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쿱] 의사 부부
티비 아침프로그램이나 케이블, 공중파에 나와서 유명해진 정형외과 의사 지훈이 보고싶다.처음에 제작진이 섭외하러 갔을 때 저분이 의사?!! 어리둥절. 하얗고 쪼꼬매서, 가정의학과 전원우 의사분이 실력있는 친구라며 추천해서 전화상으로 섭외했을 땐 젊은 분이구나 했는데 겉모습이 생각보다 더 젊어서 제대로 왔나 문앞에 명패랑 병원이름이랑 여러번 확인했음하지만 의사 맞았고 유명한 정형외과 의사도 맞음. 대학병원 근무했을 때 수술하고 바빠서 아침을 엄청먹고 점심을 거른뒤 저녁을 드시는 생활습관을 개인병원와서도 해내시는 분이셨음. 더욱이 개원한다하자마자 이지훈의사쌤바라기분들이 개인병원까지 따라와 대학병원에 환자가 줄었다는 소문도 돌았던 분.... 지훈은 이런 시선 익숙하니. 대학병원에서부터 교수님과 동기를 포함 환자들이 너무 어려서 실력이 있겠냐며 무시아닌 무시도 많이했는데 뛰어난 실력과 풍부한 지식으로 가장 먼저 수술실에 들어간 사람임.성과도 좋아서 지훈이 앞으로 예약환자수가 동기들보다 배로 많았고 그래서 점심을 거르게 됐다는 이야기 아닌 이야기가 있음.
쨌든 그렇게 뛰어난 의사로서 승승장구하다가 개인 병원 개원해서 진료하다가 전원우 추천으로 티비까지 나오셨음. 처음엔 거절했지. 방송에 나가면 그 후유증-환자들이몰리고 이상한 소문이 붙고 환자를 진료못하는 등등으로 거절했으나 삼고초려를 잇는 제작진들의 방문에 '한번만' 이라는 조건을 걸고 출현하셨고 지금은 대한민국 사람중에 정형외과 전문의 이지훈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보고싶은 건 아침 방송 프로그램에서 겨울을 맞이해 소아전문의 의사와 콜라보로 겨울 소아 골절상을 대비를 위한 특별편 찍는 거. 지난 주에 찍었어야했는데 콜라보 하기로 했던 소아과 전문의가 독감으로 앓아누우셔서... 지훈쌤 스케줄 내기 되게 어려운데 먼저 다음주로 미루자고 하셔서 이번주에 찍게 됨.
그리고 디데이 촬영날 준비자료와 대본 숙지중이신 지훈쌤 옆에 생글생글 웃는 소아전문의 최승철 쌤 있어야한다.최승철 쌤 어떤 분이냐하면 의원근처 동네를 휘어잡고 있는 의사분임. 소아과 병원이 없는 동네에서 벼락같이 등장하셔서 개원 첫날부터 환자들의 문전성시로 바쁘셨고 잘생긴 외모와 다정한 말투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많아 아프면 애들이 먼저 최쌤보러가자!! 한다.실상은 낙타쌤 보러가자다. 눈이 크고 속눈썹이 긴 것이 소쌤이라 불리기도 하는 별명많으신 쌤.
그런 승철쌤 방송출현제의에 흔쾌히 승낙하셨고 지난주 독감때문에 미뤄진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면서 제작진들과 출현진에게 음료수 쏘셨음. 다정하셔라;0; 처음보는 사람하고 인사하고 대화도 잘하고 방송준비하느냐 바쁜 이쌤과 달리 가져온 자료 눈으로 훑으면서 주변사람하고 잘 떠든다. 다가가기 어려웠던 이쌤과 달라서 출연진들 최쌤한테 말도 걸고 농담도 치고 하겠지. 그러다 콜록콜록.
감기 다 안나으셨어요?
다 나았는데 끝물이에요.
흰 폴라티 턱까지 쭉 당겨서 덮으며 민망히 웃음. 그런 최쌤에게 감기 다 나았다고 만만히 보지마시고 몸 챙기시라며 살뜰한 말들 전함. 그리고 옆에 있던 지훈은 무심하게 승철쪽으로 꿀물 음료수 쓱 밀어서 건넴. 밀어선 눈길도 주지않고 자기일에 집중하는 게 뽀인트. 승철은 따뜻한 음료수병두 손으로 덮으며 히히 웃어야한다. 승철과 지훈 양사이드에 있던 다른 의사분들은 지훈쌤 츤데레라며 놀리고 지훈은 어깨 한 번 으쓱하고 만다. 승철만 아이 따뜻해'ㅅ' 볼에다 병대면서 따땃한 온기 느끼겠지.
그리고 방송시작하면서 승철이 날라다님. 방송 처음 출연이라 해서 긴장으로딱딱히 굳어서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얼굴 잡는 카메라에 수줍어해도 방송 잘함. 낮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설명하고 소아 보호자들이 알아야 할 주의사항이나 응급처치 알려줌. 그리고 겨울부상을 막는 운동법과 처치 배우는데 그 때 정형외과 지훈이 활약 돈독히 함. 둘이 나란히 서서주고받으며 이야기하고 보충이 필요한 부분에선 보충도 해줌. 또 승철이 몸 부위를 짚어주면서 이런저런 설명하는데 대상이 지훈쌤임. 딱 좋은 모델이라며 지훈쌤 손잡아서 앞으로 이끌어 설명하는데 소아모델이라 맘에 안들지만 방송이니까 참는다는 얼굴에 지훈 클로즈업 들어가서 스튜디오 한바탕웃음바다됨. 지훈이 민망해서 혀 빼꼼 내밀며 고개 돌렸고 승철은 미안하단 제스처로 지훈의 팔뚝을 한 번 쓸어줌. 그렇게 처음 방송 같이해서 의외로 합이 좋으니까 출연진 제작진들 두분 사이 좋아보인다 생각들겠지. 다음에 다른 특별방송할 때 두분을 같이 불러야겠다며 다음구상도 짜고ㅋㅋㅋ
방송 중후반쯤 됐을 때 각각 잘못알고 있는 정보 오엑스 시간함. 시청자분들과 출연진들 각각 알고있는 의학상식 물어보면서 의사들의 답변 듣는 거. 거기서 한 출연진이 자기 지인이 겪은 일이라며 알려주었고 승철은 옳은 거라며 동그라미 손으로 그림.
그러면서 우리 지훈쌤도 그랬는데- 말 덧붙임. 우리 지훈쌤이라니.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아침방송인만큼 주시청자들 연령대가 높아서 방송이 지루하지 않게 약간의 재미가 필요하고 그런 시청자들의 니즈를 아는 출연진분 말꼬리 잡는다.
우리 지훈쌤이요-? 어머 승철쌤 지훈쌤하고 무슨 사이~?
자막에도 두분 무슨 사이~? 핑크빛 배경과 꽃, 비지엠 쫙 깔리고 승철과 지훈 두 사람만 잡아서 느리게 한 번 재생해줌. 그리고 막 출연진들이 두분 처음 방송나와서 눈 맞으신 거에요? 놀리겠지. 그러면서 좀 재미난 상황으로 이끌려고 왜냐면 다들 지훈쌤 결혼했다는 걸 알아서, 위험한 관계! 뚜둥심각하게 말고 가볍게 웃고 넘어갈 정도로 모는데 지훈쌤 그런다.
우리 부부에요.
헐.
지훈과 승철빼고 박수 알바하러 오신 아주머니들까지 하나같이 놀람.
제가 이 사람 신랑이에요
분명히 들었는데 한 번에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못 받는 승철에 두 사람 번갈아봄.
진짜로?
아나운서가 되물으면 승철이가 지훈이 손잡아서 둘이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낀 반지 보여줌. 똑같은 결혼반지에 장난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진짜 놀람.
결혼 몇년차세요?
올해... 오년 됐나? 그정도 됐어요.
다들 서로 알았냐고 묻고 다들 몰랐다 그러고. 그 옆에 있던 한의사 한솔이 말함. 저는 두분하고 아는 사이니까 알고 있었어요. 왜 얘기 안해주셨냐는 엠씨에 이런 반응 볼려구요ㅎㅎ웃어서 개구쟁이 한솔쌤 자막과 웃는 얼굴 이모티콘 뜬다.
어쨌든 부부인거 아니까 엠씨들이 두분 어떻게 만나 결혼하셨냐 묻겠지. 지훈이 대학 때 만났다고 할테고. 승철은 지훈이가 자길 좋아해서 쫓아다녔다는 이야기를 덧붙여 지훈쌤 방송 끝날때까지 출연진들의 놀림에 얼굴 새빨개짐.어쩐지 두 분 아까 서로 스킨십이 너무 자연스러웠다는 등 꿀물음료수 건네준 거 애정이었냐는 등 작가는 승철이 독감으로 촬영 미루어야할 때 지훈쌤이 전화로 먼저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셨다는 쏠쏠한 정보 스케치북에 적어 알려주면서 알고보니 사랑둥이 이지훈쌤이라고 놀려. 지훈이 죽을려할테다
그동안 방송출연 많이하면서 능글맞게 잘 넘기던 분이 부정도 긍정도 못하고 양손만 흔들며 새빨간 얼굴 숨기기 바쁘고. 승철은 우리 지훈이랑 방송같이 하고싶어서 출연한거라며 우리남편 멋있다며 칭찬 막 쏟음. 그렇게 달콤한 애정 보이면서 방송 끝나겠지.
비하인드로 승철은 전원우 가정의학과전문의 추천으로 섭외됨. 사실 소아특별편 찍기위해 제작진이 지훈에게 소아과 전문의 중 아시는 분 있냐고 먼저 물어봤음. 하지만 그 똑부러지는 분이 말할듯 말듯 하다 주저하고는 없어요, 라고 해서 우리프로그램 반고정 의사 원우에게 물어봤음.물어보면서 지훈쌤한테 먼저 물어봤더니 말을 하다 안하셨어요ㅠㅠ우는 소리냈는데 그얘기듣고 원우가 하하하하 크게 웃었다.지훈이 말하다 만 건 가장 먼저 떠오른 소아과전문의가 제 여보야라서.... 여보라서가 아니고 객관적으로 실력이 있는 의사니 추천해도 되는데 내가 여보를 추천하기가 좀... 그렇잖아. 좋은 마음으로 해도 0촌인 부부인데 자기가 추천했다고 하면 의심할 것 같아서 말하려다 말았음. 그걸 원우가 모를리 없어 제작진한테 얘기듣고 웃었던거지. 여전히 형이 주제가 되면 부끄럼쟁이가 되네~하면서 원우가 승철 추천했고. 추천받은 제작진은 촬영전 미팅겸해서 찾아간 소아과병원에서 활짝 웃으며 반기는 승철에 놀람.왜냐면 구면이기 때문. 승철은 제작진이 처음이지만 제작진은 익숙함. 그 최승철을 지훈이 탁상용 액자에서 자주 뵙기 때문.
무엇이냐하면 지훈이 개인병원 원장실 컴퓨터 옆에 손바닥만한 액자가 하나 있는데 그게 부부사진이더라. 처음 지훈이 인터뷰가서 어색하고 낯가리는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작가가 사진을 보며 애인이세요? 물었고 지훈은 남편이라고 대답해줌. 젊어서 결혼안했을거라 생각했던 제작진 일차놀라고 인터뷰내내 굳어있던 사람이 사진을 보며 부드럽게 웃는 모습에 이차놀라고 알고 지낼수록 저 사람이 직장에 용케 사진을 갖다놓았다며 세번째 놀람. 그 얘길 들은 승철은 그 사진 자기가 갖다놓은거라며 결혼해서 각자 직장에 가족사진 두는 게 자기 꿈이었다면서 지훈이 허락도 받지않고(받을 생각조차 없었음) 갖다놓았고 지훈은 출근하자마자 보인 사진에 기겁을 하고 엎었다가 조심스레 세워서 잘 보관했다고 한다
뒷이야기는 승철인 모르고 지훈과 그를 잘 아는 친구들만 그렇겠지 한다.왜냐면 두사람 레지던트시절 지훈이 개인서랍장엔 승철사진이 붙어있었고 그게 다 최승철 한학년 위 선배작품이었으며 지훈은 아무도 보지못하게 손만 들어갈 수 있게 문을 열고닫았음에도 떼지 않음. 힘들고 슬프고 괴로울 때 사진을 보면 고닫함이 다 씻겨내려가니까. 내가 아닌 우리기에...그래서 또 직장에 사진 갖다놓은 승철에 지훈은 못살겠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흔들면서도 잘 보이는 곳에 두며 습관처럼 들여다 보고. 그런 지훈을 미팅때문에 매번 찾아가던 제작진은 사진속 인물을 실제로 눈앞에 보고 상당히 놀랐을거다.
나중에 후에 방송이 끝나고 새로운 스타 의사부부에 여기저기 섭외가 오는데 승철은 다 거절함. 동네에 소아과가 자기밖에 없어서 한번 쉬면 타격이 너무 큼. 독감때문에 앓아눕고 지훈과 찍은 방송에 그 이후에 이주까진 초과근무 2시간 기본으로 밥도 못먹고 일했고 건강한 체력을 자랑하는 간호사 민규와 석민 모두 이주동안 좀비처럼 돌아다녀서 그래서 방송출연은 안하지만 인터뷰는 종종 할 것 같음.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을 좀 빼앗긴 해야하겠지만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의학정보를 알려줌으로서 모두가 건강하길 바라니까. 의사란 그런 것이다.
가끔은 신경과전문의출신 의학기자 정한의 칼럼에도 등장했으면 좋겠고.이러다가 쟤랑 나랑 모두 다 죽겠다 싶어 못하겠다고 함. 승철이 그리 거절하니 작가들이 방향을 틀어 승철의 남편인 지훈에게도 종종 섭외요청했지만 시베리아 공기도 얼리는 차가움으로 거절했음. 늦은밤에 들어와서 씻지도 못하고 잠드는 여보를 보는 건 더 이상 싫기에.
ps 둘이 부부인걸 제작진 제외 아는 사람은 방송국 차량출입 통제경비원. 누구시냐 물었더니 창문을 슥 내린 사람이 이지훈이었고 그 옆에 앉은 처음 본 인물이 최승철이었음. 그때까진 그냥 동행인이구나 생각했는데 창문이 닫히는 작은 틈에서 배고프다, 여보야 라는 소리를 들었음.무려 말한 사람이 이쌤이어서 경비원은 자기귀를 팠다. 내가 뭘 들은거지? (후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