵 바케트빵 피자빵까지.. 아침일찍 빵나오는 시간에 맞춰 세바퀴 돌아주시고 양손 무겁게 빵 들고 나오는 쳐리 넘나 뿌듯한 얼굴이고. 일하는 틈틈이 자그마한 빵 입안에 쏙 숨겨서 녹여먹고 씹어먹구 공공칠작전 뺨치게 먹는 쳐리. 점심시간엔 밥 안 먹구 빵 먹어서 후니가 쳐리데리고 밥 먹이러 간다.. 날것 외에 음식먹는거 안 말리는 후니지만(먹는 모습 보면 넘나 예쁘고 제가 다 배부른것) 몇주째 한쪽으로만 치우진 식단에 형이랑 이슬이가 넘나 걱정된다. 난 빵 머글래 이미 하나 뜯어서 우걱우걱 먹는 형에 안돼요 정색하며 근처 국밥집 가서 국에 밥 말아주는 후니. 쳐리는 배부른데하며 깍두기 국물 따른다. 빵 섭취로 살이 오른 쳐리의 입속으로 깍두기랑 밥이랑 호로록호로록. 통통한 볼이 오물오물 움직이는 게 귀엽다. 진짜 요즘 왜 이렇게 형이 사랑스럽지. 안 사랑스러운 적 없다지만 후니는 요새 심장이 넘나 아프다. 형과 제 옆에 오물오물 잘 먹을 이슬이 상상하면 벽 뿌셔 ! 지구 뿌셔 ! 우주 뿌셔! 실제는 근엄하게 앉아서 테이블 아래 두 발 동동동 구르기다. 요란한 아래는 모르고 쳐리는 배부르게 배채우고 진짜 생과일로 간 건강쥬스 슨쳘 입에 물려주고 회사 들어감..

배가 어느정도 부르기 시작하면서 조기퇴근하는 쳐리.

빵 적당히 사고 이상한 데 가지말고 차조심 사람조심 집에가서 기다리고 있어요. 저녁내가 할게 뭐 먹고싶어요? 새우볶음밥? 응 해볼게 뭐 ㅋㅋㅋㅋ 나 요리실력 많이 늘었거든요? 잘해줄게 걱정말구 응 정시에 퇴근할거니까 빵먹다 자지마요

후니의 애정어린 잔소리 들으며 서로 부둥부둥 포옹하고 나와서 쳐리는 자기가 생각하는 적당히 빵을 사오고(아침에 산 빵은 다먹었지롱) 신상빵 뜯어서 집까지 걸어간다. 차 끌고 다녔다가 살이 찌면서+건강을 위해 걷지. 임신 당뇨 올 수도 있다그래서 시작한 걷기는 힘들면 중간에 쉬면서 쉬엄쉬엄 걷기때문에 집 도착하면 시간 훌쩍 지나있다. 도착하고 샤워하고 원피스차림으로 산 잠옷입고 거실 탁자에 발 올리며 소파에 앉아서 티비틈. 티비틀면서 부엌에 들러 엄마가 보낸 식혜랑 빵이랑 후니가 꼭 챙겨먹으라며 박스로 사온 방토 담아서 자기 옆에 두고 예능보며 먹지. 깔깔깔 웃으며 들썩거리다 자기도 좋은지 빵빵 발로 차는 이슬에 아이구 우리 이슬이 너도 재밌지? 대화하고. 샤워 후 노곤노곤해서 꾸벅꾸벅 졸다가 잠들지. 일 끝나고 빨리 장 보고 들어온 후니는 분홍색 원피스 잠옷 입고 소파에 푹 기대서 입벌린 채 자는 형에 찰칵 사진 찍었다.

잘 먹는 슨쳘에 같이 먹어서 살 오른 후니도 좋겠군. 작은 체구와 다르게 많이 먹는 타입이었지만 임신하고 식욕이 폭발하는 형 따라 같이 먹다보니 후니도 살이 오르더라. 장기 프로젝트 끝마치고 뺨이 홀쭉해져서 바람에 날라갈 것 같던 내 남편이 지금은 광대가 빤딱하고. 벨트 네칸에 매더니 지금은 세칸이야.

나 요즘 살이 좀 찌지 않았어요?

자기도 느끼는지 묻는 후니에게 지금이 딱 좋아 하며 볼 양손으로 쥐며 조물딱조물딱. 적당히 살 올라서 안는 맛이 좋아서 끌어안고 볼 조물대고 뽀뽀하고 뒤통수 깨물고. 치대고 괴롭히는 빈도 늘어나서 후니는 잠깐 다이어트 결심해따. 형이 좋지만... 스킨십이 싫지않지만.. 형 좀 힘들어요. 하지만 밀어내지 않아. 따뜻한 몸이 배먼저 닿아서 봉긋한 가슴까지 맞닿으면 두 사람이 넘나 사랑스럽다. 제 두 손에 겨우 들어오는 부피감 있는 몸에 따뜻한 냄새가 하루의 피곤을 씻고 행복하게 만들어서 다이어트 결심 반시간만에 포기하고 후니는 쳐리랑 짜장면 비벼먹는다. 그러다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쳐리 식욕이 뚝 떨어져서 안 먹게 됨. 아예 안먹기보다 임신전에 다이어트 잠깐 할 때만큼으로 돌아간거라 잘먹긴 잘먹는데 초중반에 폭발하며 먹던 형이 (후니시선에)깨작깨작 먹어서 후니 충격먹음

형 더 안 먹어요?

몇가락 안들어서 그릇 미는 슨쳘이 고개를 저으며 배불러..하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 임신하면서 이마에 여드름 두개나서 헤어밴드한 슨쳘 얼굴이 피곤에 젖어있으니 후니 마음이 미어져. 어디 아픈건가 걱정되고. 더 먹으라해도 입맛없다며 씻어놓은 방토도 안 먹구. 형이 안 먹는데 자기 혼자 먹기 미안해서 멈췃더니 어떻게 알고 남기지 말구 다 먹어 너라도 먹어야지 해서 숟가락 다시 잡고. 동그란 배 끌어안고 소파로 가서 옆으로 앉아 다리 아파서 낑낑대는 형에 급하게 식탁 치우고 옆에 가서 주물러준다

후나.. 여보야. 다리아파..

아니나다를까. 눈물방울 대롱대롱 매달려서 부른 배에 똑똑 떨어지지. 훈이는 여기가 아파요? 찜질해줄까? 허리도 아프죠? 여기 기대요 응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형 잘못 아니야. 이슬이 잘못도 아니고. 응응 비비지 말구. 눈 빨개져 다리 주물러주며 사근사근 달래주고 눈물 닦아주면서 따뜻한 물 담아와서 마시게하고. 후반 접어들면서 휴직내고 집에 있게되면서 쳐리 우울증이 와서.. 자그마한 일에 울고 짜증내고. 처음에 당황했고 화가 났고 울컥 치밀어 오르기도했는데. 새벽에 등돌린 채 훌쩍훌쩍 울면서 내가 싫으면 싫다고 말해줘.. 그 소리에 등 뒤에서 형 꼭 끌어안으며 토닥토닥 달래주었지.

나는 형이 있어야해요 알잖아. 내가 얼마나 형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내가 나빴어요. 미안해요. 더 잘할게. 서운한 일 있으면 참지 말고 얘기해요. 삐졌으면 삐졌다 티 내고. 나는 형이 나에게 다 보여줬으면 좋겠어.

똥 싸는 모습도 사랑할 수 있어?

아 형..!

다 사랑할 수 있다며!

그럼 형은 내가 똥싸는 모습 사랑해?

..그건 좀..

! 본인도 싫잖아!

..그건 그렇다. 미안

젖은 눈으로 히히 웃는 얼굴이 예뻐서 손으로 젖은 머리 넘겨주고 입술에 짠 뽑뽀하고 사랑한다고 백번 말하고 꼭 끌어안고 잠든다

임산부 체험하는 후니도 좋겠다. 휴직계내고 집에 있던 쳐리, 저난이가 보낸 사진에 빵 터져서 핳하핳하핳 바닥 굴렀어. 이게 뭐야 ㅋㅋㅋㅋ 숨도 못 쉬고 웃기만 하다가 급하게 옷 챙겨입고 바깥 나갈 준비하지. 날 추워지면서 감기 걸린다고 후니가 사준 목도리 두르고 택시 타서 00물산이요- 익숙한 회사건물이 가까워질수록 올라간 입꼬리 내려올 생각없고. 룰룰랄ㄹ라 콧노래도 나오네.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봐요? 택시기사분에 네, 울 귀여운 남편 보러 가거든요^~^ 배 끌어안으며 히히히. 도착해선 익숙한 직원들과 눈 인사하고 사원증 찍어 통과한뒤에 엘베 눌렀다 일층 도착하고 문 열리면서 보인 건 쳐리 밑에서 일하는 챠니사원에 배... 하하하하하핳 너도 이거하냐? 생각못한 인물에 놀라 급하게 허리숙여 인사하다가 배밑에 계란을 깨뜨린 챠니 헉 그자리에서 굳고. 아이고 계란 흐른다 가방에서 휴지꺼내서 닦아주는 쳐리.

이 팀장님 보러 오셨어요?

!

발랄한 대답에 챠니는 제 머리가 다 아파오지. 오늘 아침에 임산부체험이라며 정직원 모두 참여하게 됐어. 챠니부터 김사장님까지. 모두 무거운 배 끌어안으며 일하는 중. 쳐리는 져난이가 보낸 후니 사진에 빵 터졌고 직접 봐야겠다며 회사까지 달려오셨어 눈 반짝이는 최팀장님에 챠니는 그럼 일 보세요.. 말리지 못하고 배웅했고. 사무실에 다다르면서 어멋 팀장님! 오랜만이에요! 몇개월이에여? 곧 출산일이네요 배가 동그란 게 딱 딸이네 딸. 몇몇 직원들과 인사하면서 훈 팀장님 찾으셨다.

훈 팀장님..

나 없다 해

멀리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하얗게 질려서 숨은 이 팀장님은 이 팀장님 여기서 뭐하세요? 훈 전용 안테나 켠 여보야한테 딱 걸렸다

어머어머 훈 팀장님 임하셨나봐요- 몇 개월이에요?

아 형...최 팀장님 제발...

배가 동그란 게 딸이네 딸. 이 팀장님 딸 좋아하시죠?

그만해요..

이 팀장님 닮아서 아이가 예쁘겠다

.... 상황극 들어가서 자기역할에 흠뻑 빠진 쳐리에 이마짚. 오늘 아침 체험복 입으면서 쎄했던 뒤가 이것때문이었는지도.

애 아빠는 누구애요? 김 대리? 이 사원? 설마....?

손으로 입틀어막으며 놀라는 얼굴에 내가 형 말고 누가 있어요.. 그랬더니 쳐리가 꺄르르 웃으며 씨는 내가 받았는데 왜 네가 임신이야. 넘치도록 가득 다 내 배에 찼는데 말이지 해서 후니 얼굴 불이야 불났다. 커피타러 온 부는 들으면 안 될 것 듣고 얼굴썩어서 나가구. 쳐리는 손으로 얼굴 가리며 허리 숙인 후니옆에 찰싹 붙어서 창피해? 부끄러워서 숨는거야? 얼굴 보여죠- 놀리기 바쁘다 기어코 쳐리에게 두 팔 잡혀서 불탄 얼굴 보여주고 코코아는 달아서 싫고 커피는 안 되고 무난한 유자차 타서 형 손에 쥐어줬음. 그리고 형 두 다리 제 허벅지에 올려서 주무른다

오는데 안 힘들었어요?

택시타고 왔지

다리 안 저려요?

쪼금. 야 여기 유자차 맛있다. 어디서 난거야?

부가 고향에서 가져온거래요. 맛있으니 다같이 먹자고 둔거야. 왜요. 더 먹고싶어요?

집에서 먹을래. 남아있는 거 있어?

하나 있긴한데. 몰래 가져와

부한테 물어보고 가져갈게요

안된다해도 팀장의 권한으로 뺏어와 알겠지?

ㅋㅋㅋㅋㅋ알았어요

너는 안 힘들어?

나요? 아 나는 벗으면 끝나잖아

그래두 무겁고 어깨아플텐데..

형보다 더 하려구 몸 돌려봐요

두 다리 조심히 바닥에 내려주고 등 보이는 쳐리 어깨랑 목을 주물러줌. 출산시기가 다가오면서 근육통이 발생하고 자다가 끙끙 앓으며 깨는 형에 후니는 이제 눈 감고도 마사지 할 정도고. 특히 남들보다 발달된 슨쳘이 가슴이 더 풍만해지면서 뭉침도 자주 생겨서 겨드랑이 밑으로 손넣어서 옆쪽을 둥글게 눌러줌. 따뜻하고 익숙한 손길에 여기가 회사인 걸 잊고 쳐리 꾸벅꾸벅 졸뻔했다

퇴근 같이 할래요?

응 나 밑에 카페에 디듀랑 있을게

알았어요. 일 끝나고 곧바로 내려갈테니까 말없이 사라지지말고 거기 있어요

쳐리 가방 오른손에 들고 왼손으로 받쳐서 일으켜주는 후니. 그런 후니에 부른 배 안아 일어나서 천천히 걸어간다. 서로 딱 붙어서 그러니 부른 배끼리 움직일때마다 부딪히고 쳐리는 되게 이상해 후니의 체험복 배를 꾹 누르며 낄낄대고. 후니도 웃겨서 킬킬 웃으며 카페까지 무사히 에스코트한다

슨쳘의 식욕은 바다생물 특히 회>>과일 스쳐지나갔다가>고기 **절대 채소는 안왔음** 유일하게 온 게 고추. 매운 음식 못 먹는 슨쳘인데 임신하면서 속이 이유없이 니글거리니까 매콤한 게 땡겨. 그중에 탱탱한 고추를 쌈장에 큼지막하게 찍어서 한입에 먹고싶네. 그래서 후니한테 훈아. 나 고추가 먹고싶어훈이는 아주 잠깐 심하게 고민했음 이게 무슨 고추지... 평소에 훈이라면 채소의 고추인 줄 알았겠으나 최근에 슨쳘이가 후니한테 한 행동때문에 훈이는 뭐라고 보내야할지 머리에 열 올라서 일시정지됐음. 그니까 슨쳘이가 무슨 짓을 했냐면-

임신으로 관계를 못 가지니까 슨쳘이 몸이 근질근질.. 함뜨에서 후니는 수동적이고 쳐리는 적극적인(그러면서 엄청 부끄러워한다는 점) . 지구는 넓고 인구는 많더라. 한 사람의 경험을 들으면 쳐리는 호기심이 일어서 가만 있을 수가 없더라. 해보자. 괜찮아. 난 준비되어 있어.

반짝반짝한 눈으로 침대에서 유후 손으로 까딱까딱 부르는 슨쳘에 훈이는 기지개를 쭉 피고 좌로 우로 허리운동한뒤에 으쌰 침대위로 올라가. 후니가 수동적인 이유가 부끄럽기도 하고 쳐리가 적극적으로 하니까 자기는 적당히 따르면 되구.. 하지만 거절은 없다. 말했잖아. 아직도 훈이에게 슨쳘은 가슴에 불 지르는 상대(퐈이야) 그래서 지금껏 큰 불만없이 잘 지내왔는데 임신에 딱 막혀버려. 임신 중반에 관계맺으셔도 돼요 의사분에 이것저것 했던 날들이 추억이 된 지금에.. 쳐리는 후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싶은거다. 침대 옆 탁자서랍장 맨 밑에 고이 잠든 밤친구들과 신상이라고 사들인 형광과 돌기형 등등이... 꺼내서 쓰다듬어보고. 적당히 하면.. 너무 심하게만 하지 않으면 되지않을까 후니한테 물어보기도 했는데 딱 잘라서 안돼요 해서 못했고. 잉잉 슬퍼요.. 울던 쳐리는 막달 다가오니까 몸이 너무 힘들어서 자동으로 성욕이 뚝 떨어졌다. 거기서 터진 문제. 문제라기보단 슨쳘의 개구진 장난이랄까. [나 때문에 많이 힘든 여보를 위해 준비한 내 선물이야] 퇴근하고 들어온 후니는 책상에 반짝이포장지로 네모반듯하게 포장된 상자에 쉽게 건들지 못하고. 이 형이 또 무슨 장난을.. 두렵네. 안뜯으면 안될까. 솔직하게 그러고싶은데 진짜 안 뜯으면 삐져서... 마음의 준비하고 상자를 열었고. 익숙한 제목과...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와.. 한장 한 장 넘길수록 대담해지는... 들어가서 한참 조용하던 방안에 티비보는 척 귀를 쫑긋하던 쳐리는 거칠게 문을 열고 분리수거함에 던져버리는 후니에 핳ㅎ하핳핳. 쳐리는 보지 않고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는 후니에 쳐리는 에구에구 힘들다 일어나서 후니가 버린 책을 꺼낸다. 그리고 후니방앞에 서서 똑똑

안돼요

나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데

그거 안 가질거에요. 버려요

아아-나 이거 힘들게 만들었는데 후나-

문고리 잡고 잉잉 매달려도 돌아오는 답 없고. 치 삐져서 문고리에 기대며 자기가 자르고 붙인 작품을 훑어본다 일부러 나랑 비슷한 모델걸로 사서 만든건데. 손재주 없는 내가 만든 것 치고 괜찮고 그림도 좋아서 오호 감탄하는 쳐리. 갑자기 문이 열리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후니가 쳐리에게서 책을 뺏고 분리수거함에 던져서 입구까지 막아.

하지 말라면 말아요 임산부가 남사스럽게 성인잡지에 자기얼굴을 잘라 붙이고 무슨 짓이야. 징그럽게 나를 위해서라니. 내가 이런걸로 어? , 하면 그게 사람이야 짐승이지

혼잣말에 왜에- 내 굿아이디어였는대. 일부러 탱탱했던 시절에 사진으로 엄별해서 붙인거야

제발 형...이슬이가 봐요 나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니 저거 하지 마

마른세수하며 한숨 쉬는 남편에 흐음 속으로 딴생각하며 쳐리는 고개를 끄덕끄덕. 쳐리가 다시 못꺼내게 입구를 둘둘 돌여 묶고 문밖 보관함에 두면서 사건은 일단락됐고. 밥먹으면서 후니는 물었어 도대체 저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와? 티비에서 옛날 미드를 하는데 거기서 부인이 자기한테만 못 세우는 밝기부점 남편때문에 남편애용하는 잡지에 자기사진 붙이더라구 그래서 했지. 아니 너는 그남편하고 달리 쌩쌩하지 아침마다 네 걸 보며 내가 얼마나 침을 삼.. 응 아니 나는 나때문에 너도 강제금욕중이니까 미안하구 걱정되구 그래서 한 거야 놀릴려고가 아니구? 그것도 쫌 히히

하자구 하자구 손으로든 입으로든 하자구 해도 안해줘서 심통난 맘에 쳐리는 이런 장난을 시작했구 이정도까진 아니어도 이런 장난을 자주 쳤던 쳐리라(ex 근무중에 어른장난감 사진 보내서 후니 기겁하며 모니터 끄고 주변둘러보기) 후니는 그냥 머리만 아플 뿐. 경악해서 바로 버렸지만 몇몇 장면은 깊이 새겨져서.. 후니는 좀...좀 불편했다 그리고 그때부터일까. 밤중에 몰래 화장실가는 일이 많아진 건. 나도 모르고 달님도 몰라-

출산일이 다가오고.. 아이 낳기 무서워지는 쳐리. 카페글에서 임신후 산부가 겪을 일을 상세히 쓴 글을 읽고나서 부른 제 배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안 낳으면 안되겠지 중얼거리고.. 2세 갖자 결심했을 때 모두 각오했지만 그 때와 지금의 기분이 같냐하면.. 출산 열개월 남았을 때랑 이슬이가 일찍 나오고 싶다고 움직이면 곧바로 병원가야하는 지금이랑 몸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고. 싫다라는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고 무서움? 울 부모님은 나를 어떻게 낳으셨지? 새삼 부모님이 대단하셔서 전화하고 훌쩍훌쩍 손바닥으로 눈가 꾹 찍어누르기도 하고. 이슬아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 한번에 훅 나와야 해 배 쓰다듬으며 소곤소곤 이야기도 하지. 그래도 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니까. 겁많지만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묵묵히 해내는 성격이라서 쳐리는 오늘도 원활한 출산을 위해 요가를... 요가하니까 옷 맞춰입어서 색색의 슨쳘이 거실에 요가매트 깔고 요가하면 참 귀엽겠다

진통오면 바로 병원갈 수 있게 현관문앞에 큰 가방 싸서 두고. 임신할 때 분만 받는 병원으로 알아봐서 다녔기 때문에 됐고. 진통오면 씻고 가는 게 좋다는 부모님 말씀 들으며 얼마 안남은 출산일 엑스자 그리며 기다리겠지. 그런데 복병이 있어. 후니가 회사일로 바쁘다ㅜ 아니 보통은 그거 감안해서 큰 프로젝트에 빼주거나 일찍 퇴근시켜주는데 후니는 꼼짝없이 잡혀서 못 빠져나와. 특별히 회장님께서 콕! 찝어 후니를 지정하셔서 부장이 미안하다네. 2주안에.. 끝낼게요 다행히 막바지라 조금만 더하면 된대. 잠못자고 못 먹어서 살이 쏙 들어간 흰 얼굴에 쳐리는 고개만 끄덕끄덕. 무리하지 말고 밥 꼭 챙겨먹고 너만 일하지 말고 좀 일 나누고 그래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형 혼자 있게 하지 않을테니까 두손 꼭 잡으며 다짐하듯 내뱉는 말에 손에 힘주어 맞잡기만... 나너 없이 자는 침대가 외로워. 혼자 있는데 이슬이가 나온다할까봐 겁나고. 너 못보고 이슬이가 먼저 나오면 어떡하지. 나 혼자 이슬이를 반길 때 울어버릴까봐...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무거운 짐을 진 훈에게 더이상 실어주고 싶지 않아서. 무뚝뚝해 보여도 속깊고 다정한 너는 내가 걱정돼서 일을 놓고 내 곁만 지킬 것 같아서. 쳐리는 강해져야 할 때 강해지는 사람이었구. 괜찮단 말도 걱정만 늘리니까 그저 웃는 얼굴로 후니를 보내주지.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있게 된 쳐리 있다.. 몸 무거워지면서 집안일 못하는 쳐리 대신 후니가 도맡아했는데 설거지 그릇은 이만큼.. 냉장고 음식은 칸칸별로 빼곡히.. 잠잘 시간도 없는 애가 조금이라도 슨쳘이 위해서 고생한 게 보여서 밥 한그릇 비우고 후니한테 인증샷 보내기. 이렇게 해야지 후니가 편할테니까. 그러다 설거지도 한 번 할까싶어 고무장갑 꼈고 배부분만 다 젖어서 낄낄낄 웃겨 후니한테 찍어 보내따. 답장이 없고 1도 사라지지 않지만 나중에라도 보겠지 귤 다섯개 가져와서 티비보며 귤 까먹고 향 나라고 귤껍질 테이블에 던져놓고 고롱고롱 귤냄새 맡으며 졸기.. 수면양말 극세사 수면잠옷 입고 귤 까먹어서 노란 손톱 열개가 풍만한 배 끌어안으며 노곤노곤 녹아있으니 마시멜로우가 인간화 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련지...

아홉시 되면 흘러나오는 국민방송 음악에 엥? 침 삼키며 눈 비비는 쳐리. 잠 덜 깨서 눈 반쯤 뜬 채 비실비실 일어나서 침실로 가려다... 이는 닦고 자야지 싶어 이만 닦고 자는 사람. 머리는 한 이틀 안감았지만 머 어때. 닦는건지 대기만 하는건지 모를 칫솔질 끝마치고 간접등 킨 침실에 지척비척 들어가 뒤로 눕다가 배때문에 눌려서 으으윽 괴로워하며 옆으로 누워자지. 조심히 매트리스에 배 닿게하고 잘자 아가야 동글게 문지르며 이불 머리위까지 덮고 쿨쿨.. 거실 테이블 위에 혼자 있는 폰은 반짝 잘자요 잠시 숨 돌린 틈에 하고싶은 말 대신 잘 자라 인사하는 후니답장이 반짝해따

오늘도 야근. 철야. 끊이지 않고 터지는 문제점들. 깐깐한 회장성격에 퇴근은 할 수 있을까. 잠에 취한 얼굴만 본지 열흘 넘은 후니는 쳐리부족상태로 골골대는데... 밥못먹어서 더 기운 없는 상태서 집중력 흩어지려 할 때마다 후니를 구원해주는 건 쳐리가 찍어보내는 사진들. 볼 부풀리며 입술 쭉 내민 셀카와 빈 밥그릇과 젖은 배 등등이.. 웃기고 귀여운 것들인데 왠지 눈물날 것 같아서 눈에 힘 바짝 주며 사진만 보다가 답장도 못하고 다시 일 들어가기 부지부수..사진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땐 형 목소리라도 듣고싶어 전화기 들었다 내려놓기도 많았다 형이 잘 시간이라서 출산 때 형 혼자 있게 하지 않겠다고. 혼자서 출산하고 우울했다는 얘길 여러번 들었고. 쳐리 성격에 티 안내고 혼자 참다가 속으로 곯을 성격이라서. 무엇보다 후니 성격에 제 사람 혼자 두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더 밤샘하기도 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어 형과 함께 하려구.

하지만 내 뜻대로 되는 게 세상일인가 극심한 통증에 번쩍 눈 뜬 쳐리. 온 몸이 땀에 푹 젖어서 숨은 헐떡이고 있어. 쥐어짜는 배 통증에 앓는 소리도 못 내고 배만 끌어안다가 폰...핸드폰... 침대에 내려와 거실까지 기어가듯 몸 끌어서 갔구. 거실 도착할 때쯤엔 얼굴이 눈물과 땀으로 온통 젖어서 자기가 울고있다는 거 뒤늦게 알았음. 폰 집자마자 단축키 1번 누르고 아윽... 바닥에 이마박는 쳐리. 통증에 입술깨물며 참는데 통화연결음은 끊기지 않아. 후나아.. 두 번 세번 네 번에도 그리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서 쳘은 눈물만 뚝뚝. 핸드폰 꽉 쥔 손은 피도 안통하게 하얗게 질려. 고민할 새 없이 단축키 2번 눌렀고.

어 형 무스ㄴ

아기...나와

두 마디만 뱉고 전화기 꺼졌다

형 응 ...아기가 나온대

전화받은 밍은 얼떨떨한 상태로 폰을 천천히 내리며 깜박이는 수신자 이름 멍하니 보고.

아기? 슨쳘이 형 아기...헉 집!!

번쩍 정신차린 밍이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 키 들고 나온다 과자 집어먹던 언은 무슨 일인지 모르고 눈만 껌벅껌벅. 형 빨리 옷 입고 나와!! 슨쳘이 형 집에 가야돼!! 밍의 재촉에 뒤늦게 깨닫고 허둥지둥 입은 그채로 폰하고 지갑들어 밍 따라 나간다

슨쳘의 단축키 2번은... 혹시나 호옥시나 훈이가 없을 때를 대비해 훈의 과후배 밍이랑 철 동아리 후배였던 언에게 긴급할 때 연락하기 위해서 저장한 것으로 쳐리네랑 가깝고 집 비번 알려줘도 무난하며 무엇보다 차가 있는 인물로 밍이 젤 적합했기에 부탁했고 밍은 흔쾌히 수락. 쳘이 휴직 내고 집에 있을 때 간간히 주전주리 들고와서 수다떨어준 좋은 동생이었고 이슬이 태동에 가슴 설레서 플필에 이슬아 사랑해올려서 많은 이들에게 오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쨋든 미리 그런 언질을 들었던 밍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아기 나와 두마디만 하고 끊긴 전화에 급하게 차를 몰았고. 미리 들은 비번눌러서 들어간 거실엔 배 끌어안으며 끙끙 앓고 있는 쳐리를 발견했다. 자기들 온지도 모르고 소리도 못 내고 우는 쳘에 밍 놀라서 형 형 우리왔어요 많이 아파요? 정신차려요 허둥지둥대다 언이랑 같이 슨쳘이 받쳐서 차 겨우 태우고. 한 걸음 내걷기도 어렵고 몸도 무갑고 애 어떻게 될까 오분거리 십분에 내려온 밍 땀범벅돼서 내비킨다

00병원 맞죠?

쳐리는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 병원주소 뜨고 안내 하면서 밍 바로 핸들 돌려 언은 그 옆에서 계속 훈한테 전화하지

형 전화 안 받아?

안 받는데

슨쳐리 형 애 나올 것 같은데. 형 없이 혼자 낳을 수 없잖아

일단 문자도 보내고 있는데 큰일이다

아악..!

다시 강하게 오는 진통에 쳐리 소리 커지고. 밍은 정신놓지 않으려 핸들 꽉 잡는다. 그리고 그 시간 훈은 홋이랑 너덜너덜한 채 회사로 복귀 중. 근무 중 협력업체 쪽에서 문제를 일으켜 급하게 홋이랑 파견나가서 수습한다고 동분서주하느냐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정신없이 나가서 폰도 두고가 맘은 불안하지. 아직 예정일 좀 남았지만 일이라는 게 갑자기 터지는 거니까. 기분도 이상해서. 밥 먹고 들어가자는 홋에게 회사에서 먹겠다며 급하게 걷는데 약간 뒤에서 걷던 홋 폰이 울린다

어 우리 뿌. 왠일로 나에게 전화. 응 훈이? 응 내 옆에 있는데 왜. 무슨 일인데

자기 팀인 부가 홋에게 전화해서 훈을 찾아. 훈 갑자기 뒤통수가 넘 쎄하고. 복도를 뛰듯 걸어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자 최팀장님이..! 전화기에 대고 큰 소리내는 부랑 눈 마주쳤다 이 팀장님 최 팀장님이..! 자기 자리로 가는 후니. 분명 여기다 뒀는데 안 보여. 짜증이 밀려와서 뒷머리 헤집는 훈에게 겸이 다가와 후니 폰 내민다

밥 먹고 들어왔는데 전화가 너무 와서 제가 받았어요 최팀장님 진통와서 병원가셨대요 근데 수술 받을 수도 있다고...

뺏듯 겸 손에서 폰 낚아채고 마구 달린다. 마침 문 열던 홋 어깨를 치고 휘청이는 몸 벽짚어 겨우 중심잡고 앞만 보고 나가. 야구한다고 뛰던 학생시절 때 말구 이렇게까지 뛰어본 적 없었을거야. 중상층에서 지하 3층 주차장까지 어떻게 왔는지. 평일에도 꽉 막히는 도로를 어떻게 뚫고 왔고. 핸들을 얼마나 내리쳤는지. 겨우 도착한 병원 입구에서 고갤 내밀며 초조해하던 밍이 훈을 본 순간 벌린 입술이 꾹 다물어졌고 2층이에요 손으로 알려주기만 했다

..형은...

아직

하앋......술은..

형이 극구 거부해서 아직

후니 입구앞에서 무너져. 폐가 터질 것 같이 숨이 턱턱 막히고 뭐라고 말하고 싶은데 숨을 토하기도 바빠서. 뜨거운 눈가를 누르고. 그깟 일이 뭐라고. 직장이 뭐라고. 그만둔다고 당장 굶어죽지도 않는데. 빨리 끝마친다고 욕심내느냐 형 혼자둬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자책해. 얼굴을 가린 손등과 손날이 새빨개서 무너진 후니 등이 안쓰러 언은 훈이 등을 투박하게 쓸어주기만. 어느새 도착한 밍이 앉아서 기다리자고 훈 잡아일으켜도 힘없이 주저앉으니. 슨쳘이 형 전에 훈 형이 먼저 쓰러지지 않을까 싶을때쯤 아악!! 새어나오는 비명에 후니 벌떡 일어나서 분만실 입구에 바짝 붙는다 불투명한 입구에 어스름한 그림자만 왔다갔다 뭐라뭐라 하는데 불분명한 음성만 들려서. 간간이 들리는 슨쳘이 비명에 후니 어쩔줄 몰라 내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제가 도울 게 없지만 혼자 고생하는 형 옆에라도 있으면 좀 낫지않을까 싶어서.. 마침 문이 열리고 간호사 한 분이 나와서 훈이 붙잡고 물었다 저 들어가도 될까요? 남편이에요 간호사가 말하기도 전에 문 안에서 우렁찬 소리가 터진다 절대 못 들어와!!!!!! 산부가 안된다시네요. 죄송합니다 인사하고 사라지는 간호사. 굳어버린 남편. 웃겨죽는 밍과 언. 소리 죽여 웃는데도 웃음소리가 새어나와서 훈에게 눈초리 당하고. 밍 안웃으려 노력하면서도 피식피식 새어나와서 주그려 해 왜내면 병원 가는 내내 슨쳘이 아파서 정신놓은 채로 후니 씹었다 절대 가만 안둔다고 중요한 때 전화 안 받은 죄 날 혼자 두게 한 죄 평생 고생 안 시킨다더니 출산 혼자 하게 된 죄 다 치를 거라고 씹고 뜯고 맛보고. 진통이란 게 사실 계속 오는 게 아니고 많이 아팠다 조금 아팠다 마아아아아아니 아팠다 이렇게 와서 쳐리 생각하는 대로 뱉으며 통증 잊으려 노력했구. 그래서 병원도착해 분만실 들어가면서 후니 못들어오게 하라고 언이랑 밍에게 신신당부해따. 그래서 훈은 응애응애 애기 울음소리들릴 때까지 문앞에서 서성서성... 언젠가 아이낳으면 같이 있자고 머리카락 다 벗겨도 좋다고 했고 머리카락 안잡아챌테니 손이라도 꽉 잡아달라고 했던 약속은 추억속으로..제가 죄인은 맞아서 말도 못하고 분만실 문을 긁는 슬픈 예비아빠. 잘한다고 잘했는데 임신 때 섭섭한 게 많았는지. 울면서 소리지르면서 지 잘못도 후니잘못이라고 덤탱이 씌워 남편 욕하는 산부. 훈은 좀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운한데 형이 안 들여보내줘서 답답하기만. 언이랑 밍은 웃음참기 힘들어서 아예 복도에서 사라졌다 혼자서 제 험담(?) 들으며 기다리는 기분이란... 응애응애 애기소리 안 들렸으면 후니 삐질 뻔 해따. 우렁찬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얼음된 후니는 간호사 부름에 정신놓은 채 들어가서 소독용 가운 입었고. 들어간 분만실에서 탯줄 자르시라며 쥐어준 가위 싹둑 자르고 손가락 발가락 다섯개 눈코입 다 확인하고 아들이네요 소리에 왈칵

,미안해요..

서운한 거 속상한 거 삐질뻔했던 거 다 푸스스 무너지고 미안함이 가득 차서 이슬이 품에 안아 환히 웃는 슨쳘이 옆에서 손잡고 엉엉 우는 후니다 이슬아 네 아빠 운다. 에에 울보아빠네 놀리는 얼굴이 땀과 눈물에 젖어 푸석하고 수염도 돋아서 엉망인데 후니 눈엔 아름답기만 해.

미안하면 앞으로 더 잘 해

손 뻗어 고개 숙여 우는 후니 앞머리 헝크리며 철은 씩씩하게 웃는다

울 남편 여보야. 이슬이 아빠. 아빠 된 거 축하해

지옥의 육.. 예쁜 이슬이 태어나고 쳐리 조리1에 들어간다. 몸 상태 안 좋지. 아이를 낳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고.. 수술까지 갈 뻔 했으니..몸조림하는 내내 아이고 아이고 죽는 소리 낸다.. 후니 의자에 가만 앉아있을 수 없겠지. 컵에 물 따라서 갖다주고.. 땀 닦아주고.. 미역국 먹여주고.. 패드 갈아야해서 화장실 간다 그러면 쳐리가 바로 쓸 수 있게 다 준비하고 부축해줄 것.. 조리원꺼는 너무 습하고 답답해서 못 쓰겠다고, 출산 준비 때 산 패드 다 써서 또 사러 가는 후니.. 어느 게 더 좋은지 몰라서 고민하다 똑같은 거 사오지.. 쳐리는 우리가 산 게 나아~ 했지만 여린 살갗에 몇시간 닿아야 하는 곳이니 후니 고민많을테다.. 하지만 알 수가 있나. 판매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직원이 와서 뭐가 필요하세요~? 물어보자 아니, 아니에요 패드 하나 챙기고 후다닥 도망가는 부끄럼쟁이 남편님... 사왔어요 검은 비닐봉지에 쳐리가 먹고싶다고~ 노래 부르던 빵대신 두유 1,2개가 패드랑 같이 담겨있고. 쳐리는 시무룩.

...

나중에, 나중에 사줄게요

.. 귤도 넘 쪼금이구

미안해요

모유때문에 귤 많이 먹으면 안 돼. 밀가루도 위험해서 후니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두유산거다. 것도 따뜻하게 데운 두유. 두유뚜껑 따서 빨대 꽂고 입에 물려주면 쳐리 힝 슬픈 눈으로 두유 쭉쭉 빨아먹는다

귤 까줄까요?

..

조물조물 주무른뒤에 꽃처럼 껍질까는 후니. 하나 까서 쳐리 입에 넣어주면 쳐리 뇸뇸 먹으며 살 맛 난다는 얼굴로 바뀐다. 맛있다아.. 몸 회복을 위해 미역국 지겹게 먹구 호박죽도 먹구 닭고기도 먹구.. 맛없는 음식들이 아닌데 상큼한 게 먹고싶다.. 새콤달콤.. 귤이라던가 딸기라던가 안되면 새콤달콤도 조아.. 그런데 못 먹게 한다. 쳐리 모유한다하니까 먹으면 안 된대. 유선이 어쩌구, 이가 어쩌구 하는데 어쨌든 안좋은거라구.. 그래서 못 먹었구 오늘 귤 2개 후니랑 나눠먹으며 잠깐 천국 갔다왔어. 아까운 귤 후니랑 나눠먹는게 싫지만 다 쳐리 본인을 위해서 그렇다는 걸 아니 화는 못 내고 그냥 짜증 조금 냈다 너도 가슴이 있는데 왜 나만 젖을 먹여야해? 오늘은 네가 쏠이 젖먹여! 후니 좀 곤란해진다. 의지로 되는 부분이 아니라서... 젖몸살 와서 죽겠다는 형 보면 물리고 싶지.. 싶은데 안되는 걸 어째.. 그저 가슴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게 후니의 최선이다 쳐리도 그걸 모르진 않아서... 살살해달라고 후니 손목 잡으며 끙끙 앓으면서 후니한테 더 칭얼댈뿐...

난 아이낳으면 편할 줄 알았다? 그런데 더 힘들어

후니 가슴에 기대며 한탄쏟구. 후니는 땀에 젖은 쳐리 머리카락 살살 쓰다듬으며 쳐리를 안아준다 그러면 쳐리가 임신을 후회하느냐, 아이를 싫어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야 수유시간돼서 앞가슴 단추 풀어서 가슴 노출하구 쏠이 먹기 쉽게 품에 고쳐안아서 젖 먹일 때, 쏠을 쳐다보는 쳐리 표정이 부드럽지. 뽀얗고 예쁜 아가가 쪽쪽 젖빨아먹으며 쳐리랑 마주보는 동공이 까맣고 반짝반짝. 쳐리 맞은편에서 쏠 내려다보는 후니에 눈동자 도로록 굴려서 쳐다보는 게 너무 귀여워. 누구 닮아서 이리 예쁜지. 빠는 힘이 너무 강해 젖이 짤릴 것 같아 괴롭지만 젖 먹이고 나서 소화시키려 등 두드길 때 트름 소리가 간지럽기만 해 후니를 닮아서인지 보채지 않고 잘 울지 않는 순한 아기는 배 채우고 나서 고롱고롱 잠든다. 포에 감싼 작은 아기 고롱고롱. 잠자는 소리가 구슬이 데록데록 굴러가는 소리처럼 아름다워서 쏠이 쳐다보는 쳐리 눈은 따듯하고. 후니는 회사 가기 싫다

형 나 회사 그만두면..

죽는다 쏠까지 이제 입이 세갠데 너 그만두면 어떻게 먹고 살라고?

그건 그렇지.

쳐리나 후니나 둘 다 능력 좋아서 그 나이대 치고 높은 직급에 있고. 월급도 세서 먹고살기 좋지. 쳐리랑 후니가 2세 결심한 이유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두는 건 안 되네. 아이는 곧 돈이다 몰라? 방금까지 괜찮았는데 잠깐 사이에 열나고 탈나고 심장 떨어지게 만드는 게 아이인데.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돈은 계속 벌어야한다는 게 쳐리의 주장이고. 후니는 안다. 아는데.. 미안했다. 쳐리 진통와서 출산한 날.. 전화 못 받아서 같이 못 있었던 거.. 무섭고 혼자있게 한 거.. 미안하고 미안해서 옆에서 다 갚고 싶다. 당장 지금만해도 회사에 출근하는 동안 혼자 쏠 돌보고 있어야할 쳐리가.. 몸 회복하기도 힘든데 아이까지 봐야하는 게 정말 힘들지. 출산 후 몸관리 잘 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 많이 들어서 후니는 더 걱정이야. 쳐리는 본인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성격이라서.. 쏠 돌보느냐 자기 몸 회복에 소홀할 사람이라서. 자기가 옆에 있을 땐 괜찮은데 출근할 땐 모르잖아. 잘 지냈다고, 조리원 사람들하고 친해져서 이것저것 정보 공유하고 수다떨고 논다며 걱정말라하지만 수건에 물 묻혀서 짜려고 하는 형에 기겁하며 후니 형 화장실에서 내쫓는다

나중에 뼈 시리면 어쩌려구 그래요. 제발 나한테 해달라고 말해요

찬물에서 따뜻한 물로 꼭지 틀어서 수건 적신뒤에 꾹 짜서 쳐리 몸 닦아준다. 쳐리는 힘없이 앉아서 입술만 쭉 내밀구 있다. 삐졌다. 자기 잘못은 알아서 말 안할 뿐. 후니는 쳐리 표정 살피며 닦아주다가 입술에 뽑호해줬다

나 머리 감겨줘

응 해줄게요

지난번처럼 눈에 샴푸 들어가면 네 눈 찔러버릴거야

알았어요 조심할게

다행히 이번엔 깔끔하게 머리 감겨주고 개운한 상태로 드라이기로 말려주는 후니 손길에 쳐리 꾸벅꾸벅 졸았다

2주만 있으면 된다는 쳐리를 설득해서 한 달 채우고 조리원에서 나온 우쿱. 우리가 가서 도와주겠다는 부모님들께 오시지 않으셔도 된다 말씀드리고(오면 우리가 더 불편해요)후니가 끌고 온 차에 쏠 안아서 올라타며 쳐리 한달만에 보는 바깥에 눈 바쁘다.

하늘 파란거봐...

거친 바깥공기에 쏠을 감싼 포대기 더 꽁꽁 싸매고 운전석에 올라탄 후니가 시동걸때까지 안 깨는 쏠에 쳐리 안심하며 차안 훑고 창문밖 걸어다니는 사람들 구경하고. 후니 차는 suv면 좋겠다. 팀장이라는 직급 달 때까지 차 없던 후닌데(회사차 끌거나 필요할 땐 쳐리꺼 타고다님)쳐리 임신하고 샀다 아기가 생기면 꼭 있어야할 것중에 탑 1위가 차더라. 예금하나 깼고 대출 조금 있지만 튼튼하고 안전한 걸로 쳐리랑 일주일동안 발품팔며 구입했구. 쳐리는 몇 달만에 타는 차에 낯설어서 발가락 꼼지락대다가 운전하는 후니 옆얼굴 보고 히히 웃는다 운전하는 울 남편 멋있다

왜요, 얼굴 뚫리겠어.

말없이 쳐다보는 쳐리에 후니 물었다

얼굴 좀 가까이 와 봐 뽀뽀좀 하게

쳐리는 뺨 갖다달라는 뜻이었는데 후니는 고개돌려서 쳐리 입술에 뽀뽀해줬다. 촉 맑은 소리에 쳐리 눈이 커졌다가 눈동자가 안 보이도록 활짝 웃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고 쳐리 편했냐면.. 전혀.. 네버.. 지옥은 지금부터.. 끝이 없는 육아의 길... 쏠이 순한 아기라해도 해야할 게 많았다. 모유도 계속 짜야했구. 빨래도 돌려야하구 밥도 먹어야하구 잠도 자야하구. 깜박 졸다가 울음소리에 깨면 쏠이가 바둥바둥대며 울어서 마음이 급해지고. 기저귀 확인하고 배고픈가 확인하고 그게 아니면 뭘까. 뭐가 불편하니 쏠아. 초보아빠는 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 이건가 하면 아니고. 저건가 하면 아니고. 어쩌지 어쩌지 토닥토닥 품에 안아주면 울음소리 잦아지고 쌔근썌근 숨소리가 들린다. 쏠이는 아빠품이 그리웠대. 따뜻하고 뱃속에서 듣던 심장소리에 쏠 포근해져서 쌔근쌔근. 쳐리는 좀 허무하고 어이없고. 그러면서도 가슴에 기대 자는 쏠이 너무 예뻐서 푸스스 웃는다

나 왔어요

여섯시 되면 퇴근하는 후니. 약간 워커홀릭이라 야근도 잦던 후니는 6시가 넘어가면 회사에서 안 보인대요. 안녕히 가세요! 직원들 인사에 고개 끄덕이며 나가는 후니. 팀장님 퇴근에 직원들 요홋! 신나서 퇴근준비하지. 상사가 일찍 퇴근하면 너무 땡큐에요! 좋아하는 부 사원에 홋 팀장 밑 사람인 챠늬는 부러워했다. 퇴근하고 싶다... 나도 집에 오매불망 내가 오길 기다리는 게 있는데. 우리 집 침대. 침대가 날 그리워하고 있어요 팀장님.. 퇴근시켜 주세요.. 자 오늘도 힘차게 일해볼까! 홋 팀장님 기운차다. 여기저기서 한숨 =3 챠늬는 눈물을 머금으며 아메리카노를 위장에 때려붓는다. 우리 챠늬 파이팅

본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후니 차 타자마자 근처 마트로 간다. 쳐리가 사달라고보낸 리스트대로 요리조리 바쁘게 돌아다니며 카트에 물건 싣고. 두 손 가득 비닐 들고 뛰듯 걸어서 차에 달려가 물건 싣고 빠르게 집에 온다

형 나 왔어요!

왔니..

도어락 누르고 들어온 후니는 쏠이 안은 채 소파에 늘어진 쳐리에 같이 눈썹 누그러뜨린다. 배고프죠? 얼른 저녁 준비할게요 좀만 참아

옷 갈아입고 손 씻고 나와서 장 본 거 정리하고 요리준비하는 후니. 이제는 익숙하게 재료 다듬고 칼질하면서 쳐리가 좋아하는 된장찌개 얼큰하게 끓이지.

, 우리 쏠이도 배고파요? , 밥 줄게..

거실에서 쳐리 말소리가 들리고. 후니는 손이 더 바빠진다. 육아에 지친 형에게 얼른 맛잇는 밥을먹여야한다는 마음에 냄비에 다 떄려붓고. 냉장고에서 부모님이 보내신 반찬 꺼내고 밥푸려고 밥솥 열다 당황. ... 밥이... 급하게 쌀 쳐서 15분 급속취사 눌렀다. 취링취링 소리와 고소한 밥냄새가 가득 차는 우쿱네 집...

먼저 먹어요

밥 준비 마치면 형한테서 쏠 받고 쳐리 먼저 먹인다같이 밥 먹고 싶지만 어린 아이 있는 집에서 부부가 같이 식탁에 밥 먹는 일이란 매우매우 희귀하고 드문 일. 쏠이가 아무리 순하다해도 애 혼자 둘 수 없는 게 현실이고. 후니한테 쏠 안기고 해방한 쳐리는 맛있게 배채웠다. 다 넣어서 덜 시원한 된장찌개도 금뿌린 것처럼 맛있는 마술같은 식사시간. 배 채우고 기분 좋은 쏠은 손 뻗어서 후니 아빠 눈 만지고 코 만지고 볼 만지고 주물주물. 뽀얗고 말랑한 아빠가 개구지게 얼굴을 구기고 우루루 까꿍 장난치니까 쏠이 까르르 까르르 숨넘어가기 직전이다. 젖내나는 볼살 아프지 않게 앙 무니까 축축한 본인 얼굴이 재밌는지 만져대며 꺄르르

나 더 먹어도 될..?

아침에 한 끼 먹고 점심 때 부엌 오고가며 주전부리 배 채운 게 다인 쳐리는 배가 덜 차서 후니 눈치 보며 묻는다.

응 더 있으니까 많이 먹어요.

미안해 빨리 먹을게

천천히 먹어요. 누가 안 쫓아와

네가 힘들까 그렇지

형보다 힘들라구.. 나 신경쓰지 말고 먹어요 알았지?

후니도 점심이후로 밥 안먹어서 배고플텐데. 배고파하는 기색없이 쏠이랑 노는 후니가 고마워서 쳐리 결혼 잘했다고 백만번 생각하겠지. 육아는 부부가 공동으로 해야할 일이라지만 아직까지 아이를 출산한 사람이 더 희생하는 게 현실이니까. 하지만 후니는 안 그래. 퇴근하고와서 온전히 쏠을 돌보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 쏠을 돌봐야하는 쳐리를 위해서, 새벽까지 쏠 볼 때가 많다. 피곤하고 힘들텐데. 쏠이 잠꺤 기척에도 바로 눈 떠서 낮에 쳐리가 짜놓고 보관한 젖 따뜻하게 데워서 쏠 먹여주고 소화시키고. 거실 왔다갔다 재우고. 잠귀밝은 쳐리가 일어나 쏠 안으려하면 형은 더 자라고이불 목끝까지 덮어주고 조용히 나가는 후니. 쏠이 잠들면 침대에 눕히고 쳐리 옆에 소리죽이며 눕는 후니를 쳐리는 품에 꾹 안는다.

숨막혀요오..

내가 여보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아니까 손 좀

고마워 내 여보 해줘서

옆으로 누워서 쳐리 허리에 팔 둘러 같이 껴안는 후니.

나랑 결혼해주고 우리 쏠이 낳아줘서 고마워요..

푸름한 새벽에 달콤해지기만 하는 우쿱...

순한 쏠이 뒤집기 성공하면서 아연실색할 일이 많아지는 부부 호기심이 얼마나 많은지 보이는대로 엉금엉금 기어가려 그러고. 뭐가 눈앞에 있으면 일단 입부터 들어가서 쏠이가 얌전하거나 우물우물하고 있으면 소리없는 비명 지르며 뱉게 만든다. ! 퉤퉤 그거 찌찌야 퉤하자!

부부 마음도 모르고 쏠이는 활짝 웃으며 두 팔로 바닥 탕탕 치며 흐핳핳ㅎ 웃는다. 언이랑 밍이 사온 장난감을 하도 빨아서 장난감은 항상 축축하고. 기저귀 없어서 새거 뜯는 잠깐에 똥으로 가득 찬 기저귀 질질 끌어서 거실을 똥밭으로 만들기도 하는... 말 그대는 돌아다니는 폭탄... 후니랑 놀다가 눈 잠깐 돌린 사이 무거운 머리 감당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져서 이마 혹나서 후니랑 쳐리 짝짝이로 신발신고 병원달려간 적도 여러번이다..

가벼운 타박상이고 금세 가라앉을거니까 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혹이 저렇게 큰데요. 정말로 괜찮은겁니까?

오른쪽 이마에 새끼주먹만한 혹 달고 의사선생님 청진기 노리는 쏠이. 후니는 안 돼, 손으로 막고 심각한 얼굴로 의사 쳐다본다. 의사쌤 매서운 아버님 눈빛에 허허, 웃으며 쏠 손에 청진기 쥐어줬다.

쏠이 기어가기 시작하면서 모든 가구에 모서리 보호하는 거? 붙인 우쿱. 서랍장 단추도 아이들에게 안전한 걸로 다 갈아끼웠지. 집안 풍경도 바뀌어서.. 본래 심플&모던한 집은 누가봐도 애 집으로 탈바꿈. 나중에 쏠이 뛰어다닐 것 고려해 바닥 매트 다 깔고. 부엌까지 맞춤제작으로 싹 바꾼 돈 많은 두 사람. 쏠 생각나서 하나씩 사온 장난감으로 거실은 장난감 천국이고.

쏠이 자는 침대 밑엔 두껍고 넓은 베개? 쿠션 놨다. 원래 없었는데 쏠이가 어느날 자기 베개를 떨어뜨려서 굴러서 내려오더라구... 그거 보고 헐.... 쳐리 할 말 잃었음. 얘 봐라, 이러고 내려온다 쳐리가 찍어보낸 영상보고 훈이 눈을 몇 번이나 비볐는지. 그날로 쿠션사와서 침대밑에 깔아줬다 자기침대가 있지만 낮잠잘 때 빼고 후니랑 쳐리랑 같이 자는 쏠. 우쿱 사이에 껴서 얌전히 일자로 자는 쏠 다리를 쭉쭉 당기고 털어주며 길어져라~ 길어져라~ 주문하는 쳐리. 후니는 이왕 형 닮은 김에 키까지 형 닮았으면 좋겠다고 옆에서 같이 다리 주물러준다

새근새근 잠드는 쏠 보며 오늘 하루 피곤 씻어내려가고. 여기저기 몸 쑤시는 쳐리 뒤에서 어꺠 주물러주는 후니. 그 손길 가만히 받으며 고개 기울여서 눈 감고.

아이 키우는 거 쉽지가 않네

음성은 낮고 조용하게. 어깨에 있는 후니 손 앞으로 잡아당기며 뒤로 누워 후니 배쯤에 기댄다 두 손은 깍지낀 채로.

쏠이 부모님께 하루만 맡길까요?

부모님 고생시킬 일 있니..

그건 그렇지만...

쉬는 시간 없이 육아에 전념하는 형이 넘 걱정이고.. 피곤에 젖은 얼굴이 안쓰러워서.. 형 이렇게 고생시키려고 결혼한 거 아닌데.. 속상해서... 쏠을 많이 사랑하지만 후니에게 넘버 원은

슨쳘이니까. 자식은 언젠가 떠나보내야 할 이방인이고. 쳐리는 제 인생의 반려.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가 할 수 있는 한 행복하게 만들테니. 그리고 그런 후니를 쳐리는 잘 알테고. 눈을 감았는데도 보이는 후니의 표정과 감정들에 잡은 손에 힘을 준다

난 이거면 돼...

잡은 손을 흔든다 조금만 이대로 있자 편하게 자리잡으며 몸에 힘을 빼고. 얕게 잠드는 쳐리를 후니는 말없이 내려본다

며칠뒤에 쳐리는 집 밖으로 쫓겨났다 놀다 와요, 지갑채로. 어리둥절한 쳐리는 때마침 울리는 전화에 통화버튼 누르고. 우리 00있으니까 여기로 와~ 친구 윤에 멀뚱멀뚱 있다가 픽 웃었다. 재밌게 놀다올게- 쏠이 이유식 먹이는 후니는 띠링 울리는 문자에 미소 짓고. 갸웃하는 쏠 뺨을 가볍게 꼬집고 오늘 쳐리 아빠 없어도 서운해하지 말고 잘 놀자- 다짐하듯 뱉는다 그리고 쳐리가 재밌게 놀고 돌아온 저녁 8... 바닥에 대자로 뻗어 누운 후니 위에 엎드려 누워서 잠든 쏠 보고 키득키득 웃으며 사진 찍는 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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