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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 마음 읽히는 훈이

다몬드 2017. 4. 1. 21:42

영화설정인데 갑자기 제 속마음이 읽히는 훈이 보고싶다.

잘못 먹었거나 병 걸렸거나 아프지 않아. 그냥 자고 일어나서 생활했는데 사람들 누굴 찾듯 좌우로 확인하거나 훈을 이상하게 쳐다봐. 뭐지? 뭐 얼굴에 묻었나 폰으로 확인해도 이상 없고 옷차림 또한 늘 입던 스타일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그러다 친구 순이 야, , 하며 네 마음 읽힌다 얘기함. 그게 가능한 소리야? 처음엔 말이 되냐 타박했는데 그래도 모른다며 아무거나 생각해보라고 내가 다 맞춰보겠다며 한 순이 정말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해서 소름 돋음. 두 사람 마침 카페에 있었고 주변에 사람들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다들 훈이 보며 고개 끄덕임. 훈 경악하지. 딴 것도 아니고 속마음이라니. 속마음이 철저한 비밀주의에 개인적인 공간이고 절대 뚫릴 수 없는 벙컨데 그게 날 것 그대로 노출됐단 얘기야. 속마음이 내 맘대로 정지도 안 되고 계속 재생될텐데 그게 보여진다 생각하니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와 훈이 자리박차고 집으로 숨음.

그리고 그날부터 집밖으로 나오질 않음. 순 포함 친구들이 연락했지만 이건 괜찮겠지 했던 통신까지 뚫려서 전화도 안함. 그나마 나은 건 문자같은 쓰기형식의 대화에선 읽히지 않음. 아마 직접적으로 닿아야 그런가봄. 최악의 상황에서 숨이 좀 트여 다행이야. 그런데 역시 문제는 문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수 없는 노릇이고 병원을 가 진찰을 받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디 병원으로 가야할지 모르겠음. 정신과? 그러다 입원하는거 아니야? 심장내과? 뇌과? 어딜 가야해? 어떻게 간다 해도 의사가 치료 가능할까? 못 할것 같은데?? 그럼 어쩌지. 나 이대로 살아야하나? 세상고민걱정 다 끌어 모아 우울한 미래를 그리던 중에 갑자기 또 그런 증상이 사라짐. 집안에서만 생활하니까 쌓인 쓰레기 분리수거해야 해서 어쩔수 없이 밤늦게 무장하고 나가 다행히 아무도 없어 무사히 끝내고 탄 엘베에서 사람 봤음. 훈이 헉, 얼었고 눈치 봤는데 그 사람 이상하게 쳐다보는 행동 없어. 설마 싶어 밤늦은줄 모르고 순에게 전화해. 잠결에 받아 짜증내는 순에게 야 나 지금 무슨 생각해? 뭐 보여? ? 다짜고짜 물었고 순은 사람마음을 어떻게 읽...? 너 안 읽힌다? 듣자 마자 전화끊고 방방 뜀. 나 살았어!! 그 이후로 다시 정상적인 생활 돌아갔고. 오랜만에 만난 순도 고생했다며 등 몇 번 두들김.

그러나 그렇게 쉽게 돌아가면 재미가 없지. 비주기적으로 짧게는 5시간 길게는 한 달이상 마음 읽힌다. 전조증상 없고 읽힐 때도 훈은 제 속마음이 지금 읽혀진다는 거 전혀 모름. 본래 성격이 예민하지만 무딘 면도 있어 주변사람들이 절 어찌 볼까 걱정되지만 그 외엔 제가 모르는 일회성도 안 되는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은 관심 없어. 하지만 이 현상 나타나면서 시선 반응 신경쓰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주변이 반응하면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집으로 돌아감. 하지만 때때로 읽힌다는 걸 바로 알지 못하고 멍청한 짓 할 때 있는데 지금이 딱 그래.

훈이 있는 가게 안으로 들어와 누굴 찾는지 가게 안을 살피는 얼굴에 '...예쁘다..' 멍하니 속으로 중얼거림. 그 사람 귀가 간지러운지 긁곤 싹싹 훑다가 훈이랑 눈이 마주쳐. ? 환하게 저를 보며 웃음. 훈이 심장부터 뜨거운 피가 올라와 순식간에 얼굴 벌게짐. , 뭐야 하기도 전에 절 보며 손들어서 흔드는 사람에 이젠 귓가에 쿵쾅쿵쾅 소리도 들리고. 너무 빨리 뛰는 심장에 저도 모르게 심장쪽에 손 올리며 점점 그 사람 웃는 얼굴이 크롭-확대-확대되며 제 머릿속 가득 참. 어느새 이쪽으로 절 보며 걸어오는 사람에 심장박동은 이제 마하수준으로 뛰고 얼굴은 터질 것 같아. 샤랄라라라 아기천사 노래 소리 들리고 훈이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남. 동시에 그 사람 언제 왔어- 항항 웃으며 훈이를 지나침. 그 사람에게서 눈 떼지 않던 훈이라 저도 모르게 시선 따라 고개가 돌아갔음. 제 뒤 테이블에 혼자 앉은 여자 맞은편에 앉으며 인사하는 그 사람보고 심장 쿵 내려앉음. 나 아니야? 멍한 채로 뱉은 속마음. 그 사람 미소가 남은 얼굴로 훈이 쳐다봄. 나 보고 온 거 아니야? 아직도 믿기지 않고 얼떨떨해서 아니야? 아니야? 도돌이표처럼 뱉다가 저를 이상하게 올려보는 깨끗한 검은자를 의식함. . 나 아니었어! 아까보다 더 뜨겁게 얼굴 불타고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테이블에 두 팔 올리고 얼굴묻음. 내가 아니야ㅠㅠㅠ미친놈ㅜㅜㅜ얼굴 전혀 모르면서 왜 그 사람이 널 보고 다가오는 줄 알고 착각한 거야ㅠㅠㅠ 그 사람이 지나가기까지 아까의 상황이 다시 머릿속에 리플레이 돼 미치고 쪽팔림. 어쩐지 옆을 지나가면서 힐끔 쳐다보던 시선이 수상한 사람 보듯 싶더라. 제 자신이 너무너무너무 쪽팔려서 죽을 것 같지. 그런 상황에서도 두근두근 뛰는 심장만은 다른 색을 띄워서 당황스러움. 여자랑 어떤 사이일까. 애인인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예쁜 눈코입이 오밀조밀 모인 흰 얼굴이 도장처럼 여기에 쾅. 저기에 쾅. 마음 곳곳에 뇌 속 곳곳에 찍고 찍어 도배하고. 언제 왔어 살짝 들리던 목소리 생각보다 좋아서 다시 심장은 뛴다. 그 때 갑자기 저기요, 하며 누군가 훈 등을 톡톡 두들김. 정신없는 와중에 누가 부르니 아직 뜨거운 얼굴 마른세수를 하며 표정 갈무리함. 그리고 테이블에 기댄 상체 일으켜 고개돌림. . 그 사람이 앉은 테이블에 여자가 생글생글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훈을 보고 있음. 그 뒤로 그 사람은 손 부채질하며 아래로 위로 시선 방황함. 우리 서로 남사친 여사친이에요. 여자가 갑자기 그런말 함. 훈이 당황해서 대답을 못해. 여자는 킥킥킥 입가를 손으로 가려 웃으며 말을 이음. 애인도 없어요. 일 년째 솔로. 야아- 말리는 그 사람으로 시선가다 눈 마주쳤고 그 사람 고개 푹 숙이며 시선 피했고 훈은 열이 홧홧 올라옴. 기쁘고 펑펑 불꽃축제 터진 형형색색한 속마음에 솔로 그 두 글자만 둥둥 떠다녀서 벌써 훈이는 둘이 손잡고 벚꽃아래 걷는 거까지 진도 쭉쭉 나감. 그러면서도 왜 여자는 저를 보고 웃는지 그 사람은 시선을 피하는지 아니 무엇보다 왜 갑자기 그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어. 궁금한 와중에 여자가 입 연다.

다 들려요.

?

그쪽 속마음이요.

3초 정도 이해 못하다 그 후에 으아아아아아악 내적비명 지르며 그 자리에서 도망갔다. 쪽팔려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 카페 밖으로 뛰쳐나가 무작정 달림. 달리고 달려서 으아아아악 이게 무슨 수치야아 다신 없을 흑역사 생성에 진짜 이대로 혀 콱 깨물어서 죽고 싶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려 더 이상 달리지 못할 때까지 달렸고 처음 보는 낯선 공간 한가운데 서서 무릎 짚으며 숨 고르던 훈은 그대로 주저앉아서 한동안 일어서지 못함. 너무 놀라 도망치느냐 그 사람 이름이랑 전화번호 못 물어본 게 후회돼서. 그 사람 언제 또 볼 줄 알고.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 갑자기 읽히는 낯선 사람 속마음에 움찔 떨다가 주저앉아서 속으론 발동동 거리는 훈이 보고 킬킬 웃으며 지나감. 훈은 그것도 모르고 그렇게 자책하지. 하지만 기회는 그리 쉽게 떠나지 않았다고.

도망치느냐 카페에 폰이고 지갑이고 다 두고 와 물어물어 걸어서 집 간 훈은 제 집 문 앞에서 절 보며 하하하하하하하 배꼽 잡으며 웃는 순에 또 주저앉음. 정신없이 도망쳐서 몰랐는데 생각하니 순하고 만나려고 그 카페 간거고 순 화장실 간 사이 그런 일이 일어남. 분명 아까까지 있었는데 화장실 간 사이 사라진 저를 찾던 순에게 여자가 알려줬을 거. 유쾌하고 활달해 보였던 여자였으니 백프로 그랬을거라는 확신 들고. 무엇보다 순이 저렇게 웃는 이유 백프로 알기 때문에 아니면 설명 못함. 몰랐으면 분명 욕이란 욕은 다 했을테니. 순은 맞아, 맞다 답지 않은 사투리 구사하며 훈 등 퍽퍽 내리침. 타이밍이 하필 그랬냐. 훈은 순 다리 퍽 때리며 도망가. 몇백만번째 리플레이 되는 그 장면에 순 웃음소리 더하니 진짜 이 세상 하직하고 싶다. 순은 푸하하하하 껑충껑충 뛰며 좋아함. 내가 봐도 예쁘더라. 너가 그런 맘 가질만하다. 좋은 말 할 때 닥치고 가라. 순이 챙긴 제 폰이랑 지갑 훅 뺏어서 제 집으로 들어가는 훈 잡지 않고 순은 도어락 누르고 문 여는 훈에게 외침. 네 폰에 그 분 번호 저장했다!! 그리고 쾅 닫히는 문. 순은 아하하하하하하 이지훈 진짜 웃겨하며 이 재밌는 사건을 저만 알 수 없다며 단톡방에 ㅋㅋㅋㅋㅋㅋ쓰고. 닫힌 문 너머로 훈 꽁꽁 언 채로 제 폰 내려 봄. 번호..? 설마. 진짜 설마. 아니야. 잘못 들었겠지. 부정하며 연 전화번호목록에 낯선 번호와 카페라 저장된 이름보고 훈 활화산됐다. 너무 떨려서 11개의 숫자랑 카페만 보며 폰을 내렸다 들었다 껐다 켰다하며 고민하다 결국 문자함.

[카페 그..사람입니다] 고민해서 겨우 문자보내고 안절부절하다 [안녕하세요] 다섯글자에 심장마사지 함. 너무 심장이 뛰어서 미칠것 같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 문자보단 통화 좋아하는 성격인데 지금도 제 맘 읽혀지는지 몰라 겨우겨우 문장 만들며 차곡차곡 두 사람 얘기로 채움. 카페였던 저장이름은 최승철로 변경됐고 나이, 직업도 서로 나누어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다가, 퇴근하고, 자기 전에 수시때때로 연락하는 사이 됐어. 저가 먼저 전화는 못하고 가끔 전화가 그 쪽에서 오면 심호흡하며 끊기 직전에 여보세요 하며 받음. 지훈씨, 제 이름 부르는 음성에 전화받던 오른쪽 귀부터 심장까지 찌르르 떨리고. 다행히 속마음이 읽혀지지 않아 편하게, 그러나 제가 무슨 말을 뱉었는지 모르게 시간이 가도록 대화를 함. 다 끝나고 통화종료됐다는 빨간 화면 깜박임에 멍하니 내려 보다 암전된 화면에 실실 웃는 제 얼굴 비춰서 놀라길 여러번. 통화내용 하나하나 되짚다 아무말했던 저가 생각나 머리 쥐어뜯은 것도 여러번이었지. 도대체 무슨 말을 뱉었던 거야. 이성적으로 따지면 아무 문제없는 말이지만 감성적인 훈에겐 아무 문제 있는 말이라 쪽팔림에 여러번 세상 떴다.

그렇게 문자와 통화가 쌓여 조금 친밀감 생길때쯤 두 사람 만나. 더 빨리 만나고 싶었지만 현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니 주말 가까이 되서야 약속 정했고 훈은 또 그 카페에 앉아서 마른 목구멍을 미리 시킨 에이드 반쯤 비도록 축이며 앉아있음. 갖고 있는 옷 다 뒤져서 입고 벗고 하며 입은 옷차림 지금보니 맘에 안들고 덥수룩한 머리는 손질 좀 할걸 제 자신이 못나보 여 한숨만 늘어남. 어떻게 지금이라도 만져볼까 하지만 손재주 없어서 자신도 없고 일단 심장이 너무 떨려 이 상태라면 실제로 승철 씨 보고 기절할 것 같다. 백프로 그럴 것 같다.

지훈씨죠?

으악!

속으로만 놀란 훈은 제 앞에 앉은 철보고 손이 너무 떨어서 테이블 아래로 숨김. 문자와 통화로 가까워졌다 하지만 실제로 보는 거랑은 또 달라서 기억했던 것보다 더 예쁘고 더 밝고 아름다운 사람에 눈도 못 마주침. 왜 이렇게 못 봐요. 다정한 음성에 겨우 용기내서 마주쳤다. 햇빛에 갈색으로 변한 눈동자에 우주가 펼쳐져서 아찔했지. 얼굴이 빨개지고 목이 말라서 컵 들어 마시는데 컵이 덜덜덜. 빨대 집은 손도 덜덜덜. 철은 그거 보고 제 귀도 홧홧 뜨거움. 그러면서 자꾸 가로로 길게 벌어지는 입술 이제 뜻대로 얌전히 있지 않아 쪼로록 녹차라떼 한 입마셨음. 언제까지 그렇게 어색할수만은 없어, 용기내서 한마디씩 주고받던 대화가 어느새 편안해져서 웃고 공감하며 반응함. 가끔씩 대화가 끊길 때 부끄러운 어색함과 묘한 긴장이 흐르지만 마주치는 눈빛은 따뜻해서 사르르 웃고 만다. 그러다 시간이 좀 흐르고 대화가 사그러들 때쯤 철은 쥔 컵을 손가락으로 살짝 감싸며 말함.

오늘은 읽히지 않네요.

훈 무슨 말인지 안다. 둘이 폰으로 주고받은 연락은 길었지만 그 중에 그 때 훈 마음이 읽혀졌던 그 때 일을 수면 위로 올린 적이 없었음. 훈은 되도록이면 땅 밑에 묻어서 들추고 싶지 않았고 철은 이런 걸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임. 그래서 철 훈 보고 처음부터 묻고 싶었지만 선뜻 물을 수 없었고 둘 사이가 공기가 편하다 느끼는 지금에 물은거지. 훈은 사실대로 하나씩 털어놓음. 비주기적으로,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한 달이상 가며, 그냥 갑자기 그랬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병원은 안가고 지냈고 그런 일이 있었을 땐 집에 있었다며 털어놓는 얘기, 철은 진중하게 들음. 고개를 끄덕이며.그리고 훈이 이야기를 끝마쳤을 때 미소를 지음. 나에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훈 울컥 심장이 떨림. 솔직히 말하면서 미쳤거나 이상하게 보거나 불쌍하게 볼 거라 예상한, 실제로 대부분 훈을 그렇게 보니까 철도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 못한 말이라 감동 혹은 감사. 명확히 정의내리지 못한 감정에 말갛게 웃는 것밖에 못한다. 또 반했어, 라 생각하며. 그날 밤에 저녁 먹고 정류장 앞에서 헤어진 두 사람. 철 먼저 보내고 제 집 가는 버스 기다리던 훈은 울리는 전화에 철 이름 떠서 ?? 하며 받음.

지훈씨. 나 깜빡한 게 있어요.

깜빡한 거? 물건을 두고 갔나?

지훈씨에게 애프터 신청을 안했어.

훈이 억 꽁꽁 얼어. 그 뒤로 아악! 오글거려 어떡해! 민망해 괴로워하며 웃는 철 목소리가 폰을 타고 넘어와 훈은 손으로 눈가림.

좋아요.

버스안이라 크게 소리는 못 지르고 바르작 대는 폰이 곧 조용하더니 뚝 끊김. 훈 어이없어 폰 귀에서 떼고 꺼진 화면 보다 풋 웃고. 곧 다시 걸려오는 전화에 네, 승철씨 받으면 내일, 내일 만나요 들뜬 음성에 둥실둥실 떠올라 하늘 위 구름탔다. 그렇게 또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이번엔 훈이가 애프터신청해, 그렇게 만남이 쌓이면서 둘이 사귐.

사귀고 첫 만남에 훈이 마음이 읽혀서, 철이 처음엔 모른 척 하다 저만 보면 예쁘다, 좋아, 어떡해, 죽을지도 몰라,만 보이고 들리니까 결국 져서 훈 안고 어깨에 얼굴 묻음. , 갑자기 이러면, 첫 스킨십에 훈이 얼어서 심장은 빨리 뛰고 손은 어정쩡하다 겨우 철 허리에 팔 둘렀는데 제 몸에 안긴 철에게서 난 향이 너무 좋아서 마음밭에 하트만 수확되고. 지훈씨 나 너무 좋아하나봐. 그 한마디에 읽힌다는 거 알고 이번엔 훈이 철 어깨에 얼굴 묻었다. 쪽팔리고 죽을것 같은데 너무 행복해, 제 귓가에 그리 속삭이는 음성이 정말 행복해서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처음 생각했고. 그날 바로 이어진 첫 키스에 입술이 떨어지고 눈 풀려서 철 입술만 보며 또 하고 싶다는 훈 속마음 읽고 철이 웃음 참지 못하고 그 채로 다시 입술 부딪힘.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런 증상이 나타날 때 아무도 집에 들이지 않고 혼자 있던 훈 공간에 유일하게 허락된 사람 철 혼자고. 훈 대신 집정리 해주고 보답으로 훈 품에 파고들어 안겨서 입 밖으론 내본 적 없는 진심을, 고백하는 사랑을 심장에 귀대며 들으면서 보상받음. 훈이 사실 그거 되게 창피해서 안하고 싶은데 제일 좋아하기도 한다. 철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껴져서. 철이 억울하지 않냐고, 나는 마음이 안 읽혀지고 지훈씨만 읽혀지는 거 불공평하단 생각 안 드냐고 언젠가 한 번 물었었는데 훈 그저 웃으며 철 눈에 키스했다. 감긴 눈두덩에 닿은 입술이 촉촉해서 입술이 떨어졌음에도 한참 있다 떴는데 쳐다보는 시선에 얼굴에 사랑이 한가득이라 철 베시시 웃었음.

둘이 첫 관계 맺은 날엔 철 많이 울지도 몰라. 열 띤 두 눈동자가, 섬세한 손가락이, 축축한 혀가 부드럽게 만지고 핥고 깨무는 것만으로 몸이 베베 꼬이고 너무 좋은데 사랑해, 사랑해, 고마워요하며 쏟아지는 훈의 속마음에 애정이 비처럼 쏟아져. 은밀한 곳을 파고들어 제 안을 더운 본인으로 채우는 행위속에 내거 라며 은근한 소유욕을 보이며 가득 안아서,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사실은 더 무겁고 끝이 없는 훈의 애정에 엉엉 운다. 허리가 휘고 머릿속에 폭죽이 터져 쾌락에 흔들리면서도 훈을 찾아 꼭 끌어안으며 사랑해, 지훈아, 사랑해, 사랑해 그렇게 사랑을 속삭임. 정사가 끝나고 마주 보는 얼굴. 땀에 젖어 붙은 머리카락 정리하며 한 번씩 얽히는 키스에, 훈은 처음으로 제 이상한 능력에 감사하다 할테고. 그것이 저주를 푸는 열쇠였는지 그 이후로 훈의 마음은 읽혀지지 않음. 훈은 내심 좋아했고 철은 내심 아쉬워했지만 읽히지 않아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보이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우린 계속 사랑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