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썰모음

[우쿱] 7월썰모음

다몬드 2017. 8. 15. 15:22

갑자기 가오리 왕자 훈이가 인간화돼서 첫 외출로 수족관 갔는데 가오리들이 훈이 보고 쫄쫄 쫓아가는 거 상상하고 터졌다ㅋㅋㅋ막 사람만한 가오리부터 쪼꼬미까지 훈이가 나타나자마자 하나같이 유리벽에 달라붙어서 쫓아다님ㅋㅋㅋ웃는 얼굴 여러 개가 그러니 철은 좀 무서운데 훈은 근엄하게 한 며ㅇ 아아니 한 마리씩 마주하여 이야기 듣고 있다. 꼭 왕 알현하는 느낌이야. 철 저도 모르게 훈 뒤에 서서 두 손잡고 허리 숙여서 시종 노릇했다. 본능적으로 해놓고 아 이게 아닌데 자세 고치려는 순간 어이 인간 부르는 훈이.

. 왕자님

이래서 빼도 박도 못하게 시종노릇 이어지고. 훈은 한숨 푹푹 쉬면서 내가 너희를 도와주면 좋지만... 뒷말을 한참 아끼더니 눈물을 좀 훔치셨음. 더 충격인 건 유리벽에 붙은 가오리들이 몸을 펄럭이며 반응하고 있다. 꼭 왕자님 울지 말라고 자기들이 더 우는 백성 같아. 어느새 철과 훈 뒤에 몰려서 하나같이 유리벽에 붙은 가오리들 신기하다며 사진 찍는 사람들 있어서 철 겁나 쪽팔린데..왕자님 백성들 굽어 살피느냐 자리 떠날 생각 없음. 유독 작은 가오리 앞에 서서 유리벽을 쓸며 이 어린 것도 잡혀오다니...하며 겨우 말린 눈물 또 터지셨음. 뭐야. 너 그렇게 감성적인 가오리였니. 한 손으로 얼굴 가리며 연기자처럼 서있는 근엄한 왕자님 너무 당황스러워 일단 가져온 휴지 꺼내서 훈 왕자께 내밀었음. 왕자 받아서 안 나는 코 닦아서 철에게 다시 줌. 아 개더러 육성으로 뱉었다가 급하게 입술 말아 삼켰다. 훈 왕자 깜박하고 먹을 거 안주면 삐져서 승질내는 그 얼굴 나올 뻔 했어. 자기는 쿨하다는데 아무리 봐도 트리플에이형임. 겁나 소심해. 쪼잔한 왕자 새끼. 속으로 궁시렁 대는 철도 사실 만만치 않은 삐쟁이. 그런데 훈 생각보다 가오리들 수족관에 너무 익숙해졌고 그냥 오랜만에 왕자님 만나서 추억에 젖었을 뿐이었고. 왕자님만 감성 터져서 욕조에서 절절한 발라드 부르며 우셨음. 중간 중간 인간! 기어코 네가 나를 굶어죽일 셈이구나! 승질을 부리며. 철 오늘도 가오리 땜에 피말려 죽는다. 아 제발 집에 좀 가셨으면. 하지만 왕자님 인간음식이라는 새 세상 만나셔서 집에 돌아갈 생각 당분간 없음.

 

 

 

운명과 인연은 다르다 생각한다. 형 목 뒤에 새겨진 삐뚤빼뚤한 이름 석 자를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 해서 영영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이미 꺼진 형의 운명이 아니라면 하나뿐인 인연이길 바란다. 같은 이름을 가졌음에도 내가 형의 네임이 아닌 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고통 받고 있으니까.

 

 

 

임신얘기 나와서 그러는데 임신 중기돼서 관계해도 안전하다는 의사쌤 말 듣고 그 날 밤 후니 덮치는 처리보고싶음. 후니는 처리를 위해 안 할 거 아니까 처리가 덮치고. 나중에 후니가 형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처리 조심히 눕히고 천천히 움직여야해. 느릿하게 움직여서 막 출입하는 느낌 생생하게 느껴지고 내려다보는 후니 눈빛 새삼 민망해서 얼굴 붉히는 처리.

 

 

 

전투형 힐러 큾과 검사 읒이로 우쿱이 보고싶군요. 오늘은 판타지가 땡기네

판타지에 맞게 저 이름으로 간다. 큾은 신의 선택을 받은 치유자.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 살리는 금술을 행할 수 있는 종족 중 한 명이라 치유하는 능력 뛰어난데 자기는 화려한 기술로 적을 소탕하는 게 좋다며 전투형 마법만 잔뜩 배운 특이한 힐러임. 머리가 좋고 센스가 있어 어깨너머로 배운 야매기술 많고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거 짱 좋아해서 전투하면 여기저기서 금빛은빛빨간빛 폭죽처럼 펑펑펑 터지는 요란한 전투 선보임. 그만큼 마력소비량 엄청난데 아까 말했듯 신의 축복을 받은 종족이라 본래 가지고 있는 양 어마하고 자양강장제처럼 마셔대는 포션빨로 여태껏 쓰러진 적 없음. 고로 진 적 없음. 화려한 기술과 패한 적 없는 전력에 여러 나라에서 마법사로 많이 불러대는데 전투가 끝나고 적에게 다쳐 쓰러진 동료들 치유하면 다들 당신 힐러였어??! 라며 같은 반응 보임. 보통 힐러라면 먼지도 흘러내리는 하얀 긴 옷을 입고 오른손엔 세상만물을 담은 두꺼운 마법 책을, 왼손엔 힐러용 마법 봉을 드는데.. 철은 금실과 빨간 실로 수놓은 긴 망토를 두르고 용의 콧김을 담은 빨간 보석 박힌 검은 봉을 화려하게 돌리며 마법을 쏴대거든. 힐러중에 전투형 힐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능력과 저 능력은 엄연히 달라서... 자칫하면 이도저도 안 되는 어중이떠중이 되는 게 다반사고 잘 마스터했다 해도 궁사, 검사 같은 전투형들하고 힘 차이로 인기가 적음. 그런데... 철은 힐러인 것도 모르게 겁나 쎘고 필요하면 봉으로 적을 두들겨 패기도 한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힐러 이미지따위 그에겐 없어. 전투중 다친 동료를 치유하지 않았더라면 끝날 때까지 몰랐을 능력임. 알고 있다해도-힐러가 가능한 자라고 소개받아도- 눈 맞는 댕댕이처럼 신나게 마법부리는 큾을 보면저 사람 힐러보단 마법사... 그것도 흑마법을 잘 쓸 것같은. 하지만 큾 흑마법의 흑 따윈 모르고 자기가 힐러인건 알아요. 겂이 많아서 흑마법은 시도도 못했고 일단 아픈 사람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손이 먼저 나가는걸... 가끔 그 손이 목을 조이는 나쁜 손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차칸 손이다.

그리고 읒은 정도의 길만 걸은 검사 중에 검사네. 큾만큼이나 요즘 검사나 궁수 포션 빨 없는 사람 없고 기초마법 배워서 제 무기에 마법 씌우는 것들 많은데 훈은 오로지 검으로만 승부봄. 비겁한 짓 같달까. 굳이 어려운 길을 가지 않아도 되지만 쉬운 길을 간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니까. 검은 내면을 다스리며 다루어야하는 거울같 은 존재이기 때문에 포션빨과 마법빨로 잠깐의 쾌락을 맛볼 수 있어도 자신의 검에 스스로 자멸할 수밖에 없음. 내가 깨끗할수록 검도 깨끗해진다. 그래서 훈은 하루도 자신을 단련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어떤 유혹과 고난 속에서도 제 길만 걸음. 그리고 그 결과로 최고의 검사가 됐음. 마법으로 쎄진 칼보다 강한 내면으로 단련된 칼이 어두운 마법에 빠진 혼돈을 벨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마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들이 많이들 부름. 그렇다보니 큾과 읒 마주칠 수밖에 없겠지.

서로 전투하는 거 보면서 포션빨로 사는 무능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읒과 고리타분한 옛날 놈이라고 판단하는 큾이지. 약간의 마법으로 더 많은 적을 벨 수 있는데 굳이 번거롭게 일일이 베는 읒이 답답하고. 여기 나있다고 자랑하는 건지 낮에도 화려한 불빛들 쏴대는 큾이 한심하고. 처음엔 서로가 그렇게 안 맞았음. 극과 극 반대였고 될 수 있다면 안 마주쳤으면 했었음.

하지만 뛰어난 자들을 찾는 사람은 많았고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다. 많은 이들이 있었지만 주어진 일을 완벽하고 깔끔하게 해내는 인물이 한정적이라 읒과 큾은 안 마주칠래야 안 마주칠 수 없고 때로는 둘이서, 어쩔 땐 각각 끄는 무리로 만났겠지. 그러다 친해진 계기는 어느 나라의 뀰찌 왕댯님 성인식으로 용을 잡는다해서... 사실 그건 형식적이고 대충 저 험함 협곡에서 며칠 고생하다가 용의 몸에서 떨어진 비닐 주워다 신에게 바치고 축복받는 건데. 우리 뀰찌님 용을 잡아서 이 나라에 전설이 되겠다며 길을 나섰음. 그런 철없는 뀰찌 왕댜님에 왕은 걱정이 들어 급하게 여러 사람을 붙어주었고. 거기에 읒이랑 큾이 들어감. 그때엔 읒과 큾 서로 전 일로 부딪혀 크게 싸운 터라 보자마자 얼굴 찌푸리고 차가운 냉기 날리기 스킬 시전하고 있었음. 쟤가 있다는 거 알았으면 이 임무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거라고, 한탄도 했지. 하지만 큾은 미리 받은 일부 선금으로 포션쓰는데 다 썼고 읒은 얼마 전 나온 새 칼을 예약하는데 다 써서.. 빨리 용 잡고 끝내자고 뀰찌왕댜님보다 더 활활 불타오름. 하지만 용 잡는게 그리 쉬운가. 강을 건너 협곡을 지나 흑마법을 쓰는 엘프들에게 죽을 뻔하고 바다과물에 거대한 파도를 맞으며 생사를 걸기도 하며 용이 사는 신성한 땅에 들어갔다가 용의 콧김에 큾의 귀한 망토 반이나 태워먹음. 그렇게 험난한 과정을 보내다보니 겨우 용을 잡아 끝냈을 때 둘이 얼굴 붙잡고 키스해버림. 뀰찌의 칼 드는 자로 따라온 챠니의 벌어진 입도 모르고 저것들이 숭하게 뭐하는 짓이냐며 날뛰는 뀰찌도 무시하고 아주 바닥을 구르며 키스하겠네. 그리고 마을로 돌아가서 나무로 만들어진 숙소가 밤새도록 삐걱거리게 만들겠지. 그렇게 원초적인 관계를 맺었으면서 두 사람 어째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건 변함없어서 두 사람 있는 임무에 들어가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라고 소문났으면 좋겠네. 그러면서 누군가 큾이나 읒 전투하는 걸로 까면 그 인간 처절하게 짓밟아주는 것도 서로였으면. 까도 내가 까.

 

임출육이 땡겨. 이란성 쌍둥이들 유치원에서 연극한다고 해가지고 연극 일주일 전부터 아빠들이랑 연습하는 걸로 보고싶네. 이렇게까지 헤야하나 싶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아빠 대사 틀렸자나! 다시! 예민한 감독이자 배우 때문에 거실바닥을 기고 뛰며 상대하는거지. 그래서 밥먹어야하고 청소 해야 하고 애들 씻고 재우는 과정 굉장히 정신없고 바빠. 거기다 애들 연극할 때 입을 동물 옷 입고 자겠다고 칭얼대서 애들과 씨름해가지고(결국 짐)소파에 나란히 쓰러지겠지.

앞으로 오 일 남았나..

시계를 빨리 돌려 볼까요

삼십이 빨리 감기로 부탁할게

그렇게 죽어나갈 것 같으면서도 정작 재롱잔치 땐 제일 열심히 애들 분장시키고 가장 먼저 와서 좋은 자리 차지하고. 만드는 재주 뛰어난 동생 밍에게 협박과 뇌물로 만든 피켓 들고 이날을 위해 산 캠코더로 애들 영상 찍겠지.

진짜 누구앤지 몰라도 최고다.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딱 재들거네-

. 내자식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 방금 씬 우리 애들 최고지 않았어요?

애들 나올 때마다 저런 소리 294849번째 하는 팔불출 부부 되시겠다.

 

 

 

호랑이신 후니가 이런 저런 일로 사육사 철에게 거둬지는 거 보고싶다.

원래 속세를 떠나 자연에서 살아야하는데 어쩌다 속세로 들어와... 번쩍이는 불빛과 시끄러운 소음에 정신을 잃어... 그만 호랑이로 변했고. 하필 새끼호랑이가 돼버려서... 으윽..배고파 쓰러졌는데.. 하필 장소가 동물원이어서 마지막 정리하던 철에게 발견된거지. 처리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이라서 길바닥에 쓰러진 새끼보고 가슴 떨어짐. 잘 잃어버리고 덤벙대는 성격이지만 담당 호랑이새끼를 잃은 적이 없는데!! 얼른 달려가 호흡 확인하고 안색 살피는데 애 상태 너무 안 좋다. 급하게 품에 안고 내려왔던 길 달려가서 잘 자고 있는 새끼무리들 사이에 주운 새끼-훈이 두고 가방 내려놓고 우유 데운다. 그 사이 후니는 갑자기 나타난 제 등장에 놀란 새끼들이 눈 동그랗게 뜨며 코 킁킁대며 맡으니까 짜증 올라오고. 성인 호랑이면 제 존재 알고 건들지 않는데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들은 훈의 기운도 모르고 혓바닥으로 할짝할짝 대고 있음. 배고프고 힘든데 침 범벅으로 세수를 당해야 하다니. 내가 기운만 돌아오면 너 것들 정신교육부터 시켜주겠어..! 하며 정신 꼴까닥. 그사이 젖병에 데운 우유 넣고 돌아온 철이는 쓰러진 훈에 뭉크의 절규처럼 양 뺨에 손바닥 대며 절규한다.

주그면 안대!!!

다행히 철의 지극정성으로 깨어난 훈은 그러나 곧 제 환경에 불만 생기겠지. 속세로 와서 신경을 너무 썼던 건지 기력이 돌아오지 않아 큰 호랑이도 못 돼고 신으로 돌아가지도 못해서 강제로 새끼호랑이로 지내고 있는 중인데.. 아까도 말했듯이 여긴 동물원이고 다행히 아직 어린 새끼들이라 인간들에게 구경 당하진 않는데 사육사들 틈에서 키워지는 중이고.. 새끼들 먹고 자고 싸고 놀고 먹고 자고 놀고 싸고... 아무리 기본적 본능만 있는 상태라 해도 호랑이신인 훈에겐 버거운 존재들임. 꼬리 물지 말라고 해도 말을 안들어! 이새끼들이! 으르렁 울어도 보고 앞발로 때려도 보고 이로도 깨물어봤는데 다 놀자는 신호인줄 알고 더 좋아서 까부니까 훈이 중간부터 포기하곤 그냥 제 몸 내주었음. 그래 물고 싶으면 물어라. 내 몸이 내 몸이냐. 내 산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련다.

하지만 그런 호랑이새끼들보다 더 훈을 귀찮게 만드는 존재 있었으니..

우리 랑랑이! 오늘도 동생들이랑 잘 놀았어?

활짝 웃으며 들어오는 인간, 신입사육사 철이다. 훈이 첨엔 철 좋게 봤다. 비록 맛없는 우유였지만.. 자길 살리려 애썼고 보살펴줬어. 나중에 신으로 돌아간다면 내 은혜를 베풀리라 다짐했거늘, 이 인간 갈수록 훈을 귀찮게 한다. 버둥거리는 훈이 제 품에 안아서 강제로 쓰다듬고 눈에 눈꼽낀 거 없나 이는 깨끗한가 확인하고 조잘조잘 말이나 걸고. 배고파, 심심해, 놀자, 졸려 밖에 말 못하는 짐승들 틈에서 오늘은 어땠고 상사가 자길 얼마나 혼냈으며 이번에 첨으로 뭘 했다고 조잘조잘 떠드니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 지금 상태가 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먹으면 졸리고 가만히 있어도 졸려서 스물네시간에 열일곱시간을 자는 훈이 한 오분 듣다가 졸려서 눈 감기는데 그때마다 자기가 말하고 자기가 승질나서 털빗질하다가 훈이 등에 빗 콕 박음. 훈이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 아아 미안. 아팠지? 미안해ㅠㅠ하며 훈이 제 뺨에 비비면서 꽉 안아버림.

...ㅗㅏ.................

앞발로 밀고 싶어도 이 몸으로 이 큰 인간 안 밀리고. 일단 발톱이 없다. 훈의 자랑거리 광택 나는 발톱인데ㅠㅠ이 쓸모없는 인간이 못나게 다 잘랐어ㅠ 인간세계 들어와서 처음 들은 나쁜 말 험한 말 잔뜩 쏟아버려. 하지만 훈 입에서 나는 소리. 으아아옹. 갸날픈 새끼울음소리가 애처롭게 울린다.신 가오 다 주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철이가 마냥 나쁜 인간은 아닌 게.. 먹으라며 그릇에 담아 준 음식들 맛이 대다나다. 새끼호랑이들 이제 슬슬 씹어 먹는 음식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부드럽게 씹을 수 있는 것, 소화 잘 되는 재료들도 준비해놔. 산에서 자연그대로인 생식을 먹던 훈에게 입맛이 딱 맞음. 아니 산보다 더 싱싱해서 맛남. 철에게 쓸데없이 양육되고 엉망으로 해놓아 여기저기 뻗친 털들에 스트레스 받다가 음식냄새만 나면 홀린 듯 철만 쫓아다님. 가장 작고 약한 새끼들에게 먼저 주는 맘 약한 면모를 보일 때마다 사회는 양육강식이다 무른 인간아! 확 혼내주고 싶을 때도 여러 번. 하지만 실제론 철 다리에 매달려 야옹야옹 우는 새끼들처럼 굴고 싶지 않아서 근엄하게 앉아있고. 대신 솔직한 꼬리는 바닥을 탁탁 침. 겁나 불만이라는 거지. 하지만 맛있는 재료들이 제 앞에 놓이면 훈 불만이고 뭐고 얼굴을 파묻음. 냄새가 좋고 풍부한 고기 한입 씹으면 이곳이 이세계로다. 잘 먹는다고 머리 쓰다듬는 철이 참 예뻐 보이고 금세 뚝딱 한 그릇 해치우고 또 달라 그릇 내미는 훈에 눈 크게 뜨다 활짝 웃는 얼굴 한 번씩 산을 둘러보는 훈 주변을 떠도는 정 령같고 꽃 씨같다. 그래서 훈이 이곳에 얼른 나가야 하는데.. 하면서도 말 안 듣는 호랑이새끼들 예의범절 교육시키고 늘어지게 잠자고 때 되면 밥 먹고 철의 서툰 빗질과 수다에 익숙해져서 못 나감. 한번씩 내가 뭐하는 짓이지! 하고 정신 차릴 때 있는데 그때마다 이제는 운동해야한다고 데리고나가서 동물원 구경시켜주는 철이 땜에 흐지부지 무너짐. 사육사되려고 이런저런 노력하고 매일 어딘가 다쳐선 힘들어서 헥헥대면서 행복하단 얼굴로 얘기하는 철이 성장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서. 어쩌다 지나간 어른호랑이 무리근처에서 훈을 보고 무릎 꿇고 고개 숙이는 호랑이들에 이게 무슨 일이지..? 동공 지진오는 철이가 귀여워서, 어째서 귀한 분이 여기에 계십니까 하는 호랑이들에게 그런 일이 있다하며 철 품에 근엄하게 안겨있음.

보고싶은 건 호랑이새끼들보다 연일야근으로 피곤에 젖어 꾸벅꾸벅 무너지던 철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잠드는데 너무 더워서... 깼더니 제 몸 위에 올라탄 게 너무 커..이게 뭐지..손으로 더듬으니 복실 복실한 털.. 꽉 찬 하얀색.. 후니인가 싶은데 후니는 이렇게 안 큰데.. 눈 비비면 보이는 건 이제야 깼는가? 큰 하얀 호랑이가 말을 걸고 있다.

추워하길 래 그랬다네.

제 위에 올라와선 그러고 있다. 이거 꿈인가? 현실인 거 알고 으아악 소리 지르다 뽕 소리와 함께 안개가 걷히고 나타난 인간-인간형이 된 후니 때문에 기절.....은 못하고 정신반쯤 놔서 귀신이야!! 하고 도망가는 철 뒷모습 보며 씩 웃곤 형님 하며 제 무릎위로 앞발 올리는 호랑이들 등 쓰다듬어줌. 나중에 돌아온 선배 팔잡고 부들부들 떨며 돌아온 철이, 하얀 귀신은 없고 호랑이들만 정신없는 방에 영혼 또 빠져나가고. 네가 많이 힘든가보네. 힘내라며 등 두들기고 사라지는 선배 잡지도 못하고 발 동동거리다 배고프구나 인간. 뒤에서 들리는 으스스한 음성에 소름 쫙 돋았다한다. 그렇게 호랑이신과 사육사가 동물원에서 알콩달콩 연애하는 거 보고싶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거 우쿱임다

 

 

 

아저씨 아저씨 하는 슩처리 보고싶다. 헉 아고 우쿱이 보고싶은 걸.

운동 짱 좋아하고 특히 공 가지고 노는 88한 남고딩 처리 요즘 짱 많이 좋아하는 건 우리 아저씨. 한 뺨 작고 귀엽게 생겨서 다부진 몸매에 정장핏 사람 코피 흘리게 만들고 일문제로 전화 받을 때 날카롭게 변하는 얼굴 녹아버릴 것 같아.그 얼굴로 제 이름 부르면서 안아주면 좋겠어. 가끔 회식 때 술 먹고 취해서 슩쳐라- 불러주는 그 목소리로 키스 하고나서 입술 훑어 닦아주는 그 섬세한 손가락으로 이곳저곳 다 예뻐해 주고 사랑해주면 좋겠어.

응 아저씨? 나 오늘 집에 안가면 안될까?

슈렉 고양이처럼 올망졸망 눈빛 쏴보고 아저씨 꼭 끌어안아서 등에 얼굴도 비벼보고 고양이처럼 강아지처럼 애교떨고 치댔는데 아저씨 10시가 되기 전에 집 보내버린다ㅠ 바닥에 대자로 뻗어서 차라리 나를 밟고 가라고 아둥바둥하면 진짜로 밟고 지나가ㅠㅠ아저씨 나 안 사랑해? 물으면 한숨 쉬어. . 상처받았어. 정말로 나 안 사랑해? 다시 물으면 뻔히 보이는 거 묻지 말란다. 보이긴 보이지. 보이는데 난 행동하고 싶어! 아저씨 나랑 자!!!

매일 매시간 훈에게 자자고 유혹하고 꼬시고 승질 내는 어린 애인에 가뜩이나 많은 나이 더 얹는 한숨만 한가득이다. 솔직히 말하면 훈이 저라고 편할까. 씩씩하고 발랄한 철이가 사랑 뿜뿜하며 안기고 부딪히는데 고자가 아닌 이상 반응 없을 수 없다. 학교다닐 때 보다 처리 만나고 애국가 더 불렀고 밀어대는 저에 삐져서 등 돌린 처리 뒤로 허벅지 퍼렇게 멍들도록 꼬집었지. 키스할 때마다 강아지처럼 끙끙 앓으며 자꾸만 더 붙고 싶어하는 몸이, 옷 사이로 참 단단하고 맛이ㅆ.. 큼큼.

그래도 안 돼. 신분증에 아직 잉크도 안 마른 애랑 사귀는 것도 제 인생에 쇼킹할 일인데. 성인되기 전까지 잘 수 없다. 후니 제 마지막 양심으로 그렇게 참고 또 참고. 가끔은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서는 개구리도 아니고 뭐하는 짓인가... 겁나 서럽지만아저씨가 너무 좋아서 뛰어왔다는 별 가루 흩뿌려진 밤을 헤치고 와서 해맑게 웃는 처리보면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조금만. 일 년만. 일 년만 참자. 안겨 와서 쪽쪽쪽 뽀뽀를 하는 처리의 두 손이 훈의 엉덩이로 살금살금 내려오는 걸 잡아 떼면서 훈은 오늘도 참을 인을 그린다.

아저씨 나 티 팬티 입었다. 볼래?

......일 년이 언제 지나지?

깜찍하게 꼬시는 어린 애인에 오늘도 피 말리는 훈이 아저씨 파이팅.

그래도 아저씨 일 년 잘 버텼다. 진짜 중간에 처리를 침대에 몇 번 밀어 눕힌 적 있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큰 두 눈에 제가 너무 더러워서 푸스스 꺼졌지. 이런저런 방법으로 다 꼬셔도 안 넘어오는 아저씨에 처리 폭발해서 아저씨 미워! 이제 아저씨안 만날거야! 큰소리내고 나갔다. 나가서 폰 끄고 아저씨 회사나 집 가는 발길 끊음. 훈은 당황하지. 태풍처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어디로 꺼진 거야. 걱정되어 학교 앞까지 간 적 있는데... 교문을 통과하며 우르르 나오는 교복무리에 제 양복이 너무 튀어서 그대로 등 돌렸다. 그리고 그냥 잊자. 잊어버리자 결심하고 일에 집중하다 과로로 출근길에 쓰러지고. 눈 떴을 때 눈물콧물로 엉망인 얼굴로 아저씨 나 혼자 두고 죽지 마ㅠㅠㅠ드라마 찍는 슩처리에 웃고 말았다.

아저씨한테 자자고 안할게 ㅠㅠ나 버리지마 ㅠㅠ

연락안되는 동안 세상 이별 노래 틀며 울고 먹고 울고 자고 하던 처리. 도저히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어 달려간 훈이 집에서 쓰러진 거 본 뒤로 얌전해진다. 자기 때문에 아저씨 스트레스 받지 말라구..아프지 마. 그래서 급 얌전해진 처리. 자자는 말 쏙 들어가고 우울한 댕댕이처럼 아저씨 옆에 붙어서 머리 부비겠지.

사랑해요. 많이 좋아해 아저씨. 아프지 말고 우리 오래오래 사랑하자

...어쩐지 훈은 조금 아쉬워지네. 디데이 삼 개월. 눈감고 뜨면 시간이 훅 지나갔으면.

그리고 대망의 그날에 전날 12일로 여행가자고 제안한 아저씨에 처리 눈 동그래져서 입 벌리고 어버버거리다 그대로 뛰쳐나갔으면. 그대로 뛰쳐나가서 하는 일>>>첫날밤을 위한 짐 싸기. 룰룰라라 콧노래 부르며 짐 싸다 속옷에 얼굴 묻고 좋아하겠지.

드디어 아저씨랑 자 ㅠㅠㅠㅠ 어떡해 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정확히 24시간 지나서 처리 베개에 얼굴 묻으며 운다.

어떡해 ㅠㅠㅠㅠ아저씨 너무 좋아 ㅠㅠㅠㅜ

마음만 앞선 스무살 된지 일분 된 처리 차분히 대하며 부드럽게 안아주는 아저씨가 너무 멋있어서 또 반했다아저씨 진짜 마니 내가 사랑해. 앞으로 이제 마니 밤 일하자!

아아..어린 애인님. 넘 야하고 체고시다. 훈이 아저씨. 오늘도 파이팅

 

 

 

과일가게 주인장 훈이가 보고 싶군. 과일이 참 탐스럽고 맛있어서 옆 동네서 일부러 훈이 가게 과일 사러 올 정도임. 돈을 잘 벌어. 거기다 외모도 단정하니 웃는 게 예뻐서 자기딸, 손녀랑 엮어주려는 아주머니 많은데 그때마다 과일가게 옆 슈퍼마켓 사고뭉치막내아들 슩철이 궁시렁댄다. 무릎 다 늘어난 추리닝에 이제 막 깨서 까치집 차린 머리 정리도 안한 채로 아 먼지가 많다- 이러고. 그러다 엄마한테 등짝 맞고 손에 쥔 먼지털이 그쪽으로 탁탁탁탁 털어버려- 그 기세에, 날 라오는 먼지에 아주머니들 눈살 찌푸리며 급히 사라짐.

저 놈은 아직도 철이 덜 들었어 ㅉㅉ

혀 차는 소리 하품으로 날리고 사라지는 아주머니들 뒤에 잘 가세여- 손인사함. 그렇게 요란히 손님 다 내쫓아놓고 살곰살곰 쭈뻣쭈뻣 먼지털이 얌전히 양손으로 잡고 헛기침함. 그런데 훈은 눈길하나 안 준다. 요즘 제철인 복숭아 정리에 몰두해. 그런 훈이에 쳐리 눈 샐쭉해져서 쳇 팔짱끼고 등 돌렸다. 과일처럼 말랑하게 생겨서 안말랑한 나쁜 넘. 누구땜에 아침부터(낮이다) 기분이 안 좋은데. 눈치고자 들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슩철 등 뒤는 깜깜무소식이네. 그때쯤 처리 백수인 제 처치 막 불쌍하고 서러워져서 먼지털이로 가게 유리벽과 입구 탈탈 턺. 설렁설렁. 대충대충. 목이 이만큼 늘어난 하얀 티 뒤에 삐... 큼지막하게 세 개 써놓은 채로 탈탈탈탈. 먼지털이에 떨어지는 먼지가 막 나 같고 그래.

그러는 처리 뒤에서 훈이 한숨 한번 쉬고 야, 불렀지. 그러나 처리 미동 없다. 한산한 골목에 둘 밖에 없고 후니 목소리 작지 않은데 제 할 일 한다. 후니 허리에 손 짚고 크게 숨 크게 들이마시고 다시 불렀음.

어이

좀 정겹게 불러주면 어디가 덧나나. 처리 입술 삐죽 내밀며 신경질적으로 먼지털이 흔들고 훈은 그 기세에 눈썹 올라갔다 내려갔음. 왜 철이가 뿔이 나서 저러는지 잘 알겠는데 알고 있다고 해서 풀어주고 싶은 맘은 없다. 풀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덥석덥석 과일담긴 봉지를 내미는 훈이 손을 잡으며 탐내는 아주머니들에게 일일이 웃는 얼굴로 거절하는 제 자신의 진심을 제발 알아줬으면... 나는 그 예쁘고 참하다는 손녀딸들보다 가게 창 구석 털다 잘못 털어 거미줄에 걸린 거미가 눈앞에서 뚝 떨어져 놀라 껑충대는 저 촐싹거리는 백수에 더 가슴이 뛰는데. 제발 좀 그만 질투하고, 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몰라 다 모르겠고. 거기 오늘로 57일째 백수로 살고 있는 한량인씨

취준생이거든!

님이 좋아하는 복숭아 먹으러 오든가 말든가.

미련 없이 등 돌렸고. 뭐라뭐라 한참 빽 소리 지르는 백수 아니 취준생 처리 승질에 못 이겨 바닥을 막 발로 차면서 과일가게로 들어간다. 복숭아 그거 먹고 싶어서 들어가는 거 아니야 그러면서. 그리고 한참 뒤에, 이장댁 손녀딸 학교 끝나고 집 돌아가는 길에 슈퍼마켓 앞 평상에서 병든 닭처럼 조는 복숭아냄새 나는 백수아저씨 보고 고개 저었다. 한심해도 너무 한심해. 오늘도 생산 없는 하루 뻔히 보냈을 무능력한 아저씨보다 그 옆 과일가게에서 남은 과일 정리하는 뽀얗고 귀여운 아저씨가 훨 배 멋져. 이미 집에 과일 잔뜩 이지만 아저씨 말 걸려고 안녕하세요오- 인사하면서 들어간다.

또 왔네

활짝 웃는 아저씨에 얼굴 붉혔다.

오늘은 뭐 살거니?

저 저거 주세요오-

얼마 남지 않은 복숭아 가리키며 눈 못 마주치는 이장댁 손녀딸 손가락 따라가던 훈이 아... 탄식하며 미안 그런다.

저거 안 팔아. 미안. 다른 걸로 고르면 안 될까? 아저씨가 더 얹어줄게.

복숭아 너무 먹고싶은데 안 판다니. 안 팔거면서 왜 저기에 뒀대 실망해서 안 좋아하는 사과 가리켰다. 평소보다 두 세개 더 얹어서 담긴 봉지 받다 아저씨에게서 훅 나는 복숭아냄새에 멈칫. 왜 아저씨에게서 슈퍼마켓 백수아저씨랑 같은 복숭아 냄새가 나지?? 왜지..왤까. 왜 과일가게아저씨는 남은 복숭아를 팔지 않을까. 저걸로 뭐 할려고.

정답은 꾸벅꾸벅 조는 슈퍼마켓 사고뭉치 막내아들과 인기 많은 과일가게 아저씨 두 사람만 알 것이다.

 

 

 

포켓보이 후니 보고싶다. 학교에서 잘생긴 학생회장으로 유명한 처리가 한 학년 아래이자 피아노 겁나 잘 치는 후배 훈이를 물고 빨고 아주 좋아죽는다고, 할 수만 있다면 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해서 붙은 별명이 포켓보이. 애칭만 들었을 땐 작고 귀여울 것 같고 깨물어주고 싶어! 막 그럴 것 같았어. 그런데 복도에서 훈아아아- 하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 점프해서 안고 볼 주물주물거리고 맘껏 치대는 처리에게 시달리는 사람 제일 무섭고 빡센 선도부 훈이다. 자기보다 이십센치나 큰 어린후배배치기로 한방에 잠재운 걸로 유명한 선도부 그 선배. 피아노 잘 치는 훈이라해서 다른 사람인줄 알았던 사람들 다 기절초풍하고 진짜 저 선배가 포켓보이에요? 되묻기 바쁨. 아는 사람만 또 그러네ㅉ 관심도 안 주고. 그 사이 처리는 아주 후니 찐빵 만들고 있다.

기여운 내새끼! 숨만 쉬어도 귀여어! 아주 이뻐죽겠어!!

눈에서 꿀 떨어지고 안고 깨물고 뽀뽀하고 사랑 뿜뿜해. 포기한 얼굴로 네에네에 하는 후니만 세상 정말 살기 실타. 훈아. 오늘은 형이랑 같이 수업 듣자? 깍지 끼고 제 반으로 끌고 가는 철에게 질질 끌려가면서 실금간 복도천장만 멀거니 쳐다본다. 그리고 또 훈이 데리고 왔냐??! 수업하러 들어온 쌤덕에 겨우 탈출해선 수업하느냐 조용한 복도 걸어가면서 철이 계속 매달리고 안아서 뻐근한 어깨 돌리며 픽 웃음. 장난감 뺏은 강아지처럼 울상 짓는 선배표정이 잔상처럼 남아서 자꾸 웃음이 터져.

후니 거절하면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고 선도부답게 냉정할 땐 냉정한데 철에게만 유독 유하고. 처리 앞에선 꽃처럼 예쁘게 웃으며 반응 잘 한다<<이런 후니보고 함부로 덤비다 까인 인간들 수십 명이고 하굣길에 학원가는 처리 후니 끌어안고 나랑 놀아! 하면서 제주머니에 넣기 힘든 후니 꾸깃꾸깃 넣는 척 못 가게 막는다. 그럼 훈이 열에 아홉은 처리 코 콱 쥐어서 거절하고 한번은 못 이긴 척 따라가...맞벌이하는 부모님에 조용한 후나 집에서 영화보고 간식 먹구 뽀뽀도 하겠지. 처리 집이 아니고 후니집 가는 이유는 처리 집엔 예비역이라 읽고 백수인 형이 있어서 안대요. 처리땜에 끌려가는 척 하며 가는 곳이 제 집이라, 더욱이 처리 자기가 주인인 마냥 비번 누르고 들어가자마자 가방 벗어던지고 후니 침대에 다이빙-! 해서 훈아 여기 여기하며 제 침대 팡팡 때려서 손으로 얼굴가리며 못 말리겠다는 듯 웃겠지. 누구애인인지 참 사랑스럽다




손 잡아주시면 안돼요? 치과치료 받으러 와서 석션하려 준비하는 후니에게 손 내밀며 부탁하는 처리로 우쿱이 땡기네. 후니 기준 절대 아플 일 없고 간단한 치료인데 뭐가 그리 무서운지 눈물 머금으며 그러는데 어린아이건 어르신이건 손 잘 안 잡아주는 후니지만 처리 손 잡아줬네. 잡자마자 생명줄 붙잡듯 꽉 잡으며 눈 감고 부들부들 떠는 처리 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원잠쌤이 잡은 미러가 벌린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흰 양말 신은 발가락 꼬물꼬물거려서 짧은 웃음 터지겠지. 마스크에 가려 잘 안 보였겠지만 광대 밀려올라갈 정도로 좀 크게 미소지었다. 이 환자 귀엽네

그렇게 세상 모든 겁 다 먹고 체어 일어서면 하, 하나도 안 아프네 하며 양치컵 들겠지. 후니 좀 한심하게 바라볼 거다. 승철에게 잡힌 손가락 좀 아픈데. 양치컵 부들부들 떠는 거 똑똑히 보고 얘기했으면- 하지만 다시 누우세요 원장 목소리에 느낌표 머리위에 띄우고 안 끝났어요-? 자기 손 꼭 잡으며 눈 꼭 감으니 미치도록 귀여워서 안 되겠다. 왼손 뻗어서 손등위를 살짝 덮었다. 닿자마자 두 손 풀어서 후니 손가락이랑 손바닥이랑 꽉 잡는 환자.

중간중간 눈떴다가 자기 눈 위로 그림자지면 움찔움찔 떨며 감고. 다시 떠서 눈만 보이는 원장님 눈치보고 후니도 슬쩍 본다. 그러다 눈 마주치면 부끄러운지 눈동자 아래로 내리깔며 피하지. 치과 와서 입 보여주는 거 어쩔 수 없지만 좀 그래. 그래서 피하지만 후니 손은 놓지 않는다. 창피고 뭐고 일단 내가 살아야겠어요.

치료 다 끝나고 체어와 함께 앉은 처리. 물 빠진 빨강 머리 위로 다 뻗었고 얼굴 혼 팔려서 좀 멍한 채로 앉아있겠지. 그런 처리에게 이 잘 닦아야해요- 하고 후니에게 티비아이 교육시키라 오더하고 떠나는 원장님. 정신은 팔려도 예의는 있는지 감사합니다 인사하곤 비실비실 일어나려는 처리 어깨 잡아 앉히지. 뭐가 또 남았어? 울상인 처리땜에 자꾸 솟는 광대 마스크로 잘 가리면서 칫솔질 어떻게 하세요? 묻는다. 처리 멍한 얼굴로 이러케요 하면서 허공에 칫솔질 한다. 음 나쁘지 않은데....그러면서 칫솔질 가르쳐주는 프로페셔널한 후니. 아예 칫솔 갖고 와서 처리 입안에서 가르쳐주고. 처리가 서툴게 따라하면 체어 뒤로 서서 처리 턱 붙잡고 손목 잡아서 이러케요 자세 잡아주고. 그러다 거울로 후니랑 처리 눈 마주치면 처리 동공 마구 떨다가 입안에 있던 칫솔 뺀다. 잘 닦을게요오 고개 푹 숙여서 몸 돌려 양치컵으로 입 헹구는 환자 뒤통수에 창피해창피해 너어무 창피해가 적혀있어서 후니 마스크를 썼음에도 손으로 입술 가렸다. 진짜 미치겠네.

다 끝나고 계산하러 나온 처리. 빈 접수대에 안을 들여다보며 갸웃거리다 접수대 문이 드르륵 열리고 나온 후니에 깜짝. 자연히 마스크 벗고 의자에 앉아 뭔가를 딸깍 만지는 과정에 깜놀. 생각보다 어려보인다. 마스크에 가려 보인 눈과 목소리로는 틀림없이 연상일거라 생각했는데. 00원입니다 하며올려다보는 얼굴이 깨끗한 물처럼 맑아서 얼굴 붉혔다. 너무 내 취향이야. 그런 처리가 내민 카드를 받아 계산하는 후니 전표가 나오는 동안 처리에게 시선 던졌다. 누워있을 때도 잘생긴 얼굴 이렇게 보니 더 잘생겼네.

감사합니다-

카드랑 전표받고 목인사하고 나가는 처리 등을 바라보며 후니 또 오세요 할 뻔한 입 겨우 다물었지. 치과에 또 오라는 건 좀..그치. 아쉽다. 귀여웠는데.

그래놓고 몇 달 안가서 턱 붙잡고 눈물 글썽이며 아파요.. 하는 처리에 표정관리 못하는 후니로 로맨스 보고싶다.

선생님 가르쳐준 대로 이 잘 닦았어요. 진짜 열심히 닦았어

본인 안 닦아서 아픈건 줄 알까봐 열심히 설명하는 처리 머리 쓰다듬을 뻔한 손 붙잡고 알아요. 사랑니가 나서 그래요 하며 사랑니 뽑아야한다는 소리에 아프죠? 아플거야 하는 처리 달래고. 부탁하기도 전에 마취로 겁먹은 처리 손 잡아주고. 약 먹으라고 물도 떠다주고. 뽑는 과정에 또 손 잡아주고. 으악으악 작은 비명 지르는 처리에게 좀만 참아요- 하며 손등 두들겨주지. 그렇게 고문 같은 시간 끝나고 귀 쪽으로 난 눈물줄기 휴지로 닦아주며 잘 참았어요 칭찬해주고. 솜 물어서 말은 못하고 원망의 눈초리로 올려다보는 처리에게 다정히 웃어주어서, 처리 맘에 콕 박혔다. 그리고 실밥 풀러와서 지난번에 감사했다고 빵 사와선 이건 꼭 후니쌤에만 줘야 해요- 하는 처리땜에 동료들에게 놀림받고 빵 받아선 그 안에 적힌 처리 전번에 문자했으면. 그렇게 우쿱 연애 시작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