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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쿱] 자연히,(짧음)

다몬드 2017. 3. 12. 15:02

그냥 그런 우쿱 보고싶다 언제부터 우리가 연애를 했는지 모르게 자연스레 서로 함께했어서 너가/형이 없으면, 이런 상상 한번도 한 적 없을 정도지. 숨쉬는 거나 눈 깜박이는 것 혹근 순환하는 혈액처럼 그냥 내 몸처럼 으레 거기있는, 당연한, 없을거라 생각을 전혀 못할 그런 사이 우리사이야. 그래서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목이 늘어난 티사이로 목 벅벅 긁는 후줄근한 모습 보인 적 없던 훈이 여름엔 시원해서 자주 입는 트렁크채로 소파에 누워 쿠션 끌어안고 티비보는 철이 멍하니 쳐다봄. 어젯밤 오랜만에 가진 휴가라며 신나서 훈이 끌고 피시방 가 겜도 하고 오는길에 편의점 들러 술 마시다 집와서 모기물리고 땀흘려 찝찝한 몸 씻는다고 들어간 철이 따라 훌렁훌렁 옷 벗고 들어가서 씻는시간<잇챠잇챠한 시간 더 길었음. 씻고 나왔을 땐 서로 넘 지쳐서 침대에 뻗어 잠들었고 암막커텐에 햇빛이 못들어와 대낮까지 기절함. 중간에 배가 너무 고파서 깬 철이 밥해달라며 훈이 깨워서 잠이 덕지덕지 머리는 뻗어있고 얼굴은 퉁퉁 부어서 유분으로 반짝반짝한 채로 있는 반찬 때려 부은 볶음밥으로 해결함. 다 먹고 세수는 안해도 이는 닦아야한다며 엉금엉금 소파에 누우려한 훈이 엉덩이 맞아서 불타는 엉덩이 손으로 쓸며 욕실로 들어가 이닦고 어차피 들어왔으니 하며 고양이세수하고 소파에 엎드림. 그사이 철은 설거지하고 이닦고 비누칠한 세수한 뒤 소파 아래 소파 쿠션 끌어안고 땅바닥에 앉아 지난예능하는 케이블보며 깔깔 웃기도 하고 눈가 찌푸리며 화내기도 하고. 입 동그랗게 모아서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어느순간 눈풀려서 멍때리고 있는 거 발 떨며 실시간으로 보던 훈이 갑자기 그런 생각 들음.

형이랑 결혼해야겠다.

사랑한다 너밖에 없단 간지러운 말을 주고받는 연인은 아니지맠 늘어진 면티를 입고 아저씨스탈의 트렁크채로 게으르게 누워서 안 씻은 몰골로 히히덕대며 키스를 하고. 땀에 푹 젖어 안 씻은 채로 잠도 잤고. 덩냄새 방구냄새도 맡았지 그렇다고 더러운 꼴을 자랑하며 보여준 건 아니고 그거. 꾸미지 않은 본모습을 숨김없이 보인 것. 보여도 민망하지 않고 쪽팔리지 않고 그냥 이십몇년을 같이 산 엄마아빠랑 사는 것처럼 십년된 부부처럼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는 그렇게 편안한 사람.

형 결혼하자.

밥 먹을래? 처럼 평이한 어조로 던진 고백을 철은 난 다이아몬드보다 금이 좋아. 비싼걸로 해줘 하며 티비채널 돌리고. 훈은 알겠다며 분신처럼 들고다니는 폰 들어 금반지 검색함. 왜인지 뜨거운 귀 매만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