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쿱] 부스러기들
1.
매일매일 달님반(6세) 지훈이 보러 놀러가는 햇님반(7세) 큰형 승철이.
후나후나! 형아랑 놀자아!
지훈이는 로보트갖고 놀고싶은데-ㅅ- 하면 로보트랑 같이 놀면 되지! 하며 지훈이 손 잡고 미끄럼틀 타러 감.막상 가면 잘 놀긴 하지만... 지훈이는 햇님반 승철이 형이 너무 귀찮아. 로보트로 유치원평화를 위해 힘써 일해야하는데 형아랑 놀면 그럴수가 없어. 죄다 지훈이가 싫어하는 미끄럼틀타고 공갖고 놀고 벽돌쌓아서 발로차고. 그건 좀 신나네.
하여튼 매일 훈아훈아! 달리다 넘어져서 앞니빠져가지고 발음 잔뜩 새가지고 지훈이가 뭘하든 귀여워! 너무 귀여워! 짱 귀여워★_★ 진짜. 나는 귀여운 게 아니고 멋있는 거라고 백번 얘기해도 맨날맨날 귀엽대. 그래서 지훈이는 승철이형이 싫어요. 낮잠시간에 굳이 지훈이 옆자리에 꼬물꼬물 들어와서 자장자장~ 우리훈이 잘도잔다~ 가슴을 토닥이며 자장가 불러줘. 자라는거야 깨라는거야. 아무리봐도 형은 날 좋아한다기보다 괴롭히는 것 같은데 하아아암 졸려어=_= 여섯살 어린 지훈이는 금세 잠에 빠지네. 그런 지훈이 옆에서 히히히 웃으며 지훈이 자는 모습 귀여워! 말랑한 볼에 쪽 뽀뽀하곤 이불속 지훈이 손 찾아 잡는다. 그리곤 승철이도 눈감고 고롱고롱고롱 잠에 빠져요.
밥 먹을 때도 지훈이는 형아한테 못 벗어나. 모든 원생들이 모여 밥먹다보니반 상관없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승철이는 또 지훈이 옆자리를 사수했어. 그러면서 지훈이 밥위에 계란올려주고. 호박 올려주고. 반찬 집어서 올려주며 지훈아 이것도 먹어 하며 참견하네. 그럴때마다 지훈이는 나 혼자 할 수 있어! 하며 모든 도움을 거절. 오히려 형아나 잘하라며 들이대는 얼굴을 밀어내. 하지만 승철은 기죽지 않고 응 형아 잘 먹고 이써! 씩씩하게 한 수저 파서 뇸뇸 먹고. 먹다가 연근을 슬쩍 지훈이 반찬으로...
형 머해?
응 지훈이가 싫어하는 가지 먹어주고 있지!
다 먹고선 지훈이 식판 같이 치우고 칫솔치약 챙겨서 이 닦아주고. 혼자 할 수 있다고 고개 저으며 피해보아도 우리 지훈이 짱 사랑하는 승철이는 작고 귀여운 우리 지훈이를 많이 아끼고 사랑해서 자꾸자꾸 챙겨주고 싶고 같이 있고싶어요.
후나후나!형아랑 놀자!
손잡고 앞장서서 달려가는 승철의 흩날리는 젖은머리(실컷 뛰어노느냐 땀범벅)를 보며 한숨을 후. 매우 귀찮지만 싫지만 형아 친구가 나밖에 없으니 내가 놀아조야지 모. 스스로 기특해하는 나이만 6세인 근엄이 지훈이지.
그러다 지훈이 자유를 얻겠지. 호랑이 버스를 탔는데 다음다음에서 타는 승철이가 없다? 등원 아침때부터 지훈이 옆자리 차지해서 훈아 잘 잤어? 밥은 먹었어? 뭐 먹었어? 형은 오늘 계란밥먹었어! 훈이는 형아 안보고싶었어?라며 쫑알쫑알 귀찮게 구는데 유치원 도착할 때까지 승철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가 않아. 그때까지 지훈은 아무렇지 않았지. 가끔 지훈보단 덜하지만 늦잠자서 엄마손잡고 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건가보다 했는데 동요를 불러도,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려도, 점심을 먹어도 승찰은 코빼기도 안보이네. 이때쯤이면 훈아훈아! 하며 지훈이 옆에 콕 달라붙고도 남았는데. 이상하다 싶었던 때쯤 햇님반 선생님이 그래.
오늘 승철 형이 아파서 못 나온대. 지훈이 오늘은 혼자 놀아야겠다.
아아 자유-? 자..자유다!
아픈 건 걱정되지만 귀찮은 존재가 사라졌다는 기쁨에 지훈이 오랜만에 제 쫄병 순영이랑 놀고 장난감칼 들고 나를 따르라! 하는 원우랑 칼싸움도 하고. 준휘랑 가면라이더 놀이했다. 아주 신나게 놀고 낮잠 두손두발 다 뻗고 쿨쿨쿨....
그런데 다음날에도 그다음날에도 승철이는 나타나지 않아. 바닥에 앉아서 장난감병원 갖다온 로보트를 갖고 놀아도 재밌지 않고. 준휘가 놀자고 재촉해도 난 돼써...하는 지훈이. 으으 맛없는 가지. 점심때 나온 가지에 순영이 식판에 덜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코막고 가지먹은 뒤 지훈이는 햇님반 선생님께 물었다.
승철이 형은 언제 와요?
승철이 손잡고 오는 경우 아니면 햇님반 안오는 지훈이가 문고리에 매달려서 수줍은 목소리로 묻는거. 선생님은 지훈이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말했지.
지훈이가 형아 빨리나으라고 기도하면 빨리 올거야-
그날밤 지훈이 창문밖 달님바라보며 형아 안아프게 해주세요🙏 눈꼭감고 손모아서 기도했다. 앞으론 형아랑 잘 놀게요. 가지도 잘 먹고 엄마 말씀도 잘 들을게요. 형아가 빨리 나아서 내일 유치원에 오게 해주세요.
다음날 엄마가 유치원가자고 흔들어 깨워도 잘 못 일어나는 지훈이 엄마가 깨우기도 전에 눈 번쩍 떴어. 혼자 세수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아직 자고 있는 엄마한테 달려가서 엄마엄마 빤니!! 유치원 가야해!! 재촉하고. 엄마는 처음 보는 아침에 부지런한지훈이에 도대체 유치원에 뭘 숨겼길래 이러나...
지훈아. 유치원에 뭐 있어? 오늘 뭐해?
물어도 아들은 총총총 작은 보폭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빤니빤니빤니! 할뿐이다. 에고. 뭔지 몰라도 우리 지훈이가 어지간히 좋아하는 건가 보네.아침부터 그래놓고 막상 호랑이버스 오니까 근엄얌전해진 지훈이. 엄마는 가방메고 차분히 기다리는 아들모습에 미소가 절로 생기고.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는 아들에게 잘 갔다와~ 손인사하겠지. 그렇게 버스타서 제자리에 앉은 지훈이. 안전벨트 꼭꼭 메고허벅지에 두 손 올려서 두근두근 기다린다. 승철이가 타는 동네가 가까우면 아닌척 무심하게 굴어도 창문밖으로 갸웃갸웃 목 빼며 찾고. 문이 열리고 문이 닫히고 부드럽게 차가 출발하고 지훈이 멘붕오지. 형이 안탔는데?? 의자에 앉아 안전벨트 멜때까지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제 옆에 형이 앉았는데 출발한 버스에 설마싶고. 길게 목 빼어 앞을 봐도 고만고만한 애들이 높은 의자에 보일리있나. 지훈이는 속상하겠지. 어제 기도했는데 형 빨리 나아서 오라고 기도했는데. 나빠. 미워.입 삐죽이 내밀어서 시무룩하겠지.
그러다 버스내려서 저 앞에 서 있는 승철에 헉 눈이 커졌다. 저 머리. 저 걸음걸이. 저 뒤태. 승철이 형아야! 형!! 반가움에 크게 이름불렀다. 응? 제 부름에 뒤돈 인물. 마스크 쓴 승철이. 형이 맞아! 아마 버스 앞자리에 탔었는지. 지훈이 보고 큰 눈이 쏟아질 것처럼 확 커지더니 도망간다. 도망가? 지훈이가 저멀리 보이면 우다다 달려와서 찌후나! 안기는 사람인데 서랍장 속 괴물을 본 것처럼 우다다다 도망감. 지훈이 놀라서 같이 뛴다.유치원으로 들어가는 애들 틈 속에 쏙 들어가서 햇님반 문을 쾅 닫는 승철이 뒤로 헥헥 뛰어서 문 두들기는 지훈이.
형아 승철이 형아!나 지훈이야!
콩콩 두들기며 불러도 안에는 깜깜무소식이고. 못들어간 애들만 어리둥절해서 무슨일이야 그러고.햇님반 선생님이 와서 승철에게 문 열자고 다독이면 지훈이때문에 안된다는 승철이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서 지훈이 뒤로 번개 내리쳤다.
사실은... 승철이 감기몸살로 앓다가 다 회복하지도 않고 유치원 나왔어. 승철이 때문에 휴가낸 엄마가 더 이상 쉬질못해서 또 열만 나고 거의다 나아서 보냈지. 보내면서 신신당부하길 뛰어놀지 말고 덥다고 옷 벗지말고 따뜻하게 있어야돼.
오늘 노는건 안돼. 애들한테 감기 옮을 수 있으니까 마스크 절대 벗지 말고 손도 꼭꼭 씻어야해.
지훈이랑 놀아야하는데....
삼일동안 지훈이 못봐서 우울했던 승철이. 유치원가면 못본만큼 지훈이랑 많이많이 놀아야하는데 놀면 안된단 소리에 눈꼬리 축 처지지. 그런 아들에 어머니 속상한 얼굴로 그러나 단호히 말하겠지
그럼 지훈이가 아파요
아프면 안돼에- 지훈이 아프면 나도 아파지훈이랑 안놀게ㅜ
그래서 승철이 마스크 꼭꼭 쓰고 호랑이 버스 앞자리에 앉아서 지훈이랑 안마주치려고 노력했던거다. 얼굴보면 자기도 모르게 지훈에게 달려갈 것 같아서. 그래서 지훈이 피해 도망가 햇님반 문 꼭꼭 닫은거고. 그거리 뛰었다고 열올라서 눈물방울 달면서 콜록콜록. 지훈이가 너무 보고싶지만 다 나을때까지 참을거야. 하지만 그런 승철이 속상한 마음에 반하듯 지훈이 계속 승철이 찾아와. 승처리형- 형아- 햇님반 문턱이 닳도록 찾아서 승철이 불러. 그때마다 구석에서 얌전히 앉아있던 승철이깜짝 놀라며 숨고. 쫓아가는 톰 지훈과 도망가는 제리 승철이처럼 숨바꼭질하겠지.열올라서 평소처럼 껑충껑충 뛰지도 못하는데 자꾸만 지훈이가 자길 찾으니 죽을 노릇이고. 승철이가 아이 이쁘다 하고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쁘던 동생이 안 불러도 막 찾아오니까 승철이 맘은 바빠. 안돼. 오지마. 저리가 하는 소리만 뱉는 제가 너무 싫다
그러다 아이코. 지훈이 넘어졌다. 쉬야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훈이가 보여서 도망갔다가 쿵 큰 소리가 들려서 뒤돌았더니. 히이이익! 훈아!! 넘어진 지훈에게 달려가 넘어진 채인 지훈이 일으켜주고 옷 털어주고 얼굴 살피며 괜찮아? 그러다 빨갛게 올라온지훈이 무릎에 제가 다 아파서 눈물이 글썽. 까불대는만큼 잘 다치지만 남자니까 울지않는다며 꾹 참는 승철의 눈물이 지훈이 빨갛게 일어난 무릎에 쏟아지기 일보직전. 도망가지말걸 속상한 마음 반 그러게 왜 쫓아와서 미움 반. 놀라서 굳은 지훈이 얼굴애입을 열었다. 덥석. 열기도 전에 지훈이가 먼저 승철이 손을 잡았다.
후..훈아 잡힌 손에 자기가 아프다는 걸 기억한 승철이. 지훈이 감기걸릴라 도망가려는 걸 지훈이가 꾹 잡았어. 형 도망가면 울거야 코도 부딪혀서 콧망울이 빨간채로 그리 말하는지훈이에 승철이 어떻게 도망가. 씩씩한 얼굴로 일어나서 늠름하게 앞장서니 승철이 울상이 된다. 지훈이 아프면 안되는데....손 잡으면 아야하는데... 잡은 팔 흔들며 지훈일 불러도, 선생님께 받은 이불 형아랑 자기위로 덮고 손 꼭 잡으며 자자 한다. 승철이 따라하듯 서툰 손길로 자장자장 한다. 졸린 눈 깜박이면서도 승철이가 도망가려하면 승철이 옷 꾹 잡고 못 도망가게한다.
결국 하원때까지 승철은 지훈이 옆에서 못 떨어졌어. 형아 잘가- 하며 빠빠이 손인사하는 지훈이에 승철이 울상으로 버스내렸고 엄마보자마자 으아아앙 울었다.
엄마 지훈이 못지켰어. 나때문에 아프면 어뜩해ㅠㅠㅠ
친구들이랑 싸우고 놀다 다쳐도 잘 울지 않는 씩씩한 아들이 그리우니 엄마는 열 있는 상태서 울어 더 나빠질까봐 울음으로 들썩이는 등을 두들기며 달래기 바쁘다.나중에 울음 그친 아들 빨간 얼굴 찬 수건으로 닦아주며 엄마는 웃겠지. 무슨 사연인가 했더니 승철이가 매일 말하는 귀여운 달님반동생 지훈이때문에 그랬다니. 하얗고 말간 얼굴로 훈아훈아 달라붙는 제 아들을 귀찮다는 듯 굴던 작은 아이를 떠올리며엄마는 말한다.
약먹고 푹 자고 밥 골고루 먹으면 빨리 나을거야. 그러면 승철이 지훈이랑 하루종일 있을 수 있어요
승철이 그날밤 제일 싫은 연근 눈 꼭 감고 코막으며 냠냠냠 씹어 꿀꺽 삼키고. 쓰다고 잘 안먹는 가루약 먹고 사탕도 야무지게 냠.이불 푹 덥고 자겠지.
내일은 감기 다나아서 지흔이랑 놀게 해주세요🙏 달님께 기도하면서.
아. 그런데 담날은 토요일. 유치원을 안가는 날이에요. 아침에 눈 뜨고 유치원 가야한다는 떼쓰는 아들을 엄마는 한숨쉬며 고개를 젓겠지.
삼일 후 월요일아침. 지훈이는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치카치카 이도 닦고 옷도 착착 입었다. 가방에다 로보트 장난감을 넣을까말까하다 안 넣은 지훈이, 호랑이 버스에 올라타 의자에 앉고. 앞뒤로 발 흔들며 가면라이더 노래 흥얼흥얼 불러요.버스가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추고. 안녕하세요! 씩씩한 인사에 창밖을 향하던 시선이 복도로 옮겨지고. 우다다 달리는 소리와 함께 찌후나! 건강한 얼굴의 승철이가 지훈이 옆에 풀썩 앉겠지.
형아 감기 다 나아따!
의자 앉자마자 조잘조잘 떠들며오늘도 귀엽다며 두 팔을 벌려 꼭 안는 승철에 지훈이 승철의 얼굴을 가만 보다가 고개 내민다.
쪽.
허어어억?
파드득 떨어져서 두 손으로 입술을 가리며 놀라는 승철의 눈이 개구리왕눈이만해지고. 지훈이 얼굴도 승철이 얼굴도 토마토됐네.지훈이가, 나한테, 뽀뽀했어 잘 때 볼에다 몰래 뽀뽀한 적은 있어도 입술에 뽀뽀받은 적은 처음이라 승철이 얼굴은 갈수록 끓어요. 엄마 나 다 안 나았나봐. 아파. 그런 승철을 앞에 두고 만만치 않게 빨간 지훈은 다신 아프지말라며 아프면 혼낼거라고 호랑이 원장선생님처럼 씁 엄한 목소리로 잔소리 한다. 이리저리 돌려말해도 결국은 형이 없어서 심심했다는 소리지만 승철은 그냥 목이 빠져라 고개만 끄덕끄덕하다가 다 말하고 부끄러워서 창쪽으로 고개돌린 지훈이 조용히 부른다.
훈아. 나 또 뽀뽀해주면 안돼?
지훈아. 나 감기약 먹었어. 그러니까 해죠!
입술 쭉 내밀며 기다리는 애인님에 지훈이 한숨 깊게 한번 뱉겠지. 눈까지 꼭 감으며 해줄때까지 기다릴 모양인 얼굴에 어쩐지 여섯살 호랑이버스에서 두번 뽀뽀했던 승철의 꼬맹이얼굴이 보여서, 승철의 얼굴을 잡으며뽀뽀해준다. 벌써 다 나은 것 같아 씩 웃는 얼굴로 안겨오는 애인님의 감기기운이 저에게로 타고오는 것 같이 몸이 부르르 떨리지만. 그 때도 지금도 승철이가 아픈 건 죽어도 싫으니까 지훈은 뜨끈한 승철을 꼭 안아주겠지.
아프지 말아요.
2.
요즘 왜 그렇게 부스러기 시절 우쿱이 보고싶을까. 갭님이 말씀하신 늑대수인 지훈이로 얘가 이가 간지럽고 승철이 형이 너무 좋아서 앙앙 물어대는 거 보고싶네.
자기딴엔 좋아서 그런건데 물린 승철이는 너무 아프고ㅜ 보통 애들 이갈이가 만 6세부터 시작하는데 비해 수인들은 더 빨리해서 지훈이 막 이가 간지러워. 그래서 자꾸 장난감 기타 끝부분이나 공같은 거 아니면 애들 막 앙앙 물어대네. 그렇다고 아무나 무는 건 아니고 친구들이나 막 치대는 동생들한테 그러는데 유일하게 형으론 승철이만 깨물어서승철이는 지훈이가 자기 싫어하는 줄 알아ㅜ. 정한이나 지수나 물지 않고 잘 따르면서 자기만 보면 어깨를 꽉. 팔뚝을 앙. 잘 놀다가 갑자기 콱 물릴 때도 있고 뜬금없이 와서 물고갈 때도 있고. 그냥 승철만 보면 9할은 물고가나봐. 덕분에 승철이팔다리는 지훈이 잇자국 가득해이게 갑자기 당하는거다보니 열배 아플거 놀라서 이십배 아프고. 아이들은 피부가 약하다보니 삼십배아프고. 빨갛게 올라온 잇자국에 서러워 사십배아프다. 귀여운 동생이지만~ 난 씩씩한 형아지만~ 아파서 울게되고. 잘 안우는 승철이가 잇자국 난 팔뚝부여잡으며 으아앙 울고있으니 선생님들 놀라서 달려오지. 달려와서 보니 승철이 팔에 뾰족한 잇자국이 동그랗게 새겨져있으니 쌤들은 그 옆에서 눈치보는 지훈이 붙잡고 형아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 다신 물면 안돼요. 아파요. 혼도 냈어. 그런데 안고쳐진다.나중엔 울더라. 자기는 나쁜 마음으로 문게 아닌데. 형아가- 친구가- 동생이- 좋아서 장난치려고 그런건데 나만 나쁘대8ㅅ8 자기도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아무도 몰라주고 혼내. 선생님 미워. 형아 미워. 다 미워. 엄마아-
지훈엄마도 참 고민이 많다. 자기 아들이 나쁜 마음으로 한 게 아니니 속상한데 피해아동들이 한둘이 아니니. 특히 지훈이가 자주 얘기하는 승철 형아는 매일 팔다리가 남질 않는다하니 미안하고. 적당히 씹을만한 걸 주지만 이게 단순히 이갈이탓은 아니야.그래서 엄마는 지훈이를 꾹 붙잡고 얘기했지.
지훈아. 승철이 형이 좋아?
지훈인 대답못하고 고개를 돌리네. 그러면서 얼굴이나 귀나 빨개서 다 티나요 아드님.
만약에 승철이 형이 지훈이 좋다고 앙 물면 아플까?안 아플까?
형은 이가 동글동글해서 안아파
지금 그 소리가 아니잖아 욱 터져나올뻔했던 말을 꿀꺽 삼키고 엄마는 말을 이었지.
동글동글해도 앙 물면 아파요. 아파서 울고 그래. 지훈이 승철이 형이 아프다고 울면 어때? 속상해 그렇지? 속상하지? 지훈인 형이 싫어서 무는 게 아니지?
응!
그런데 승철이 형은 지훈이가 자길 아프게하니까 미워하는 줄 안대.
아니야-
아니지. 절대 아니야. 지훈이는 형이 좋아서 그런거잖아.
응! 나 승처리 형아 짱 좋아해!
아까 좋아한다 물었을 땐 부끄러워서 말도 못한 애가 지금은 짱 좋아한다고 큰소리로대답해.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형이 너무너무 좋아서, 지훈이가 제일 좋아하는 구름빵보다 천배만배 좋아하는데 지훈이 싫다고 밀어내니까 가슴아파요. 형아랑 노는 게 제일 신나는데 매일매일 같이 놀고싶은데 형아가 울어서 못 놀아.
평생의 한명을 만나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늑대의 습성을 물려받은, 얄쌍한 눈매 사이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치며 엄마는 말해.
그럼 깨물지 말고 꼭 안아줘. 형이 많이 좋아- 하며 꼭 안아줘. 꼭 안아주면 형도 지훈이가 짱 좋다고 해줄거야. 알았지?
그다음날에 다같이 노는 놀이방에서 정한이하고 지수하고 노는 승철이. 그전 수업시간에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노느냐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채로 장난감 핑 놀고 막 부서지고 재밌어. 아항항 크게 웃으며 바닥에 철푸덕 앉았지. 그 때누가 뒤에서 자길 꼭 끌어안는다. 포동포동한 두팔이 등 뒤로 해서 온 몸으로 안아. 뜨끈뜨끈한 몸에 따뜻한 체온이 기분좋게 안아서 승철인 으응?하고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빨간 귀가 한가득.
지훈이야?
나 싫어서 깨물던 지훈이가 안아주니까 이상해.이상한데 포근한 털냄새가 나는 것 같은 지훈이에 승철은 방긋 웃으며 같이 꼭 안아줬다.
훈아아-
승철이는 유치원이 좋아. 친구들이 좋아. 선생님이 좋아. 꽃이 좋아. 노는 게 좋아. 다 좋아서 지훈이를 꼭 안는다. 깨무는 지훈이는 싫지만 안는 지훈은좋아. 그래서 덥석덥석 깨물던 지훈이가 갑자기 폭 안아와도 승철은 같이 꼭 안아준다. 덕분에 지훈은 더 이상 승철이 형이 아프다고 우는 것도 안 보고 너 밉다는 소리도 안 들어서 기쁘겠지. 가끔씩 못참을때면 더 꼭꼭 안아주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