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쿱] 아기냄새알파x자몽오메가
아기냄새 나는 알파 훈이랑 자몽향 나는 오메가 철이 보고 싶군
훈이 동글동글한 귀염상이라 알파, 오메가, 베타 상관없이 좋아하는데 베타는 페르몬 못 맡으니까 훈이 겉모습보고 귀여워!!하고 달라 붙는거라면 알파와 오메가는 후니 외모+아기냄새 나서 귀여워!!하고 붙는 거. 분유 냄새같기도 하고 신생아 젖 비린내같기도 한 페르몬에 첨 보는 사람들 훈이가 오메가인줄 앎. 친해지고 가까워지면 성정에 알파인거 말하지 않아도 알지만 그럼에도 아기 냄새나는 알파의 귀여움은 절대 가려지지 않는다. 훈은 그런 사람들이 귀찮고 짜증나지.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 두부류인데 하나는 아기 냄새나는 알파라고 만만하게 보고 덤비는 무리, 다른 하나는 아기 냄새나는 울 귀여운 알파♡하며 치대는 무리다. 훈에게 두 무리 다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지만 굳이 비교해서 따지자면 치대는 무리가 더 싫음. 덤비는 무리는 알파 중에 우성인 훈이 페르몬과 눈빛 한번이면 입 닫고 눈 돌리며 뒷걸음질하는데 치대는 무리는 밀어내고 화를 내도 앙탈은~ 하며 더 붙음. 진지하게 얘기하면 어느 정도 덜해지긴 하는데 떨어지진 않는다. 끌어안고 손잡고 뒷목에 코 묻고. 페르몬 이거 없앨 방법 없고 우성은 페르몬조절 안돼서 대체 방안으로 향수로 샤워했다 질식사로 죽을 뻔한 뒤로 향수는 거들떠도 보지 않음. 도대체 저런 인공 향을 누가 뿌리는 거야.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섬유유연제 들이붓는 훈이. 향수가 안 되니 고민하다 나온 게 섬유유연제 진하게 넣는 건데 부작용만 낳았다. 섬유유연제+아기냄새조합. 아기가 포근한 이불보에 누워 잠든 것 같은 상상이 들어..아..마약 같다.. 더 좋다고 달라붙어서 훈 두통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겠지.
그와 반대로 슨쳘은 진한 얼굴선과 남다른 몸과 씁쓰름한 페르몬에 알파라고 알지. 알파라고 몸 좋고 오메가라고 말랑한 건 아니지만 편견이란 무서운 거라 우성은 못돼도 열성알파쯤 되겠지 해. 나중에 아닌 거 알곤 에에?! 놀라지만 납득은 된다. 그래서 네가 그랬구나 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본능적인 느낌. 쨌든 페르몬이 자몽처럼 씁쓸한 단맛이라 호불호 좀 있고 알파나 오메가 친구들도 씁쓸해서 좋다는 사람 반 써서 싫다는 사람 반 있음. 슨쳘 스스로도 제 페르몬 안 좋아하는데 열병을 앓았던 첫사랑에게 네 냄새 구리다는 말 듣고 상처받아서 향수로 샤워하며 냄새 감춘다. 워너비 향인 피치향으로 바디워시 바디로션핸드크림 섬유향수 향수 아주 피치로 도배해서 슨쳘 페르몬이 자몽향 인거 모르는 사람들은 피치향 인줄 앎. 가끔 씁쓸한 향이 감정조절이 안될 때 나오기도 하지만 슨쳘 열성 오메가라서 페르몬 옅은데다 그때 상처받은 뒤로 철저하게 관리해서 조절 잘됨.
하지만 세상일이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그 전 날 깜박하고 안사서 떨어져 피치향수 못 뿌리고 삼일 밤낮이 바뀌어 생활리듬 깨진 상태에서 후드티 하나만 입으며 골골대던 날 제 몸이 몸이 아니라는 걸 깨달음. 열성이라서 우성에 비해 히싸 오는 기간 적고 가벼운 몸살정도로 지나가는데 몸 상태 최악상태에서 터지니 앞이 빙글빙글 돌고 하늘 위를 나는 것처럼 발밑이 몽실거리고 페르몬 조절이 안 됨. 불행 중 다행인 건 아직 정신을 붙들고 있다는 거고 가까운 피신처가 있다는 거. 슨쳘은 부리나케 두꺼운 문을 열고 안으로 몸을 숨김. 그리고 작은 사무실 왼쪽에 위치한 소파에 콩벌레처럼 둥글게 몸을 말아 앉음. 으슬으슬 올라오는 열기운에 더운 호흡을 다듬으며 후드모자로 얼굴을 꽁꽁 감추면서.
훈아 후나.
사무실 저쪽 의자에 앉아 갑자기 쳐들어온 슨페에 놀라 뒤돌아본 훈에게 미안한데 일분만 아니 오분만 한다. 훈은 놀라지. 작업실에 혼자 남아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칠게 열린 문소리와 함께 우당탕 들어온 인영에 깜짝. 작업할 때 예민해지는 훈이 성격 모르는 사람 없어 다들 문 노크하거나 조용히 문 열고 닫는데 도대체 어떤 생각 없는 놈이, 하고 짜증난 상태로 돌리다 익숙한 모습에 입만 떡 벌림. 한눈에 봐도 좋지 않은 몰골로 부들부들 떨고 저를 부르는 목소리 눈물에 젖어 뭉쳐진 휴지처럼 흐물흐물해서 사무실이 조용하지 않았더라면 못알아들을 뻔 했음. 훈 한눈에 알아보겠지. 삼일 밤낮 바뀌어 피곤하다해도 건강한 체질인 사람이 갑자기 아플리 없고 후드모자 뒤집어써 코 부분만 살짝 보이는 슨쳐리 얼굴도 붉고. 무엇보다 이 향. 쌉싸름한 자몽향. 자몽향? 형 피치향 아니었나? 형 안지 몇 년 됐고 저 만나고 온 히싸에 열에 들뜬 얼굴로 오메가라고 고백했을 때도 피치향이었던 것 같은데... 혹시나 싶어 계속 페르몬 맡는데 피치에 피읖도 안 나고 자몽향만 퐁퐁퐁 찬다. 벌어진 입술이랑 혀끝에 닿은 자몽향 달큰해서 여름이면 찾는 시원한 자몽주스 생각하다가 훈이 슨쳐리 쳐다봄.
형 집에 가야 하는거 아니에요?
이 상태로 어떻게 가..
옷 속에 파묻혀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못 간다 한다.
그래도 여기보단 안전하잖아요. 여기는 알파도 있고..
그래서 너한 테숨었잖아. 살려고...
사람이 드나드는 바깥보단 건물 안 특히 구석진 훈이 작업실이 안전하긴 하지, 고개를 끄덕이며 슨쳐리 말 곱씹던 훈이 왠지 기분이 안 좋아. 단어 고르고 골라 나는 안 위험해요? 물으니 슨철 즉답한다.
넌 아기잖아. 안 위험해 너는.
훈 개 빡친데 화 못내. 아기 냄새난다고 아기취 급받는거 조온나 빡치는데 슬쩍 얼굴보여선 히 웃는 슨쳐리 얼굴이 너무 무해해서 이 아득아득 씹으며 참는다. 그래 날 믿어서 그런거겠지. 알파존심 겁나 상했는데 형이잖아 동생이잖아 주문함. 우성알파에 비해 훈이 알파니 오메가니 차별하는 거 없어. 태어나길 이렇게 태어났는데 그거하나로 차별하거나 깔 보는거 웃기고 급 따지며 노는 무리 좀 한심하게 보는 그런 거 잇음. 그래서 스스로 우성이니 알파니 하며 부리는 존심같은 것도 없고. 페르몬이 아기냄새라 어리거나 만만하게 보는 게 싫은거 뿐이다. 그런데 형에게 그런 소리 들으니까 마음 깊숙이 먼지더미와 뒹굴던 알파에 그 무언가 긴 상흔 그어졌고 형 존재 지우며 작업하려던 훈 머릿속 어지럽게 만듦.
그것만으로도 일주일 밤새며 완성시킨 작업물 겨우겨우 마무리할까싶은데 점점 가득차는 자몽향. 쌉싸름하면서 달큰하고 베어 물면 과즙이 팡팡 터질 것처럼 이 좁은 사무실을 가득 채워 훈도 몸 노곤노곤해진다. 우성이 페르몬 조절 안되고 향이 강한대신 자제력? 인내심이 강하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거미줄처럼 얇은 정신끈 붙잡을 수 있어서 훈 아직 페르몬에 취해 홰까닥 도는 정도 아니야. 하지만 갇혀있는 공간에 히싸터진 오메가와 계속 있다보면 그렇지 않을까. 무엇보다 오 분만 말하던 슨쳐리 지금 15분이나 지났는데 나아질 기미 없고 여전히 목에 걸린 신음만 뱉으며 몸을 둥글게 말고 있어, 나보단 형을 위해서라도 집에 보내야겠단 생각을 함. 슨쳐리 들어오면서 한개도 못나간 작업 저장하고 의자에서 일어나 소파에 엎드려 둥글게 만 슨쳐리 허리 쪽을 톡톡 두들김.
형 집 가자
으응
대답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만 내고 꼼짝 않는 슨쳘에 훈이 앞머리 뒤로 넘기며 한숨 푹 쉼.
형 오 분 지났어. 집 가자. 응?
살살 팔뚝이랑 허리 잡고 흔들며 부르니까 슨쳐리 죽을 것 같은 신음 길게 흘리곤 엎드려 누웠던 몸 일으킴. 열에 취해서 쉽게 못 일어나서 훈이 도와줘서 허리 핀 슨쳐리 얼굴이 엎드려 누워있는 탓에 열이 다 몰려서 얼굴 빨개서 땀에 젖은 채 훈이 올려다봄.
오 분 지났어?
눈썹에서 흐른 땀이 속눈썹에 걸려 눈 깜박이면 또르르 굴러 광대를 타고 흐른다. 거기에 정신 팔린 훈이 자길 빤히 올려다보는 슨쳘 시선에 아...쉽게 입 열지 못하다가 고개 끄덕임.
나 아직 못갈것 같은데...
열기는 가시지 않고 자몽향은 제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진해졌고 다리는 후들거려, 말이야 오 분만 했지만 오늘밤은 여기서 꼴딱 새워야할 것 같다. 훈이 작업실이라 훈이를 방해한다는 죄책감 좀 있지만 훈이니까. 다른 사람이면 들어오지도 못하겠지만 훈이니까. 그래서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안돼?
부탁함. 훈이 안 돼요 하던 말은 곧 승철 행동에 마른 목구멍으로 겨우 삼킴. 더운지 후드모자 묶은 끈 풀고 모자 벗은 슨쳐리가 잔뜩 젖어서 엉망인 머리를 터는데 땀이 후두둑. 비처럼 훈이 배에 바지에 바닥에 떨어진 땀에 자몽향이 진하게 물씬 풍기고. 거기다 승철 양 볼이 볼터치처럼 빨개서.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것처럼 정신이 아늑해짐. 열병이 옮았나. 발바닥부터 열이 훅 올라와서 훈은 대답도 못하고 터덜터덜 의자에 털썩 앉음.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습관적으로 마우스 쥐고 까닥해. 지저분한 화면 보고 있는데 뒤가 시끄럽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랑 끙끙대는 소리도 점점 커져서 형 좀 거슬려요 하려다 훈 두 손으로 얼굴 가림. 망했어. 어느새 자몽향에 분유냄새가 섞였어.
훈아..
우성알파 페르몬에 겨우 잡고 있던 정신줄 놓은 철이 무릎으로 기어 후니 의자 옆에 앉아서 지훈이 허벅지에 두 손 올리며 부름.
훈아..지훈아..
자몽이 달큰하게 웃는다.
다음날 잠 잔뜩 묻히고 일어난 훈에게 밥 퍼서 주던 밍9 훈 보고
응? 형 뭐 먹었어요?
아니, 왜.
자몽냄새나길래 자몽주스라도 먹은 줄 알았지.
그릇 받던 훈이 그릇 놓치고. 다행히 식탁위고 많이 높지 않아 공기만 찢기고 그릇 안 깨졌다. 한사람 놀라고 한사람 굳고. 안 다쳤어요? 그러니까 눈이라도 뜨지, 얼른 깨요 형 호들갑 떨며 정리하는 밍9뒤로 훈은 제 몸 여기저기 냄새 맡는다.
그리고 같은 시각 피치향으로 가득 찬 우주가 떠도는 침대에 누워 잠든 철을 침대 다리 밑에서 짝다리 짚으며 내려다보는 정한과 지수.
맞지? 맞는 거지?
하며 속닥거린다. 그리고 그날오후에 집이 좋다며 집 가려는 철이 양팔 붙잡고 훈이 작업실 쳐들어가서 치킨 뜯으며 구경하겠지.
ㅎㅎㅎㅎㅎ작업실 방향제 바꿨나봐 ㅎㅎ냄새가 상큼한 게 꼭 과일 냄새같다 ㅎㅎㅎ
방향제 같은 거 안 키우는 거 알면서 하는 말에 움찔하는 훈이랑 철이 놀리면서 아가냄새에 과일향이라니 잘 어울린다 치킨에 손도 못 대는 철이 옆에서 콤비처럼 신나게 놀리다 갈 것이다. 그리고 남은 두 사람은 눈도 못 마주치고 큼큼대며 아주 자몽자몽 아카아카 하게따. 나중에 두 사람 사귀면 고소한 자몽냄새 나서 아주 죽겠네. 냄새 너무 좋아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