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쿱] 선생물인줄 알지만 아닌 썰
국어선생 승철과 수학선생 웆으로 우쿱인데 선생들의 로맨스 말고 쌍년 때문에 맘고생하는 철이.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했고 진로도 그쪽으로 생각했던 철이 사고로 십자인대 파열되면서 꿈 좌절됐고 암흑 속에서 살다 얼굴도 모르는 후배 훈이 만나면서 선생을 꿈꿔. 공부 잘하고 선생이 꿈이라는 훈때문에 담쌓고 낯가리던 공부와 친해지려 노력했고. 철은 운동할 때도 안 흘리던 코피 매일 터뜨리며 밤새도록 공부함. 하지만 일이년 사이에 바닥 찍던 성적이 상승할 리 없고 더욱이 그사이 훈과 썸과 연애 사이 왔다갔다하며 달콤한 나날들을 보내 수능 시원하게 말아먹었지. 엉망인 수능성적에 철은 또 한 번 좌절할 뻔했으나 훈이 손 꽉 잡으며 내년에 나랑 같이 대학가요 한마디에 기운 얻고 재수학원 끊었다. 훈의 선배가 되어 미리 가서 일 년 뒤에 올 훈이 반겨줄 거라는 소박한 꿈은 사라졌지만 같은 동기 신입생이 되어 서로 손잡고 걸어갈 모습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벅차올라서 가만히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오후 늦게까지 학원에서 수업 듣다 저녁에 수험생인 훈과 같이 저녁 먹고 새벽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버스정류장 목적지가 다른 버스를 기다리면서 손이 시려 깍지손 끼고 주머니에 넣는다던가 심심하다며 도둑뽀뽀를 한다던가 모의고사 성적에 우울해하며 서로 꼭 끌어 안는다던가 기분 좋으면 으슥한 골목에 숨어 입술 부딪힌 채 한숨을 주고 받는다던가 그랬지. 가끔 아니 자주 더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도 했지만 일 년만 참자,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일 년만 딱 일 년만 참자며 서로를 다독였음. 딱 한 번 매미도 지쳐 울지 않는 무더위 때 녹아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핥던 철에게서 눈을 떼지못한 훈이, 승철의 품이 넉넉한 바지사이에 손을 넣으며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은 적 있었다. 뜨거운 열을 내뿜는 아래에 더위가 맞물려 머리카락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맞닿은 몸은 미끄러워 훈의 어깨를 잡던 철의 손이 자꾸 떨어졌다. 본격적인 건 아니지만 그거와 엇비슷하게 체력을 소진하고 더운 숨을 뱉으며 나누었던 그날이후로 더 목표가 뚜렷해졌어. 꼭 훈이랑/형이랑 같은 대학을 가자. 서로 선생이 되어 교정을 거닐자 마음에 깊이 새김.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지나고 옆에 있으면 더욱더 붙고 싶을 정도로 시린 겨울이 되어 수능을 봤고 아직 개나리도 안 핀 봄에 둘은 손가락 잡으며 대학 정문을 통과했다. 철은 국어교육과과 훈은 수학교육과지. 철이 처음 훈을 봤던 때가 독서실이어서.. 책을 읽던 훈이 너무 예뻐서 첫눈에 반했고 그 아이가 읽던 책 빌려 읽으면서 짝사랑을 키웠어. 그게 어느새 국어선생이라는 꿈이 되었고. 훈은 본래 수학을 좋아했고 엄마가 학원 수학선생이셨고 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수학선생이 꿈이 된 아이였지. 사실 철은 훈이 문과라 굳게 믿었기 때문에 나중에 이과인거 알고 좌절했지만 나중에 한 학교에서 만나려면 과를 다르게 하는 게 더 이득이라 생각해 금세 일어섰다. 쨌든 목표하던 대학 왔고. 그전부터 사귀었지만 대학 cc느낌 내며 곳곳을 누비며 다니려했는데 와 대학이 더 빡세. 수험생과 재수생땐 이렇게 공부하면 미쳐버릴지도 몰라 수준이었는데 대학은 죽을지도 몰라야. 대학 낭만은커녕 데이트도 제대로 못하겠어. 후나ㅠㅠㅠ사랑만 하고싶다 ㅠㅠㅠ 눈가가 퀭한 훈이 정수리에 볼을 비비며 우는 철을 훈이 팔로 허리를 감아 토닥이며 나도요..함. 훈 공부가 힘들단 소리 한번도 안한 천상 부지런한 똑똑이었는데 대학은 상상이상으로 빡세다. 공부고 뭐고 선생이고 뭐고 다 때려 치고 형 손잡고 맑은 동해바다로 달려가 낮밤 상관없이 사랑만 속삭이고 싶어. 하지만 그건 그림의 떡일뿐이고. 제 2의 수험생이 된 기분으로 죽어나가. 그나마 위로라면 둘이 대학생 되면서 부모허락 받고 방을 구해 같이 삼. 부모님은 친한 고등선후배가 같은 학교에 들어가 돈 아낄 겸 같이 산다로 알고있긴 하지만 그래서 양심에 찔리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자고 먹고 생활한다는 기쁨이 마른 가뭄에 단비 같아서 집에서 충실하게 서로에만 집중함. 대학 와서도 둘은 서로가 연인사이인건 공표하지 않음. 고등친구도 다 몰라. 철은 절친인 정한과 지수만 알고 지훈은 대학도 같이 온 징글징글한 순영과 원우만 암. 그 외엔 우쿱이 많이 친한 선후배정도로만 알지. 철은 원래 사람한테 잘 치대고 훈은 바운더리 안 사람한텐 너그러우니까. 그렇다고 둘이 철저히 숨긴 건 아님. 그냥 모르는게 좋지 정도. 요즘 많이 그쪽에 개방 되었다해도 아직 사회가 경직되어있고 특히 교사 이런 쪽은 더 보수적이라 가릴 수 없는 꼬리표가 계속 달리거든. 그래서 밖에선 친한, 같이 살고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도의 포지션을 취함. 그중의 눈치 빠른 몇 사람들은 둘이 좀, 하고 어리짐작하지만 입밖에 꺼내진 않음. 굳이 입 밖에 꺼낼 필요는 없지 다들 배운 사람이라 그런다. 하지만 다 그렇게 상식적이진 않지.
전쟁 같은 일 년을 보내고 건강한 대한남아 훈은 군대를 가고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했던 철은 면제로 홀로 이학년이 됨. 까까머리 동그란 훈 머리통 끌어안으며 다치지 말고 죽지 말고 아프지 말아. 우는 건 괜찮으니까 힘들 땐 울어도 돼 하며 저가 다 우는 철. 훈은 입소까지 입에 맴돌던 고무신 신어도 돼요 라는 말 못뱉었다. 이 년 결코 짧지 않고 제대하고 나서 훈에게 단절된 환경만큼 철과 저 차이 날텐데 그런 저를 기다려달란 말 못하겠어서 미안해서 입대 반 년 전까지 생각하고 말하려했는데 안돼. 철이 내 곁을 떠난다는 생각만으로 심장이 잘려나가 죽을 것 같아. 아니 죽어. 난 반드시 죽어. 그러니까 고무신 신어도 돼요 못 뱉고. 밤새도록 품에 안아 서로 냄새가 섞인 철을 끌어안고 훈은 눈물 참으며 속삭인다. 벌써 이년이 지났어? 할만큼 빨리 갔다올게요. 그렇게 훈이 가고 혼자 이학년을 보낸 철 동아리에 후배가 들어옴. 수학교육과 일학년이라며 자기 소개하는 당돌한 여학생 한명. 지나가다 고개 돌릴정도로 미인이 동아리에 입부하니 선배들 난리나고 신입생들은 여기 들어오길 잘했다 수근수근거리고. 철만 예쁘네 하고 만다. 왜냐면 자기에겐 세상 그 누구보다 예쁘고 잘생겼고 귀엽고 섹시하고 모든 수식어가 다 어울리는 최고의 애인이 있으니까★ 그래서 철은 살갑게 인사하며 말거는 여후배에게 시큰둥했고 그런 반응이 낯설던 여후배는 철한테는 말 잘 안 걸었다. 대신 다른 남자랑 놀았지. 아주 자알. 중간고사가 일주일 남았는데 벌써 그녀가 깨뜨린 cc가 열손가락이 넘어. 그녀는 단숨에 ccc로 유명해졌다. 예쁜 얼굴과 다르게 썅년이라서 자기좋다는 남자 말고 누군가랑 사귀고 있는 남자만 꼬셨음. 백일된 커플이든 3년된 커플이든 대학생부부이든 임자있는 남자들만 족족 골라 미인계로 꼬셔 깨뜨림. 성공률은 또 얼마나 높은지 그녀 덫에 걸린 남자들 족족 그녀 유혹에 정신 못차리고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녀에게 가고. 아니면 몰래 양다리 걸치기도 한다. 그러다 들키지만-하지만 그들은 이미 뻔뻔해서 못된 너보다 예쁜 얘가 좋다 이래서 여자들사이에서 그녀 편하게 a라 하자 a는 임자있는 놈만 골라 잡는 희대의 썅년으로 통하지. a랑 친한 사람 하나없고 대화도 안하려하고 조모임은 특히 안한다. 어차피 a도 예쁜얼굴로 조별과제도 잘해줄 호구들을 이미 몇 두고 있기에 상관없다. 철은 그런 a가 별로임. 누구를 만나는 건 자유지만 지켜야할 선이란 게 있고 도덕도 어린 시절부터 배우는데 쟤는 개념이 없어. 얼굴이 예쁘면 뭐해. 인성이 별로잖아. 얼굴이 좋아도 인성이 별로면 거들떠도 안보는 철이라서 a를 좋아하지 않음. 자기에게 직접적인 문제를 가하지않고 오다가다 인사만 하는 사이니까 그냥 마는 거. 그래서 a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던 철이었고. 또 철은 총을 잘 쏴서 전화사용을 허락받았다며 전화한 훈때문에 정신 차릴 수 없어서, 강원도 깊은 산속 발령난 훈 면회가야하느냐, 백일휴가때 밤새 사랑나느냐 바빴다. 그렇게 이년동안 철과 훈은 더 사랑했고 a는 ccc의 최고봉이 되어 넓디넓은 이 대학에서 그녀이름 모르면 간첩 소리 들을 정도로 유명해졌음. 2년이 흐르고 제대하고 바로 학교에 다시 돌아온 훈은 아직 짧은 머리 모자 푹 눌러써 가리며 다님. 훈 고작 이학년인데 철은 이제 4학년이다. 철은 더욱 바빠졌고 훈은 적응하느냐 바빠. 이년동안 바뀐듯 하면서 안바뀐 하지만 굉장히 바뀐 학교생활 하고 있는데 훈은 봤지. a를. 썅년을. 그리고 그때부터였을까. 철의 눈에 눈물이 마르지않게 된 건.
훈과 a는 같은 과다. 같은 과인건 워낙 사람이 많으니까 크게 신경 안쓰는데 강의가 겹치는 게 걱정이었음. a가 수강신청을 실패했다했나. 훈이가 실패했다했나. 쨌든 둘은 몇 번 마주침. a는 복학생이 왔구나 했고 훈은 쟤가 걔..했음. 철에게서 몇 번 들었다. 어마어마한 썅년이 있다고. 소문만큼이나 예쁘네. 그정도가 첫인상이었음. 그외엔 신경쓰지 않았음. 인사하면 인사하고. 물어보면 대답하고. 사람좋은 정도로. 철은 훈이가 걔 봤어 할 때 두 손 꽉 잡고 조심해. 걔 불여우야. 단단히 주의줬음. 훈은 날 못 믿어요? 귀엽다는 듯 웃었지만 철은 단호하게 너가 생각하는것보다 울트라썅년이야 하며 몇 번이고 훈에게 조심, 조심 시켰음. 안 그렇게 생겨서 맘이 여린 승철을 아니까 훈은 걱정말라며 예쁘게 웃어주고. 그런데 그게 사람맘대로 되나. 동아리도 같아서 훈과 a는 자꾸 마주치게 될 수밖에 없음.
어느때인가. 교생실습 준비로 한참 바빴던 철이 밤늦게 울리는 전화에 받으니 순영이가 훈이 술취해 몸을 못 가눈대. 순은 눈치가 빠른 편이라 옛적에 지훈이 말하기 전에 훈과 철 관계 일찍부터 알고 있었음. 철은 알겠다며 전화끊고 모자 푹 눌러쓴 뒤 동아리에서 자주 가는 술집으로 걸어갔는데 어? 훈이가 없어. 벌건 얼굴로 쾌활하게 웃으며 후배랑 노는 순에게 훈이 어딨냐 물으니 어 아까까지 여기 있었는데 어리둥절함. 화장실에 갔나 싶어 술집 밖에 있는 장실까지 갔지만 거기도 훈이 없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술 취해서 어딜 간 거야. 걱정이 밀려와 발 동동 구르고 있는데 새로 들어온 후배가 철에게 쭈뻣쭈뻣 다가옴. 저 선배. 어. 그 키작은 복학선배 찾으시는거죠? 어 맞아. 어딨는지 알아? 그 a선배가 데리고 갔어요. 뭐??!!!!!! 언제? 30분전에요. 철이 듣자마자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달려감. a라면 그 썅년 a? 걔가 울 훈이를 왜 데리고 가? 왜??!!! 머릿속이 복잡하고 심장이 쿵쾅 뛰어. 분명 술집 올때까지 훈이랑 a 못봤는데 도대체 어딜 간거지? 어디로 빠진거야? 모텔이야? ㅅㅂ 잡히면 죽어. 우리 훈이 건들면 너 죽고 나 죽는거야. 분노에 차서 달려. 사람들이 피할정도로 오오라를 뿜던 철은 곧 자취방 가기 전 꺾이는 으슥한 골목길에서 윽. 짧게 터지는 신음소리에 우뚝 섰다. 훈이다. 가로등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으슥한 골목안에 한 사람이 주저앉았고 그 옆으로 등을 두들기는 또 한 사람이 있음. 딱 보자마자 훈과 a인거 알고 후나! 부름. 두 사람 모두 움찔 놀라 고개를 듬. 훈은 가까워진 철에 씩 웃으며 형.. 그러고 a는 불만인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인사함. 훈아. 집에 가야지. 왜 여깃어? 토했어? 속 아파? 업어줄까? 아직 훈 등에 올려진 a손을 쳐내고 훈의 팔을 잡아 살살 끌어올리는 철. 훈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철 허리에 팔을 두르곤 몸을 기댐. 훅 퍼진 술냄새에 얼마나 마신거야 중얼거린 걸 a가 듣고 소주 3병밖에 안마셨어요 그래. 3병이나? 놀라 훈을 내려봄. 어쩌다 3병이나 마신거야? 훈에게 물었는데 a가 대답함. 제가 잘 부탁드린다며 드렸는데 거절 안하시길래 잘 마시는 줄 알고 계속 드렸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안드렸을텐데.. 훈에게 미안한 눈빛을 띄움. 훈은 괜찮다며 손으로 내저음. 철은 순간 밀려오는 불쾌함에 그런데 왜 여기 둘이 있었어? 묻지. a는 아까보다 눈꼬리를 더욱 늘어뜨리며 선배가 집 간다고 자꾸 걸어가길래 걱정되서 따라왔다가 속이 안좋다 하셔서.... 저게 거짓말일까. 진실일까. 철은 눈을 가늘게 뜨며 a를 위아래로 훑음. 그런 철의 눈빛에도 아랑곳 않고 a는 훈에게 선배 저 이만 갈게요. 오늘 너무 죄송했어요.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 내일 봬요 그러고. 훈은 응응, 고개만 끄덕임. 철에게도 목례를 하고 골목을 빠져나가는 a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철은 에잇 훈에게 꿀밤을 준다. 훈이 아 아파 선배.. 바둥대며 철의 손을 잡지만 철은 왜 걔한테 예쁘게 웃어!! 너는 내거란 말이야!! 틱틱대며 훈을 업는다. 나쁜년. 걔 분명히 훈한테 꼬리쳤어. 나 봤어 꼬리 아홉개. 감히 네가 내 훈을 건드려? 가만 안둬. 으득으득 이를 갈며 침대에 훈을 내팽개치고 흥 토라졌다가 다시 들어와 훈 양말 벗기고 옷 벗기고 이불덮어주지. 다음날에 꿀물 타주며 훈에게 너 경고야. 또 걔랑 엮이면 가만 안둬. 그러고 훈은 서늘한 뒷목 쓸면서 멋쩍게 웃음. 형이 진짜 화났어. 그러면서. 그래서 훈은 특별히 더 신경쓰며 a에게 두터운 벽 들이미는데 우리 a 그런거 우습게 여기죠~ 훈에게 살갑게 인사하고 선배선배 눈웃음치며 이번 강의 교수님 과제 조별이래요. 저 이거 잘 모르는데 선배가 도와주시면 안돼요? 그러고. 동아리에서도 훈 옆에 찰싹 붙어서 선배 이건 뭐고 저건 뭐고 하며 도와주기도 하고 묻는다. 훈은 곤란하지. a덕분에 학교 좀 수월하게 다니는 것 있고. 또 사적으로 붙는 게 아니고 강의나 동아리로 붙으니까 이게 애매해. 훈을 알고 a도 아는 애들은 너 조심해라 철과 같은 소리하지만 글쎄 내가 느끼기엔 쟨 그냥 나를 좋은 선배라 생각하고 다가오는 것 같은데? 싶은 눈치 떨어진 훈이. 그게 다 철 귀에 들어간다는 것도 몰라. 철 참다 참다가 동아리방에서 혼자 있던 a에게 너 훈 좋아하냐? 물어. 빙빙 돌려 물어보는 거 못하겠고 일단 내가 열받아서 고운 말 못나갈것 같아 나름대로 고르고 고른 말. a는 철이 와도 폰에서 눈도 떼지 않았는데 그 질문에 고개 들더니 네 좋아요 아 혈압. 이래서 드라마에서 뒷목 잡고 쓰러지는구나. 뻐근한 뒷목 한 손으로 주무르며 철은 숨을 고른다. 썅년이라도 일단 욕부터 하는 건 안되니까. 좋은 말..좋은 말 하자 걔 애인 있는 거 알아? 알아요. 알면서 그래?! 어차피 당당하게 말 못할 사이잖아요. 거기서 온 몸에 소름돋는 철. 얼어서 가만히 a만 내려봄. a는 다 안다는 듯 과장되게 눈까지 접으며 조용하게 뱉음. 훈 선배에게 게이라는 꼬리표보다 썅년에게 넘어간 호구라는 꼬리표가 낫지 않을까요?
그날밤 철은 이불속에 숨어 엉엉 움. 강의 끝마치고 집에 돌아온 훈은 집떠나가라 우는 철에 놀라 들어와 이불에 숨은 철을 부르고 이불을 치우려하지만 철 악착같이 잡으며 더 소리내어 움. 결국 포기한 훈이 철 등에 손 얹으며 왜 울어요, 나한테 말해요 형 우는 거 가슴 아파 달래. 철은 훈의 다정한 목소리에 이미 부르터진 눈가 짓뭉개지도록 한바가지 쏟아내지. 철도 몇몇 애들이 저와 훈 관계 눈치챈 거 알고 있고 그들이 말 안해줘서 고맙고 일부러 더 티안내려 했는데 a한테 들켜버려서. 걔도 눈치 빠른 앤데 더 조심했어야했는데. 질투에 숨기질 못해서 스스로 지옥불구덩이에 끼어들었어. 이제 어떡하지. 나 당장 다음주에 교생실습 나가는데 나 없는 한달동안 걔가 우리 훈이 꼬시면 어떡하지. 걔가 게이라고 협박하면 우리 훈이 날 생각한다며 헤어지자할텐데 난 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단 말이야. 너가 없는 세상 단 하루도 꿈꾼 적 없어. 무섭고 무서워 지쳐 잠들때까지 움. 침대에 앉아 철이 다 우길 기다리던 훈은 조심히 이불을 들췄고 땀과 눈물로 엉망인 철 얼굴 보고 한숨 푹 쉬더니 수건 적셔서 얼굴 닦아줌. 뭐가 무서워 울어요. 내가 형 옆에 있는데. 잘 알지 못해 위로도 못하는 훈은 제 자신에게 화가 나. 걱정마요. 내가 형 지켜줄게. 철이 손 꾹 잡아 손가락에 키스하며 발작처럼 우는 철을 밤새도록 돌봐줌. 그 이후에 철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일주일 보내다 교생실습나감. 훈은 형이 먼저 말해주길 기다렸지만 철은 훈을 한참 보다가 눈물 그렁그렁 달며 입술만 꾹 깨물어 묻지도 못하고 그저 품안에 꼭 안아줌. 철과 같은 과이고 나이가 같은 원에게 물어봐도 글쎄? 과에선 아무 문제 없었는데? 동아리서도 모르겠단 말만 들어 순이 지나간 말로 교생실습 준비한다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아닐까 했는데 글쎄 그거랑은 좀 다른데.. 하지만 훈 도저히 알 방법 없고 그저 멀리도 실습나간 철과 밤새도록 통화만 함. 다행히 철 거기서 컨디션 좋아져서 다시 쾌활해졌음. 애들이 시커매. 우리 때랑 완전 달라. 풋풋한 맛이 없어! 형 형도 그 땐 시커맸어요. 야! 나는 푸릇푸릇했거든? 티격태격 하고. 담당 선생 흉도 좀 보고. 수업 준비 어렵다고 칭얼대고. 주말에 잠시 내려올 수 있지만 워낙 거리 멀고 할게 많아서 한달동안 꼼짝없이 못 내려온다는 철에게 미안해요, 나도 딱 셤기간이라 못가네 미안해함. 철은 아니야 괜찮아. 셤 잘봐야지. 너 셤 못 보면 졸업 못하고 졸업 못하면 돈도 못 벌어. 난 능력있는 남자가 좋다 농담치는 철에게 쿡쿡 웃어대. 가만가만 통화하니 첫 연애때 부모님 몰래 전화기 붙들며 밤새 통화하던 시절이 떠올라 왠지 가슴이 간질간질 다시 첫사랑에 빠진 것 같아. 하지만 한번씩 철이 훈 얘기를 듣다가 급 목소리가 나빠짐. 훈은 아무래도 학교 얘기를 주로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에 급격히 말 수가 줄어들더니 나 피곤하다 먼저 잘게하고 전화도 급히 끊음. 갑자기 꺼진 전화에 형? 황당한 얼굴로 외치다 뭐지? 싶어. 내가 뭘 잘못 말했나 가만히 되짚어보다가 아... a 최근에 부쩍 가까워진 a이야기에 훈은 씁쓸히 웃음. 형은 나 못믿나봐. 아무 것도 없는데. 그래서 톡으로 한참 고민하다 형 많이 보고싶어요 한 줄 쓰고 으악 으악 손 오그라들고 이불 빵빵차며 누움. 얼마 안가 카톡소리에 긴장하며 톡 여는데 사랑해♡ 네글자에 이불 얼굴위까지 덮고 혼자 자기 넓은 침대위 데굴데굴 구른다. 하 진짜 깨소금 냄새 폴폴나는 커퀴다. 하지만 훈만큼 철이 행복하냐 하면 글쎄. 철 실습으로 긴장해서 잘모르겠고 긴장했고 선생은 무섭고 애들은 말 안듣고 내가 잘하고 있나 걱정되는 와중에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로 괜찮아!! 해낼 수 있어! 이러고 버티고 있는데 스파이로 심어놓은 순에게서 듣는 a의 만행에 무너짐. 그냥 철은 학교 어떠냐? 하고 물었는데 순은 탁 알아듣고 a가 훈에게 아주 치대던데요 신고해. 철 부들부들 떨면서 자세하게 읊어봐 그러고 순의 손가락은 자판기를 날라다닌다. 족족 올라오는 톡에 핸드폰 부서트릴것처럼 꾹 쥐며 이 썅년이..!! 화를 내다가도 동아리실에서 나눴던 대화가 툭 올라와 푸수수 식으며 침대에 쓰러짐. 할 수 있다면 훈은 내거다!! 하고 그년의 목을 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못하고. 또 훈 미래를 생각하면 저보단...거기까지 다다랐을 때 자기혐오까지 생겨 실습내내 철은 엉망진창이 됨. 조금씩 천천히 망가진다고 해야할까? 겉으론 괜찮아도 속은 문드러져 썩어버리지. 그사이 훈모르게 a와 훈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됨. 그때쯤에 둘이 조별과제로 매일 붙어있던 때라 더 그럼. 사실 멤버 더 있는데 그 유명한 잠수꾼들이라..내 학점을 위해 내가 한다하는 훈 옆에 a가 붙어서 도와주니 훈 a좋게 볼수밖에 없고 숫기가 많아서 그렇지 배려심 넘치는 애라 a한테 잘해주니까 남들 눈엔 이미 커플이 된거. 훈 첨에 몰랐다가 철 돌아올 때쯤 그 소문 알았고 펄쩍 뛰며 무슨 걔랑 커플이야! 나 걔랑 아무것도 아니야! 해명해. 하지만 아무도 안 믿어. 순만 너 어떡하냐 걱정하고 훈은 저 애인 있다 말해도 너가 무슨 애인이 있어 나 한번도 못봤어 하는 동기들에 애인이 철이라는 걸 말도 못하고 바닥 쿵쿵 찧으며 열불을 쏟아. 그와중에 a는 맞아요 이딴 소릴 뱉어서..하.. 빈 강의실에서 너 왜 거짓말을 해? 물었는데 a는 눈 동그랗게 뜨며 전 거짓말 안했는데요 그러고. 나 애인있어 하는 훈에게 철 선배요? 훈 소름돋아서 입도 못 다물고 굳음. a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함. 몰랐어요? 철 선배는 다 알았는데. 생각보다 선배 순진하구나. 훈 그날밤 차마 철에게 전화도 못해. 너무 미안해서.디데이 3일 적힌 프로필 보며 한숨을 몇번 마른세수를 하며 자책하고 그렇게 a조심하라 했을 때 말 잘들을걸 후회해보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어. 훈은 머뭇거리다 통화버튼을 누름. 짧지않은 연결음동안 훈 바짝 긴장했고 훈아- 피곤에 젖어 낮은 철 목소리 듣는순간 눈물 핑돌아 입술 꾹 물었다. 훈아? 왜 말이 없어? 푸스스 웃는 철에게 형이 너무 보고싶어서요 띄엄띄엄 겨우 말하는 훈. 철은 어으윽 너 되게 느끼한 대사 뱉은 거 알지 내 손 오그라들었어. 어떡할거야. 나 수업준비해야하는데 너때문에 손이 사라졌잖아 그러고. 훈은 풋 웃으며 고데기 보내줄게요 그걸로 펴요 농담쳐. 하고싶은 말 해야할말 산더미지만 너무 미안해서 그리고 실습에 피곤할 철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입다물어. 다음날에 살갑게 웃는 a에게 떨어지며 꺼져, 차갑게 뱉고 사라지는 훈이. a는 멍하게 굳다가 픽 웃음. 소문 나도 상관없어요? 훈은 걷다가 몸 돌리며 입 염. 죽고 싶으면 해 봐. 그리고 제 갈길 가고. 처음 보는 훈의 차가운 살기에 a부르르 떰. 위험한 사람을 건들뻔 했어. 점처럼 작아지며 사라지는 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a는 입술을 깨뭄. 그래도 포기 안할거야.
철 돌아왔을 때 a와 훈이 사귄다는 기정사실화된 소문에 씁쓸하게 웃고 교수님께 얼굴 뵙고 나오다 훈이 보고 놀라. 일부러 전화 안하고 돌아온건데 어떻게 알고 온 건지. 훈은 피곤으로 피폐해진 철 얼굴 보고 저가 다 안타까워하다 철 손 잡고 걸음. 저기 손.. 주변 사람들 시선에 빼려 해도 훈은 깍지까지 껴 단단히 붙잡고 뭐 먹을까요? 형 김치찌개 먹고 싶다 그랬는데 그거 먹으러 갈까요? 그러고. 철은 훈 뒷모습 바라보다 고개 끄덕이며 말없이 따름. 식당 들어와서 밥 먹을 때 원래 덜렁대는 철을 훈이 반찬도 밀어주고 입도 닦아주고 물도 주고 보살펴. 한달만에 보는 훈에 그런 애정까지 받으니 철은 도저히 훈과 헤어질수 없다는 생각 가득해. 사실 소문들으면서 이대로 헤어지는 게 좋을거다 라고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있었는데 훈을 보니까 도저히... 그 때 훈도 숟가락질 느려져서 멈춘 철 알고 안 헤어질거예요 단단하게 말하는 훈이. 나는 형이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 생각해본 적 없고 생각할 틈도 없어요. 난 형만 있으면 돼요. 고백에 철은 눈물 톡 쏟아짐. 식당에 밥 잘먹다 우는 철에 훈은 사람들이 뒤돌아보니까 김치가 코에 걸렸대요 위기모면하고 나와서 우는 철이 끌어안으며 집으로 돌아와 밤새도록 사랑을....
그렇게 다시 단단해지고 다 이겨낼것 같은 우쿱이지만.. 우리의 a 절대 쉽게 볼 수 없어. 아슬아슬하게 선 닿으며 둘 사이 흔듬. 임용고시 준비해야했던 철 책마다 눈물 쏟아 쭈글쭈글 울었고. 철과 a가 서로 머리잡고 복도에서 싸웠다는 거 유명한 일화고. 매일밤마다 훈에게 전화하고 문자하고 술먹고 찾아와 문 두들겨서 행패부리고. 전화번호 바꿔도 어떻게 알고 해서 폰 꺼두는데 그럼 철이게 시끄러움. 거기다 철과 훈 부모님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해서 댁 아들이 누구랑 사귀는지 아세요? 그래서 철과 훈 심장 서늘케 하지. 훈 크게 화낸적 여러번이고 철은 제발 좀 우리 놔달라 빌어보기도 했지만 a는 콧방귀만 껴.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물으면 두 사람 헤어지는거요 이런거라 두 사람 속만 까맣게 탄다. 그런 와중에 임용고시붙고 졸업한 철이 지난번 실습 나갔던 학교로 발령받음. 긴장하긴 했지만 선배 선생님들이랑 애들이랑 좋은 추억 많이 쌓아서 좋았거든. 다행히 딱 선생 필요했고 거기에 철이 된거. 겨울방학이라 a에게서 잠시 벗어난 우쿱은 축하파티도 열고 여행도 가고 이 때 아니면 못즐긴다고 추억 잔뜩 쌓는데 개강하면 다시 a를 볼 훈이가 걱정돼. 이젠 나도 없는데.. 하는 철에게 그 사람 이제 4학년이잖아요. 나한테 신경 쓸 틈 없어요 안심시킴
하지만.. 개강과 개학 동시에 a는 다시 훈에게 치대어 잠시 잠잠했던 훈과 a가 사귄다는 소문 또 조금씩 올라왔고. 오자마자 일학년 칠반 맡은 철은 자기 학생들하고 친해지느냐 바쁜 와중에 톡으로 날라오는 a의 사진에...아.... 진짜.....하... 이번엔 훈 단호하게 a를 내치는데도 그녀는 집념 그자체였음. 누군가 보면 오해할 듯한 사진 찍거나 훈 도촬해서 자기♡프로필해놓고. 페북에도 올려서 수학과 유명한 선남선녀 커플로도 입소문도 좀 타고. 아니라 부정해도 소문이 더 커서 훈은 그저 부끄럼타는 남친이 될 뿐. 훈이나 철 바빠서 한달에 한 번 만나 데이트하고 매일 문자하고 전화하는데 어느순간 연락이 뜸해지는 철때문에 훈은 속이 타올라. 그날 무리해서 철에게 찾아갔는데 철 훈 보자마자 우리 헤어질까? 그래서 훈 첨으로 철 앞에서 울었다. n년 사귀면서 슬픈 거 볼 때 빼곤 잘울지 않던 훈이 몸도 못가눌정도로 우는게 낯설어서 훈 등에 팔 둘렀어. 훈은 그런 철 몸에 팔을 두르며 내가 싫다 밉다 소리 다 좋으니까 헤어지잔 말만 하지 말재. 철은 너가 너무 아프잖아 해도 괜찮대. 헤어지는 것보단 덜 아프대. 그러니 제발 그 말만 하지 말래. 그래서 철 훈어깨에 눈 묻으며 같이 펑펑 움. 두 사람 눈물 다 그칠 때 서로 뻘쭘해서 너 눈 부었다. 형은 붕어수준이군요? 놀리다 킬킬 웃고. 수줍게 웃으며 손잡고 길걸어. 바로 올라가야 하는 훈때문에 바로 터미널가서 서로 손잡고 조곤조곤 사랑을 속삭이다 사람눈피해 장실에서 키스도 하고. 버스에 앉아 저 멀리 사라질때까지 손도 흔듬. 그렇게 힘겹게 사랑 이을때쯤 결국 일이 터짐. 훈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 훈은 나름 각오했던 터라 덤덤한데 그걸 듣던 철은 발칵 뒤집어져. a에게 전화해서 너 무슨짓이냐 따지지만 a는 내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날 소문이었다고, 다 선배때문에 그렇게 된거라는 이상한 소리만 함. 처음엔 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다 너 때문에 그런게 아니냐 그랬지만 전화끊고 혼자 밤새 누워 생각해보니 맞아. 내탓같아. 내가 계속 훈을 욕심내고 있어서 훈이 다친것 같아. 내가 아니었으면..내가 아니었더라면...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 쌓였고. 결국엔 그날새벽 훈에게 헤어지자 네글자만 보냄. 그리고 학교 수업들어가는데 그날이 하필 중간고사 발표나오는 날. 철이 맡은 학급이 공부 젤 못하고 성적도 안좋은 애들 모인데라 다른 선생도 얘네 성적 안나올거다 기대안했고 반애들도 공부따위, 뭐 이런 분위기에 철만 우리 열심히 하자!!! 기운찼음. 그럴 때 나온 성적 정말 처참해서 철이 교장에게 불려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길래 이런 점수 나왔냐 쪼이고. 학급부장선생님께도 쪼였음. 마침 컨디션도 난조였던 철은 말도 없이 조례, 종례 끝마침. 수업시간엔 애들 숨도 안쉬었다. 철이 넘 무서워서. 철 옆에 앉은 영어 쌤이 국어쌤 어디 아파요? 물었지만 철 입꼬리만 살짝 올리고 아니요 고개저음. 선생끼리도 무슨 일이냐 힘내라 눈치보며 응원하지. 철은 자꾸만 우는 폰에 무음으로 설정했는데 시간 확인하다 부재중 통화 394회에 화면 끄고 손으로 얼굴 가리며 눈물 참음. 그 때 담임 찾아오던 반장 눈가 빨간 담임에 할 말도 잊고 돌아가서 야!! 담탱 울어!! 그래서 학급 아수라장 됐다. 그날 밤 훈이 찾아올까봐 일부러 순찰 담당 쌤하고 날짜 바꿔서 밤새 학교 지키며 눈물을 안주삼아 울었고. 퉁퉁부은 눈 도저히 눈뜨고 볼수없어(이미 눈이 안떠지지만) 숟가락 얼려서 눈찜질하고 수업들어감. 조례 때 유난히 각잡힌 애들에 ? 의문 가졌지만 본인 스스로 돌보기 힘든 철이라 금세 흥미 잃었는데 수업시간에 교사용책상에 책 올려두려 하던 철은 남학교엔 볼수없는 형형색색 편지들에 멈칫함. 눈만 들어 애들 보는데 다들 입다물고 철만 쳐다봄. 뭔가 싶어 하나하나 펼쳐보니까 반애들이 철에게 쓴 편지. 선생님 공부 안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부터 선생님이 우리학교에서 젤 멋있어요! 힘도 좋고! 잘생겼어요 칭찬에 악필로 사..사...사랑...인ㅁ러ㅣ버디ㅓㄹ 쓴 오글오글한 내용도 있어. 그때마다 철 픽픽 웃다가 어느순간 움. 애들 앞에서 울지 말자 일학년 담당맡을 때 다짐했는데 몰라. 애들이 너무 귀엽잖아 코마시며 마지막까지 다 읽고 우는 철에게 휴지 건네며 선생님 사랑합니다! 단체로 머리위 하트하는 징그러운 남학생들에 결국 철이 웃음 터져서 선생님 울다 웃으면 엉.덩이에 뿔이..! 시끄러! 너네가 울려서 그렇잖아! 예전처럼 돌아와 티격태격하는 사제가 됨
그날 일끝나고 편지지 종이봉투에 담아 오랜만에 콧노래 부르며 집에 들어가던 철은 갑자기 팔이 잡혀 복도로 끌려짐. 여기 있으면 안 되는 훈이 굉장히 좋지 않은 얼굴로 철을 쏘아봐. 철은 눈한번 깜박이고 얼굴을 굳힘.
왜 왔어.
왜 연락 씹었어요.
헤어졌잖아.
누구 맘대로 헤어져요!
소리치지마! 여기 내가 사는 동네야. 너 때문에 얼굴 팔리기 싫어.
형!
돌아가. 나 너한테 맘 완전히 접었고 이제 너 안 좋아해. 싫어. 보고 싶지 않으니까 꺼져.
저가 말하고도 겁나 벌벌떠는 손을 뒤로 숨기는 철. 훈은 두 손 주먹졌다 쫙 펼치며 잼잼하며 감정을 삭힘.
a때문이라면..
걔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우리 사이 허락받을 수 있는 사이 아니잖아? 언젠가 헤어졌을 사이였고 그정도뿐인 인연이었어. 시간지나면 잊혀질 흔한 사랑중에 하나야.
난.. 아니에요. 난 아니야.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 방울방울 바닥을 적시는 굵은 눈물에 철 심장도 쿵 떨어져. 하지만 참아야돼. 여기서 다시 훈을 잡으면 훈만 힘들어지는 걸. 그래서 철은 가라, 한 마디 겨우 뱉고 발을 옮겨 집으로 들어감. 잡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잡히진 않았어. 하지만 이게 다행일까. 띠릭 닫힌 문에 스르륵 기대 무너져 무릎에 얼굴 묻고 우는 철. 미안해. 미안해.훈아. 나 때문에 미안해. 우는 와중에 문이 쿵쿵. 형..! 형 문열어줘요! 훈에 놀란 철이 파드득 떨어지다 안돼, 못열어 문에서 떨어짐. 하지만 훈 포기않고 문 두들기고 그때 저녁시간이라 집에 있던 이웃사람들 나와서 시끄럽다며 욕하고 문좀 열라 소리치지. 결국 철이 못이겨서 문 열었는데 열자마자 들어와 입맞추는 훈이. 철은 고개를 저으며 피하지만 도망가다 넘어져 무너졌고 그위로 훈이 올라타면서 무게로 눌러와 결국 뜨겁고 격렬한 키스를 받음. 몇 번 감정에 못 이겨 한 키스처럼 몰아붙이는 키스에 철은 훈 어깨를 꽉 쥐었고 그걸 신호로 두 사람 뜨겁게 사랑을 나눴다. 울면서 서로 이름을 부르고 사랑한다 말하고. 그렇게 밤까맣게 물들때까지 나누다 정신 잃음. 새벽녘 잠에서 깬 철은 제 얼굴을 쓰다듬는 훈의 손길에 눈을 뜸. 자지 않았는지 다정하게 바라보는 훈에 철은 손을 들어 훈의 얼굴을 쓰다듬음. 까칠하다. 형도요. 그리고 침묵. 조용한 숨소리에 가만히 훈을 눈에 담음. 통통한 젖살이 오른 고딩때 만나 한 명은 사회인이 되어 이렇게 마주봐. 진짜 우리 오래됐다. 오래 사랑했다. 그치? 고작 n년인걸요. 아직 nn년만큼 사랑해야해. 우리. 그리고 가만히 내려앉는 입술. 철은 눈을 감음.
형. 나는 형만 있으면 돼요.
나도 너만 있으면 돼.
천천히 뜬 눈엔 조용히 우는 훈이 있어 철은 훈이 그랬듯 훈 두 눈에 입술을 대 짠 눈물을 삼킴. 서로만 봐요, 우리. 이기적이겠지만..불효자 소리도 듣고.. 하지만 서로만 봐요. 응. 그래.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돌아간 훈은 커밍아웃함. 철과 사귄다는. 눈치 빠른 애들은 역시나 였고 모른 애들은 뭐?! 경악하고 학교 뒤집혀지고. 일부는 그것도 사랑이지고 일부는 그래도 교사가.. 란 분위기고 이상한 눈길 받지만 속은 시원하다. a는 졸지에 게이 약점을 쥐고 못되게 군 천하의 썅년되서 찍혀가지고 얼마안가 자퇴함. 그사이 훈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좋은 지도교수 만나서 무사히 졸업함. 실습은 철있는 학교 가서 둘이 올만에 학교데이트도 하고. 맡은 삼학년 교실 들어가서 숙 훑으며 너네가 울 형, 아니 선배선생님께 편지 쓴 놈들이냐? 나중에 발견한 담당학생들 편지에 부들부들 떨던 훈은 한명한명 노려보며 범인 찾는다. 작지만 겁나 쎈 훈이라 덩치 큰 삼학년들 찍소리 못하고 다들 죽어나가ㅋㅋ철만 귀엽다며 훈 양볼 잡아 꼬집꼬집함. 그리고 나중에 졸업해서 수학쌤으로 그 학교에 발령난 훈. 마침 그 때 남학교가 남녀공학 되면서 여자애들 들어오고 훈과 철 각각 일학년 일반 이반 담당맡아가지고 알콩달콩 연애한다. 여고생들만이 뒤에서 두리 빼박사귐 이러며 속닥속닥속닥한다.